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메스그램(Messgram) - This Is A Mess, But It's Us. 원고의 나열

시대에 뒤떨어진 스타일이다. 이 밴드가 지향하는 뉴 메탈은 새천년을 넘어온 지 얼마 안 돼 차츰 추진력을 잃으며 과거의 인기 장르로 남았다. 한때 록 애호가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서 열띤 지지를 받았던 뉴 메탈 밴드들은 빠른 변화의 유속에 밀려 주류 차트에서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그나마 활동을 지속하는 린킨 파크(Linkin Park)도 어느덧 시장의 흐름에 맞춰 찬란했던 시절을 함께한 문법을 단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혼성 5인조 신인 메스그램(Messgram)은 2014년에 뉴 메탈 음반을 내놓았다. 지금 시대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무리한 모험이다. 밴드의 활발한 활동이 쉽지 않은데다가 하위 장르 마니아층이 두텁지 않은 국내 환경에서 소수에게나 어필할, 그것도 철 지난 음악을 한다는 것은 객기나 다름없다. 이는 돌려 보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겠다는 패기와 배짱으로 풀이된다. 대중에게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다가가기 위해 자세를 누그러뜨리기보다 있는 그대로 본인들을 전달하는 것이다. 어려운 선택을 했다.

수록곡들은 억지로 순하게 꾸미지 않아서 시원하다. 반음(半音)으로 임팩트를 준 신시사이저와 완급을 짧게 반복하는 구성이 인상적인 'Blindfold', 초반부터 거칠게 내달리는 연주로 원기를 뽐내는 'Every moment', 콰이어 음원을 차용한 도입부로 엄숙한 분위기를 내고 이를 코러스로 전이해 고딕으로 승화한 'My funeral', 건반의 음색이 지닌 서정미와 기타의 드라이브감이 잘 융화된 'Kitsch' 등 다섯 편의 노래들은 모두 역동성을 한껏 드러내면서 단단한 구조, 자연스러운 진행을 보인다. 메스그램이 센 음악에 무턱대고 열중하는 것이 아니라 곡을 짜임새 있게 정리하는 일에도 노력했음이 읽힌다. 선율의 원조로 세찬 사운드는 더욱 시원하게 들린다.

멤버들의 결속력도 훌륭하다. 보컬 와이케이(YK), 드러머 수진(Soojin), 기타리스트 유식(Yushik), 베이스 연주자 세스(Seth), 이펙터와 스크리밍 보컬에 자니(Jahnny), 이들 다섯은 각자 임무를 허술하지 않게 수행하며 시너지를 일군다. 전반적인 강세를 부단히 생산하는 기타와 드럼, 이를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베이스, 더 거칠어지는 구간에서는 샘플러가 소리를 풍성하게 하며 힘을 키운다. 두 명의 보컬은 상반되는 매력을 빚으며 뉴 메탈의 특질을 보충한다.

사실 이들의 음악을 뉴 메탈이라고 한정하기에는 애매하다. 기본적으로 스크리모가 깔려 있고 메탈코어나 전자음악 요소가 조금 진하게 들어간 면면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얼터너티브 메탈이 가장 적당할 듯하다. 어쨌든 얼터너티브 메탈도 요즘 시대의 인기 양식은 아니다. 어떤 장르로 메스그램을 설명하든 이들이 풍조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과 이들의 음악이 알차며 후련하다는 점은 변함없는 실정이다. 이 점이 많은 수고를 들였을 데뷔 EP [This Is A Mess, But It's Us.]의 부동의 실적이다. 시대의 바람에 휘둘리지 않을 멋진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2014/04 한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