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영훈의 작곡가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히트곡들을 리메이크한 싱글을 출시한다고 한다. 스타트는 장미여관이 터보의 2집 타이틀곡이었던 '트위스트 킹'을 부르며 끊었다. 로큰롤 시대의 춤인 트위스트를 소재로 한 노래인 만큼 원곡은 당시 또 다른 젊은이들의 찬가였던 서프 음악의 명곡 벤처스의 'Wipe out'을 샘플로 쓰며 로큰롤의 기운을 냈다. 장미여관의 버전 역시 로커빌리 스타일을 표현해 1960년대 근방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재현한다. 적당히 경쾌하고 장미여관만의 능청스러운 면이 살아 있다. 거기에 연주뿐만 아니라 2인 보컬 체제의 장점을 살려 코러스와 하모니를 안정적으로 강조했다. 코러스로 곡을 한층 탄탄하게 하고 뒤에 딸리는 사람들의 환호 소리로 경쾌함을 높인 원곡의 특색을 온전하게 옮긴 셈이다.
하지만 21세기의 '트위스트 킹'은 오리지널의 중요 요소 하나를 잊고 말았다. 바로 바비킴의 도입부 래핑이다. 바비킴은 1990년대 중반 수많은 노래에 래퍼로 참여하며 노래의 흥을 돋웠다. 독특한 음색과 레게 느낌이 나면서도 그렇다고 딱히 레게라고도 하기에는 애매한 플로로 노래를 더욱 경쾌하게 만들었다. 명실공히 한국 대중음악 최고의 바람잡이(hype man)였다. 래핑이 워낙 특징적이었던지라 그가 스치고 지나가도 그의 향이 강하게 남았다. '트위스트 킹'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두 번이나 나오니 바비킴의 존재감은 증가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장미여관의 버전은 휑하게 느껴진다. 비단 '트위스트 킹'만이 아니라 바비킴이 피처링을 한 노래들을 리메이크하는 사람들은 그 부분을 어떤 수단으로 처리할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원곡은 김정남과 매번 방송에 나올 때마다 다른 개인기를 보였던 김종국의 춤으로 각각 1절 랩이 들어가기 전의 몇 마디와 간주의 리듬 파트를 특성화했다. 안무를 곡의 일부로 녹여낸 것이다. 그러나 장미여관은 그런 게 없어서 왠지 빈 듯한 감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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