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JD2 - Let There Be Horns 보거나 듣기



알제이디투(RJD2)의 작품은 때로는 음악보다 뮤직비디오가 더 괜찮게 느껴지기도 한다. 목발을 짚은 사내의 현란하고 사뿐한 움직임이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던 'Work It Out'이나 첩보물, 스릴러 같은 구성의 'The Horror'처럼 그의 네 번째 앨범 [The Colossus]에 수록된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 역시 '보는 재미'를 보장한다. 음악만 들었을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과 더 큰 인상을 남기니 어떤 면에서는 '듣는 재미'도 보강한다 하겠다. 그래서 메인 요리인 앨범 말고도 어떤 영상이 나올지 기대를 품게 하는 뮤지션 중 하나다.

이야기는 미노타우르가 좋아하는 여인의 환심을 사려는 행동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억수로 일이 잘 안 풀리는 하루를 그리고 있다. 시리얼 봉지를 잘못 뜯어서 내용물이 바닥에 내팽겨쳐지고, 한 알만 먹어야 하는 신경안정제를 급한 마음에 두 알을 복용하고, 운전하다가 사람을 칠 뻔하고, 여자에게 사 주려던 접시는 어이없는 실수로 깨지고, 미노의 하루는 러프하고 고되다. 뭔가 측은하게 느껴지면서도 그런 사고를 당하는 모습을 보니 재미있기는 하다.

이번 앨범은 사실 그렇게 훌륭한 편은 아니다. 1집 [Deadringer] 이후부터 살살, 아니면 대놓고 감행한 장르의 다양화, 비트메이커를 넘어 작곡가로의 영역 확장을 연장하는 수준이고 초창기의 그 오묘한 탄력과 특유의 분위기를 월등히 넘어서는 음악은 별로 없는 상황이다. 처음부터 임팩트가 크면 이렇게 다음부터는 좀 애매한 반응을 얻게 된다. 그래도 힙합, 트립 합, 록 등이 말끔하게 버무려진 음반이다.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한 일'과 '할 일'을 나눠 업무를 진행하는 세심함.

20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