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걸들의 노출 경쟁 원고의 나열

또 벗는다. 더 과감한 노출이다. 또 흔들어 댄다. 이번에는 더 격정적인 율동이다. 4인조 걸 그룹 스텔라가 지난 11일 공개한 신곡 '마리오네트'(Marionette)의 티저 영상은 파격적인 의상과 안무로 화제가 됐다. 영상 속 멤버들은 레오타드와 스타킹만을 입은 채 엉덩이를 크게 흔드는가 하면 손으로 몸을 쓸어내리기를 거듭한다. 실로 적극적인 드러냄, 열의에 불타오르는 몸짓이다.

이러한 모습은 스텔라로서는 꽤나 생소하다. 2011년 데뷔한 이후 줄곧 귀엽고 밝은 분위기를 내세워 온 이들이 갑자기 노선을 확 바꿨기 때문이다. 핫팬츠와 미니스커트를 입었을지언정 소녀의 심상은 건사하던 그룹이 한순간에 성인들을 위한 유흥업 종사자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돌연한 성숙에 놀라고, 높은 수위의 지나친 노출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걸 그룹 스텔라의 첫 번째 미니앨범 < 마리오네트 >

주류 대중음악계 전체를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여가수들의 섹스어필, 과감한 안무는 어느덧 10년이 넘는 긴 세월을 이어 왔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연초부터 강한 퍼포먼스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걸스데이는 '섬씽'에서 치마처럼 모양을 낸 반바지와 이를 들추는 동작으로 계속해서 다리에 시선을 유도한다. 에이오에이는 '짧은 치마'를 부를 때 치마 옆에 달린 지퍼를 열고 멤버들이 일렬횡대로 서서 다른 멤버의 엉덩이에 손을 올린다. 레인보우 블랙은 '차차'에서 짧은 바지를 입고는 연신 골반을 흔들다 앉아서 다리를 오므렸다 벌리는 동작을 행한다. 세 팀 모두 육체를 부각하기에 바쁘다. 비슷한 시기에 신곡을 발표한 달샤벳과 스피카 역시 이들과 다르지 않다. 헐벗음과 애무의 난리가 여기저기서 펼쳐진다.

방송국도 급기야 심각성을 인지한 듯하다. 1월 지상파 3사는 무대에 눕는 것, 몸을 더듬는 행위, 의상을 열어젖히는 동작 등을 금하는 이른바 '걸 그룹 3대 금지 안무' 리스트를 발표하고 규제에 나섰다. 이에 대해 기획사들은 '창작욕을 꺾는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이미 정해진 콘셉트와 안무를 수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벗고 흔드는 강도가 날이 갈수록 세지니 도덕적인 면을 고려해서라도 제재가 가해지는 것이 마땅하다. 방송사는 한참 전에 금지안을 냈어야 했다.

수많은 걸 그룹으로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더 쉽고 빠르게 대중의 시선에 들기 위해서는 과감한 퍼포먼스와 의상이 필수가 됐다. 스타병에 걸린 아이들과 장사에 눈이 먼 제작자들의 이해관계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악순환이 빚은 또 다른 악순환이다.

노래 부르는 세미 스트립댄서들의 배출, 성의 노골적인 상품화가 쉼 없이 되풀이되는 암담한 판이 결국 이 사태의 엄연한 주범이자 주변인인 방송국의 개입을 부른 셈이다.
4인조 걸 그룹 스텔라 / 김문석 기자

이러한 일련의 정황은 스텔라의 변신을 더욱 신경쓰이게 만든다. 데뷔 당시 신화의 리더 에릭이 만든 그룹이란 이유로 반짝 관심을 받았던 스텔라는 이후 적잖은 기간 동안 대중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강도 높은 의상과 안무로 일거에 인기인이 됐다. 여전히 섹스어필이 대중의 흥미를 끄는 데에는 특효임을 증명한 것이다.

게다가 스텔라와 기획사는 방송국 규제에 대해서 알 텐데도 금지 대상이 되는 춤을 추고 야한 패션을 고수했다. 지상파 방송에 출연할 때에만 심의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안무와 의상을 수정하면서, 우선은 자극적인 요소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고 보자는 얄팍한 계략이다. 자정을 위한 걸 그룹 안무 규제가 기상천외한 꼼수를 활성화시키지는 않을까 미리부터 걱정되는 까닭이다.

2014 02/25ㅣ주간경향 1064호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1402181639571&code=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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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 O U L O U N G E : 갑자기 어이 상실 2014-08-07 15:17:52 #

    ... 싶어 내 의견을 공격하곤 한다. 하이에나처럼 굴지 말고 먼저 소리를 내라. 또 그리고, 현아는 까면서 더 심한 스텔라는 왜 안 까냐는 사람들이 있는데 http://soulounge.egloos.com/3455271 이미 깠다. 한 번 더 그리고, 자극과 선정성만 추구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은 대중음악평론이라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 ... more

덧글

  • 나른한 치타 2014/02/20 11:52 #

    잘 보고 갑니다.
  • 한동윤 2014/02/20 21:42 #

    네. 반가워요~
  • 2014/02/21 06:0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2/21 17:1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시골농사꾼 2014/02/23 19:09 # 삭제

    예전엔 섹스어필 눈요기에 좋았는데, 이젠 별로 감흥이 않생기더군요.
    다 똑같이 생긴것 같고, 이미지 이전에 대중과 소통할수 있는 음악으로 다가오면 좋을텐데요
    많이 아쉽네요.

    항상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한동윤 2014/02/23 21:40 #

    분명 음악도 괜찮은데 섹시함을 강조하는 패션, 퍼포먼스의 집착 때문에 음악이 더 묻혀 버리는 것 같습니다. 포화 상태가 좀 풀린다면 자극적인 경쟁이 수그러들 것도 같은데 말이죠.

    감사합니다~ ^^
  • 현준 2014/08/08 12:43 # 삭제

    음악으로 승부하는 그룹이 되었으면 좋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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