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코스트 힙합 부흥의 주역, 스쿨보이 큐의 메이저 데뷔 앨범 원고의 나열

스쿨보이 큐(Schoolboy Q)는 2012년 메이저 레이블 인터스코프 레코드(Interscope Records)와 계약하며 힙합 신을 넘어 음악계 전체가 눈여겨보는 아티스트로 장성했음을 천명했다. 새 앨범 [Oxymoron]의 리드 싱글 'Yay Yay'는 2013년 빌보드 R&B/힙합 싱글 차트 49위에 올라 그동안 없던 싱글 차트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같은 해 발표한 'Collard Greens'는 처음으로 빌보드 핫 싱글 차트 100위 안에 진입했다. 일련의 성과는 그가 드디어 유명 뮤지션 반열에 들었고 대중의 지지 또한 비례해 증가했음을 일러 주는 것이었다. 스쿨보이 큐도 팬들의 응원에 부응하고자 앨범 출시를 거듭 미루며 내실에 만전을 기했다. 이 때문에 세 번째 스튜디오 음반이자 첫 메이저 데뷔 앨범 [Oxymoron]에 대한 팬들과 평단의 기대는 곱절 이상으로 증대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앨범에서도 스쿨보이 큐는 디지 포닉스(Digi+Phonics), 네즈 앤 리오(Nez & Rio), 디제이 다히(DJ Dahi) 등 데뷔 때부터 함께한 프로듀서들과 짝을 이뤘다. 이 덕분에 전작들과 유사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확보한다. 그럼에도 성향이 다른 프로듀서들의 곡은 독자적 성질을 나타내 다채로움을 조성한다. 'Collard Greens'와 'What They Want'는 미니멀한 비트가 흡인력을 발휘하며 'Prescription/Oxymoron'은 장엄하게 나가다가 늘어지는 스냅 뮤직으로 반전의 재미를 주고 'Hell Of A Night'는 하우스 느낌을 밴 비트와 트랩이 혼합해 이채로움을 안긴다. 둔탁한 드럼 루프와 보컬에 가한 울림 효과가 인상적인 'Hoover Street'와 1990년대 초반 동부 힙합을 연상시키는 'Break The Bank'는 예스러운 흥취를 전한다.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의 클럽 튠 'Los Awesome'이 가장 이질적이지만 대부분 수록곡들은 전부 탁함과 어두움으로 모인다. 이로 말미암아 1집부터 이어져 오는 흑백 앨범 커버가 한층 강렬하게 느껴진다.

가사 역시 무거운 이미지, 갱스터의 삶으로 일관한다. 'Gangsta'는 도입부에 어린아이의 귀여운 목소리와는 딴판으로 내내 과격한 으름장을 놓고 'What They Want'는 사회 규범과 도덕에 아랑곳하지 않는 불량배의 삶을 얘기하며 사람들은 사실 이런 걸 원할 거라고 단언한다. 'Studio'는 여자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노골적이면서도 달콤하게 그리며 'Man Of The Year'로는 여자들이 자신에게 환장한다면서 스스로를 최고의 갱스터라고 추대한다. 앨범 여기저기에서 약물과 알코올로 가득한 파티가 열리며 여성을 쓰다듬고 라이벌 폭력단을 위협하거나 공격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뒷골목 악당의 체험담과 허세로 충만한 노랫말은 갱스터 라이프의 전시회나 다름없다.

앨범은 발매 첫 주에 1만 4천 장 가까이 팔리며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이전의 두 정규 음반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비약적인 성적이다. 대형 레이블 인터스코프의 후원을 입었다는 요인도 존재하겠으나 스쿨보이 큐의 실생활에서 도래한 직설적인 가사, 기억에 빠르게 들어서는 개성 강한 래핑이 제대로 마력을 떨쳤다고 볼 수 있다. 트렌드와 고풍스러움, 전통적인 스타일을 망라한 강고한 트랙들도 통일성을 띠며 앨범의 격을 한 단계 높인다. 매체들 또한 스쿨보이 큐의 번듯한 기량과 흥미를 자극하는 텍스트, 객원 뮤지션들과의 고른 화합을 언급하며 찬탄을 보냈다. 그간 평단과 음악팬들의 관심이 결코 과하지 않았음을 [Oxymoron]을 통해 확실하게 증명했다. 스쿨보이 큐에게서 서부 힙합 부흥의 동력이 느껴진다.

2014/03 한동윤
음반 해설지 일부

* 디럭스 버전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