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Ruth Koleva - Ruth 원고의 나열

루스 콜레바(Ruth Koleva)의 두 번째 앨범 [Ruth]는 10여 년 전 팝 음악계의 어느 한 국면을 전시한다. 전자음을 덧댄 네오 소울, 브로큰 비트, 뉴 재즈가 조금씩 세력을 확장하던 순간이 다시금 눈앞에 펼쳐진다. 이 때문에 그녀의 음악은 실루엣 브라운(Silhouette Brown), 뉴 섹터 무브먼츠(New Sector Movements), 킹 브릿(King Britt), 도무(Domu) 같은 뮤지션을 연상시킨다. 많이 거슬러 올라가면 2001년, 평균적으로는 2003년에서 2005년까지 성행했던 그 장르들이 한곳에서 재현되고 있다.

수록곡들은 이 양식들이 보유한 특징인 섬세한 구성의 리듬, 차분한 멜로디, 옅게 깔리는 화음을 온전히 복원한다. 난잡하지 않은 여유로운 흥이 살아 숨 쉬며 편안하면서도 중독성을 띠는 선율이 각처에서 나부낀다. 플루트 연주와 기억하기 쉬운 코러스가 아기자기하게 들리는 'Freak and fly', 다이내믹한 드럼 패턴과 듀엣 형식의 보컬로 농밀함을 드러내는 'Clarity', 빅 비트와 UK 거라지, 브로큰 비트의 합집합에 서정적인 음을 쌓아 올려 확실한 대조를 보이는 'Gone' 등은 감상은 물론 작게 몸을 흔들기에도 적합하다. 곱고도 활동적인 것이 이 음반의 최대 장점이다.

루스 콜레바의 음성은 노래들을 한층 아름답게 느껴지도록 한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에리카 바두(Erykah Badu)의 여림과 제시 웨어(Jessie Ware)의 촉촉함이 공존한다. 층을 내서 덧입힌 보컬 믹싱은 그 매력을 극대화한다.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장르라고 해도 순함과 달콤함이 배어나는 보컬 덕분에 부담스럽지 않게 들을 수 있을 듯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전자음악은 새로운 장르를 바쁘게 양산하면서 다변화했다. 일련의 움직임은 다른 대중음악 양식에도 밀착하며 트렌드의 격변을 예고했다. 소울과 재즈 역시 이 영향을 받아 브로큰 비트, 뉴 재즈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고풍스러움과 첨단의 작법을 아우르는 이들의 활황은 새천년의 단 몇 년밖에 되지 않았다. 2011년 데뷔한 불가리아 출신의 이 가수는 한때 반짝하고 저물었던 스타일을 훌륭하게 구사함으로써 마니아들의 추억을 되살린다. R&B, 네오 소울, 뉴 재즈 애호가들에게는 감격적인 발견이 아닐 수 없다.

2014/03

덧글

  • 시골농사꾼 2014/03/04 21:00 # 삭제

    항상 새로운 음악에 목말라 있는 저에게 요즘 동윤님께서 좋은 음악만 추천해주셔서 잘 듣고 있습니다.
    Ruth Koleva 처음 들어보는 아티스트인데 자기만의 색체가 있네요. 마저 찾아 들어 봐야 할 것 같아요.
  • 한동윤 2014/03/05 11:21 #

    아이구~ 영광입니다~ :)
    개성이 강하긴 하지만 편하게 들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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