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잭 시대의 개막을 선언하는 화려한 댄스음악 세트 원고의 나열

그동안 동료 뮤지션의 노래나 음반에 손님으로 참가해 그들을 빛내 줬다면 지금은 월드 클래스 디제이, 프로듀서로서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단계다. 우선 'As your friend'와 뒤이어 낸 'The spark'가 각각 영국 싱글 차트 21위, 17위를 기록해 성공적인 출발을 도왔다. 게다가 올해 3월에 공개한 트랙리스트는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스팅(Sting), 스눕 도그(Snoop Dogg)를 비롯해 위즈 칼리파(Wiz Khalifa),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 매슈 코마(Matthew Koma) 등 스타들이 수록곡 곳곳을 장식한 덕분이었다. 화려한 명부는 아프로잭의 그간 활약이 얼마나 다채롭고 열심이었는지를 말하는 안내서나 다름없다. 앞선 히트와 으리으리한 참여진으로 이미 게임오버다.

앨범은 후련한 일렉트로 하우스의 종합 세트다. 'Illuminate'는 귀에 쏙 들어오는 신시사이저 루프와 후렴에 입힌 합창이 청량감을 분출하며 'Born to run'은 묵직한 전자음과 타일러 글렌의 트인 가창으로 통쾌함을 전한다. 점점 고조되는 전개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잘 버무려진 'Ten feet tall', 스프리 윌슨(Spree Wilson)의 래핑 같은 싱잉과 익살맞게 들리는 루프가 통통 튀는 느낌을 주는 'The spark'도 일렉트로 하우스 본연의 골격으로 경쾌함을 보조한다. 하지만 대체로 사운드의 질감이 거세지 않은 데다가 멜로디 진행이 매끄러워 보통의 댄스 팝처럼 가볍게 감상 가능하다. 아프로잭이 전체적인 구성뿐만 아니라 작곡에도 능함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 그는 다양성을 확충하는 데에도 노력했다. 하우스가 자기의 전공이지만 다른 스타일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음을 돌려 말하는 부분이다. 'Dynamite'는 남부 힙합의 하위 장르인 스냅, 트랩풍으로 힙합 색을 짙게 냈고 'Three strikes'는 왜곡한 신시사이저에 후반부의 전기기타 솔로를 들여 록의 형태를 만들었다. 전자음의 최소화, 확 늦춘 템포가 수록곡 중 가장 이질적이며 관현악단의 장엄한 연주로 말미암아 영화 주제가를 듣는 듯한 'Mexico', 일반적인 일렉트로 하우스임에도 스팅 특유의 우울한 음성을 부각해 습한 댄스곡으로 꾸민 'Catch tomorrow' 역시 색다른 양식에 대한 접근을 부연한다. 더욱이 이들 노래에서는 객원 가수의 성향과 특징을 살리는 프로듀서로서의 지혜도 가늠하게 된다.

이제 시작이지만 아프로잭(Afrojack)은 준비 이상의 모든 단계를 다 완수했다. 2013년 여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린 디제이들을 공개한 리스트에서 7위를 기록했고 댄스음악 전문지 디제이 맥(DJ Mag)의 최고 디제이를 뽑는 투표에서 2011년 7위에 뽑힌 것을 시작으로 3년 연속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대중이 응답했으며 EDM 마니아가 지지했고 평단이 인정했다. 더구나 데뷔 앨범은 음악계에서 알아주는 인물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는 그의 음악에 대한 신뢰도를 또 한 차례 상승시킨다. 선율과 리듬이 모두 알차고 풍성하기까지 한 [Forget The World]는 댄스음악 신에서 아프로잭의 지위를 더욱 단단하게 해 줄 것이다. 네덜란드를 EDM 강국으로 만든 비범한 능력을 그의 음악에서 명확히 느낄 수 있다.

2014/05 한동윤
음반 해설지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