2013년 12월 6일의 길고양이들 불특정 단상



원래는 오른쪽의 저 얼룩이를 주려고 천하장사 소시지를 잘라서 줬는데 가끔 나타나던 흰둥이가 어디선가 재빨리 달려와 그릇을 차지했다. 흰둥이가 서열이 높은지, 아님 싸움을 잘하는지 얼룩이가 그릇에 얼굴을 들이밀지를 못하더라.



그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얼룩이. 그 천하장사가 네 것이라고 왜 말을 못하니.



절대 그릇을 안 내 줄 거란 걸 깨닫고는 날 물끄러미 바라본다. '나도 따로 좀 챙겨다오'라고 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저 당시에는 너희 밥그릇으로 쓸 만한 게 저거 하나밖에 없었어. 미안~

흰둥이는 며칠 오다가 오지 않았다. 고양이들 밥 줄 때 뵌 동네 어르신이 말하길 차에 치인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보지 못했지만 동네 다른 곳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셨단다. 어르신은 그래서 얼마 살지 못하고 죽지 않았을까 추측하셨다.

얼룩이도 작년 12월 20일쯤 왼쪽 다리를 다친 채 나타났다. 그리고 어디가 또 아픈지 먹이를 줘도 먹지 못하고 켁켁거리기만 했다. 그 후로 얼마 동안 안 보였다가 1월 돼서 다시 나타났다. 그때 어떻게 손도 못 써 준 게 미안했는데 다행히 아주 아픈 모습은 아니었다. 이후로 두 주 동안 매일 거의 두 끼는 챙겨 줬다. 하지만 3일 전부터 오질 않아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된다. 어디서든 잘 있는 거라면 다행인데...

덧글

  • 쎄이 2014/01/18 19:24 # 삭제

    길냥이들의 삶은 너무 험난하군요ㅠㅠ 흰둥이 사진으로봐도 엄청 말라보이는데 사고까지났다니...살아있으면 좋겠지만 아니라면 다음생엔 편안하고 행복하길 바래봅니다...
  • 한동윤 2014/01/19 11:23 #

    험난이라는 말이 딱 적당하겠네요. 너무 안쓰럽습니다. ㅠㅠ
  • 캣맘ㄴㄴ 2014/01/19 01:49 # 삭제

    길냥이 밥주기 ㄴㄴ합니다
  • 한동윤 2014/01/19 11:23 #

    .
  • pimms 2014/01/19 11:00 #

    헉 왼쪽 고양이 너무 힘들어 보여요.
    얼 룩이는 등치도 좋고 윤기도 좌르르르 하네요.
  • 한동윤 2014/01/19 11:25 #

    네 흰둥이는 어른인데도 무척 말랐더라구요. 음식물 쓰레기는 입도 안 댄 건지...
    얼룩이는 다치고 난 뒤 곱던 모습이 많이 사라졌어요. 불쌍하게도...
  • 흑곰 2014/01/19 21:49 #

    쿨럭..... 눈빛이 ; ㅁ;
  • 한동윤 2014/01/20 11:14 #

    지금 보니까 더 짠해지는 거 있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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