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이유 - 꽃갈피 원고의 나열


앨범을 듣지 않아도 갈피가 잡힌다. 리메이크가 첫째 단서다. 그동안 아이유가 방송에서 다른 선배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걸 본 사람이라면 그 정도의 동일한 연장이겠거니 생각할 것이다. 오래된 책방을 배경으로 병아리색의 노란 원피스를 입은 모습을 담은 앨범 커버는 두 번째 단서다. 아날로그가 존중받던 시대의 음악을 화사하지만 담백하게 재해석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다.

특별할 게 없다. 아이유의 고운 음성은 변함없고 조덕배, 이문세, 산울림, 김광석, 김현식 등 포크 음악을 한 곡 이상은 했던 가수들의 노래를 선택해 자신의 지향을 다시금 보여 준다. 노래들은 대략 파격적인 편곡 없이 안정적인 보컬과 편안한 분위기를 표출하는 편이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의 라이브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노래를 공연 레퍼토리로 소화한 것도 여러 번이라서 왠지 더 익숙하다. 이 때문에 라이브 클립을 모은 것 같은 인상도 조금은 든다.

따라서 이 앨범 중 가장 눈여겨보게 되는 부분은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와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가 될 수밖에 없다. 아이유가 즐겨 부르는 스타일과는 다른 댄스곡이 어떻게 새롭게 바뀌는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는 산뜻하면서도 무난하다. 재즈의 외투를 걸치긴 했으나 그것을 꽉 두르지 않아 편안하게 들린다. '꿍따리 샤바라'는 무난하지만 구리다. 우쿨렐레를 리드 악기로 써 하와이 음악 스타일로 가볍게 잘 가는 길목에 원곡의 랩이 발목을 잡고 말았다. 랩의 비중이 많고 프리 코러스 역할을 하기에 꼭 들어가야 어색하지 않지만 이를 너무 안일하게 풀었다. 강원래와 구준엽의 래핑은 노래 분위기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려고 조심스러움에만 치우쳤다. 힘을 최대한 뺀 채 오리지널의 플로를 살살 유지하고 있다. 무슨 간증 설교 듣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곧 여름, 여름의 찬가 중 하나인 '꿍따리 샤바라'를 불러서 시즌 수요를 노린 것이겠지만 어설픔이 큰 리메이크가 됐다.

뻔한 레퍼토리에, 뻔한 편곡에 약간의 의외성이 끼어 있는 편안히 감상하기에는 좋은 앨범이다. 하지만 곱씹고 싶은 1980, 90년대의 감성은 싸구려 향수처럼 빠르게 증발할 뿐이다.

덧글

  •  sG  2014/05/17 06:17 #

    '꿍따리 샤바라'는 무난하지만 구리다. <- 실제로 웃음 터졌습니다
  • 한동윤 2014/05/19 11:25 #

    그 문장에 그런 기능이 있었군요~ 전혀 예상 밖이네요 :)
  • 2014/05/17 10:2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5/19 11:2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peter 2014/05/17 14:05 #

    아이유의 대단한 팬이었지만 3집은 그냥 그랬고 꽃갈피는 시시하더라고요.
    하이포와 듀엣한 봄 사랑 벚꽃 말고를 무한 반복중입니다. :-)
  • 한동윤 2014/05/19 11:27 #

    왠지 이번 리메이크 앨범은 팬들도 그냥 그렇게 받아들일 것 같아요.
    말씀하신 '봄 사랑...'은 저도 괜찮게 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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