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 약동하는 비트, 포효하는 래핑 원고의 나열

이피엠디(EPMD)에게 호평을 집중하게 한 에릭 서먼(Eric Sermon)의 피 펑크 기반의 비트 가공 전법은 신성 레드맨(Redman)의 데뷔작 [Whut? Thee Album]에서 또 한 번 펼쳐졌고 이는 그의 등장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힙합에서 자주 등장하는 펑크 음악이 샘플로 많이 쓰였음에도 수록곡들은 다른 소스들과의 배합으로 신선미와 듣는 재미를 간수했다. 에릭 서먼의 영특한 프로듀싱 능력이 몸담던 그룹 바깥에서 검증되는 지점이었다.

'오리지널을 어디에 삽입하고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가?'에 대한 모법 답안은 'Time 4 Sum Aksion'이 쥐고 있었다. 노래는 드라마틱스(The Dramatics)의 'Get Up And Get Down' 도입부와 쿨 앤 더 갱(Kool & The Gang)의 'Jungle Boogie' 코러스를 붙여 활력을 키웠다. 사이프레스 힐(Cypress Hill)의 'How I Could Just Kill A Man' 샘플은 임팩트를 결정했다. 듀스(Deux)가 'Time 2 Wreck'을 통해서 표현한 동일 기법은 오마주이든 모방이든, 의도를 떠나서 그 여파가 컸음을 말해 주는 것이었다.

포악하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격식화되지 않은 래핑을 터뜨리는 레드맨의 활약을 지나칠 수 없다. 강조되는 가사를 한 차례 더 입히는 구간에서는 화를 내듯이 신경질적인 톤으로 더빙한다든가 음계로 나타낼 수 있을 정도로 싱잉 스타일의 래핑을 구사해 생동감을 만들어 냈다. 바운스로 똘똘 뭉친 음색과 플로우는 비트와 상호 보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둔중한 펑키 비트와 레드맨의 원기 그득한 래핑은 힙합 마니아들의 이목을 사로잡았고 이로써 그는 대번에 주류 랩 음악의 신성으로 추대됐다. 이피엠디 앨범의 찬조 출연자에서 힙합 스타로 성장하는 데 기반이 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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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적인 샘플링과 레드맨의 원기 왕성한 래핑 외에 '외국 노래에 등장한 한국어 가사'를 소개하는 데에 의미를 둔 글이었다. 예전에 [스펀지]에서도 소재로 다뤄서 'Time 4 Sum Aksion'에 한국어가 나온다는 건 제법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외국 힙합 그룹의 어떤 노래에서는 더 많은 양의 한국어 가사가 나온다. 이 앨범 대신 그들의 앨범을 책에 넣을까 하다가 인지도가 현저히 떨어져서 채택하지 않았다.

예전에 이현도 선배님 인터뷰 할 때 질문하면서 레퍼런스로 삼은 노래보다 그걸 따라 한 (선배님) 작품이 더 훌륭하다고 흘려 말했는데 언제 들어도 'Time 2 Wreck'이 'Time 4 Sum Aksion'보다 더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