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7 한인들의 공분을 산 악명 높은 갱스터 랩 원고의 나열

1992년 4월 29일 로드니 킹에게 폭력을 행사한 백인 경찰 네 명에 대해 무죄 평결이 내려지자 흑인 사회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확산됐다. 사우스 센트럴 지역 일부의 교통이 마비되기 시작했고 기물 파손과 약탈이 일어났다. 50명 이상이 사망하고, 2,000명 넘는 부상자를 낸 이 소요를 겪으며 많은 한인 상인이 피해를 입었다.

폭동의 배경을 본다면 흑인들이 백인에게 격분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사우스 센트럴 지역의 흑인 실업률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인 이민자들의 경제 활동 진출이 계속해서 증가하자 흑인들이 서서히 한국 사람들에게 적대심을 품게 된 것이 컸다. 게다가 1991년 3월 16일 두순자라는 상점 주인이 가게에 들어온 여학생 라타샤 할린스를 절도범으로 오해한 나머지 살해한 사건 때문에 갈등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한인과 흑인들 간의 반목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아이스 큐브(Ice Cube)의 'Black Korea'가 악감정을 더욱 부추겼다.

"맥주를 마시고 싶을 때마다 1페니도 일일이 다 세는 두 명의 빌어먹을 동양인이 있는 가게로 가야 해. (중략) 그들은 내가 권총을 꺼내 그들의 작은 가게를 털지 않길 바라고 있어. 그렇지만 말이지, 쌍년아! 나는 직업이 있는 몸이라고! (중략) 민중을 동반한 영향력은 우리 흑인들이 갖고 있지. 그러니 검은 주먹에 존경을 표하라고. 아니면 너희 가게를 다 태우고 재만 남길 거야. 그러고 나서 널 만나러 갈 거야. 너희는 이곳 우리의 땅을 검은 한국으로 만들지 못해. 엿이나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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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에도 음악에 대한 설명은 얼마 없었다. 콘셉트 앨범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엔더블유에이와 이전 솔로 앨범에서 보였던 폭력성에서 달라진 게 없다. 이 꼭지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블랙 코리아'에 집중하면서 왜 그 노래가 나왔는지 그 노래의 여파는 무엇이었는지, 한인사회와 흑인사회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다. 이것이 책의 목적 중 하나인 '사회정치적 현안을 반영하는 힙합'을 논할 때 빼놓지 말하야 할 큰 이슈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최초에 쓴 원고가 필요한 얘기만 뽑았다고 생각한 것이 A4로 세 장 가까이 될 정도로 많았다. 그러나 분량 문제로 거의 다 뺐다. 여기에 올리면서 가사 중간, 중간에 중략이라고 쓴 것도 블로그에 올리는 양을 맞추기 위해 생략한 것. 계획한 것의 반 정도로 줄여야했지만 책은 그나마 얼추 담을 내용은 담았다.

덧글

  • 닭샤벳 2014/01/23 12:07 # 삭제

    재미 한인들이 아시아계 이민자 집단중 가장 소득이 낮다고 하죠...
    여러모로 씁쓸한 사건.
  • 한동윤 2014/01/24 11:51 #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잘나가는 직종이 아니면 여전히 이민 생활은 어렵지 않나 싶어요.
    사실 한국도 웬만해서는 다들 어렵게 살지만...
  • gummy panda 2014/01/23 12:09 #

    장난아니었죠... 한인가게에서 각자 샷건을 들고 바리게이트를치고.. 옥상에선 라이플까지 배치해두고 상점을 지키던 한국인 가게주인들 영상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 한동윤 2014/01/24 11:52 #

    어렸을 때 그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봤을 뿐이지만 굉장히 살벌했어요.
    직접 경험하신 분들은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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