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4 아티스트란 어때야 하는가를 힘주어 말한 용감한 변신 원고의 나열

1988년 'Buffalo Stance'로 전 세계 클럽을 무른 메주 밟듯 활보한 네네 체리(Neneh Cherry)는 [Homebrew]를 발표하며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감행한다. 팝 댄스, 랩 음악을 적당히 혼합해 밝고 대중적인 스타일을 두루 갖췄던 처녀작과 달리 한층 건조하고 진중한 기운으로 변했다.

수록곡들의 주제는 개인에 관한 이야기부터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본인의 생활 철학을 두루 담고 있다. 황금만능주의가 만연한 사회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Money Love', 한순간 육체적 사랑에 빠지는 아이들을 위해 가정과 학교에서의 성교육이 절실하다고 주장하는 'Trout', 가난과 약물로 둘러싸인 여성을 통해 빈민층의 생활상을 그리는 'I Ain't Gone Under Yet'는 그녀의 숙고와 사회참여적 지향을 읽을 수 있는 노래들이다.

음악도 확 바뀌어 있었다. 스트레이트한 업 비트의 얼개가 대부분을 차지했던 전작을 떠올려 보기란 어려울 만큼 다양한 장르의 혼합을 계획했다. 록('Trout')과 재즈 힙합('Sassy', 'I Ain't Gone Under Yet'), 트립 합('Move With Me')의 요소를 적당히 아우르면서 복잡한 형태를 나타낸 것이다.

성공적인 미국 차트 입성을 있게 한 데뷔 앨범 [Raw Like Sushi]와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상업적 성과는 미미했다. 안정된 길을 택할 수 있었음에도 네네 체리는 구석지고 고된 쪽으로 발을 뗐다. 그녀의 행동은 아티스트가 단순히 차트 순위와 음반 판매량으로 형용되는 인물이 아님을 역설한다. 뚜렷한 지향과 목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개가 필요함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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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의 20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이때만큼이나 음악이 좀 까다로웠다. 외국 매체들은 대체로 높은 점수를 매겼다. 아무튼 이 언니의 1집도 중요한 앨범이지만 이 앨범도 힙합 마니아라면 꼭 들어야 할 중요한 앨범이다. 네네 체리가 래퍼로서는 다른 여성 아티스트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역사에 회자되는 힙합 아티스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