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8 비공식 속도광, 동양 무술 트렌드세터의 인상적 첫발 원고의 나열

랩 음악에서 흥미를 끄는 부분 중 하나는 래핑이 얼마나 빠른지를 듣고 보는 것이다. 사람들이 평상시에 말하는 것보다 빠르게 가사를 뱉는 랩의 기초적 성격상 속도를 더 주시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캐나다 출신에다가 수감 생활로 인해 홍보도 제대로 못했던 스노가 1993년에 데뷔곡 'Informer'를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릴 수 있었던 이유도 빠른 랩이 제공하는 재미 때문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1992년에 기네스 기록을 세운 트위스타처럼 공인된 스피드스터로 등극하지는 못했더라도 푸 쉬니큰스(Fu-Schnickens)는 그보다 석 달 정도 앞서서 속도전 양상의 불길을 날리고 있었다. 이들은 한글로 따지면 '이' 모음이 되는 뜻이 없는 단어를 늘어놓는다거나 의성어, 의태어를 주입해 마찰과 저항을 덜 받는 문법을 특징으로 취했다. 거기에 레게 스타일의 플로우를 내서 랩을 꽤 율동적으로 들리게끔 했다. 각자 맡은 파트를 소화할 때에 나머지 멤버는 미량 투하 코러스로 짤막하게 치고 빠지거나 콜 앤 리스폰스를 행해 역동성을 보충했다.

다른 부분에서도 자신들을 특징지으려고 애썼다. 1970년대 이후 무술 영화가 미국에 유입됨으로써 동양 문화와 무예가 흑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운데, 푸 쉬니큰스도 앨범 곳곳에 무도의 향기를 배치해 거기에 매료되었음을 알렸다. 닌자, 부처, 쿵후가 도처에 깔려 있다는 점과 쿵후 도복을 입고 찍은 앨범 사진은 이들이 동양 문화와 격투기에 애착함을 일러 준다.

불행히도 이들만의 특징은 동시에 단명의 원인이 됐다. 처음에는 귀가 솔깃해지는 속도 때문에 굉장한 재미를 주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신기함은 급감하는 단점도 동반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