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과 아카펠라의 만남, 正歌앙상블 소울지기 - Souljigi 원고의 나열


퓨전 국악에서 균형감은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격이 다른 요소들이 교차하기에 제대로 된 중심이 없으면 어수선해 보이기 쉬우며, 어느 한 성분에 지나치게 치우치면 퓨전의 의미가 희미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잘 지키지 못해 다수의 퓨전 국악 작품이 일반 대중음악과 별반 다르지 않은, 또는 서양악기로 연주된다는 점만 두드러지는 등의 실망스러움을 안겼다. 예스러움과 현대적인 손질의 균형, 우리 전통음악과 서구 대중음악 요소 간의 균형이 무척 중요하다.

여성 4인조 正歌앙상블 소울지기의 데뷔 EP [Souljigi]는 그 조건을 괜찮게 만족하고 있다. 그룹 이름으로 명시하듯 이들은 우리 민족의 전통 성악인 정가를 현대적인 감수성으로 부른다. 노래 제목에 쓰인 옛말로도 느껴지지만 가사는 정말 고풍스럽다. 한결같이 차분한 멜로디, 단출한 악기 편성과 아담한 연주가 이에 보조하며 분위기를 더욱 고상하게 연출한다. 노랫말이 띤 정서와 고운 선율이 잘 조화돼 정가의 매력인 우아함을 온전하게 표출해 냈다.

수록곡들은 창법은 고전적이지만 재즈와 팝('사랑 거즛말이'), 컨템포러리 포크('이 밤이 가기 전에') 등 대중음악의 반주로 풀이돼 시대의 차이를 극복한다. 생황, 해금,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각 곡에서 고르게 몫을 차지하는 것도 전반적인 조화에 한몫한다. 게다가 '강가에서', '겨울날 다슨 빛을'에서 대대적으로 행하는 아카펠라 보컬은 클래시컬한 느낌을 증대하며 동서의 고전미를 균일하게 나타낸다. 근래에는 흑인음악에서 주로 접할 수 있는 아카펠라를 우리 전통음악으로 경험하니 이로 인해 이채로움도 상승한다.

신구, 동서의 요소가 원만하게 배합된 앨범이다. 녹녹함을 내면서도 매무새는 단단한 멤버들의 합창은 그윽한 맛을 끌어올린다. 덕분에 국악을 즐겨 듣지 않는 이라도 소울지기의 음악을 즐겁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을 듯하다. 정가를 아카펠라로 해석해 독특함까지 성취한 균형 잡힌 퓨전 국악이다.

2014/04 한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