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아이드 소울의 샛별, 샘 스미스 원고의 나열

1992년 생, 이제 스무 살이 막 지난 청년은 넘버원 싱글을 두 곡이나 보유한 스타 가수가 됐다. 2013년 객원 보컬로 참여한 노티 보이(Naughty Boy)의 'La La La'와 올해 3월에 발표한 개인 두 번째 싱글 'Money On My Mind'가 영국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영국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란 신인 싱어송라이터 샘 스미스(Sam Smith)는 데뷔한 지 2년도 채 안 돼 인기인의 반열에 들었다. 그의 활동을 돕는 매니저만 아홉 명이나 된다고 한다. 여기에 2014년 브릿 어워드에서 '비평가 상'을 수상하고 BBC의 유망주 선정 투표인 'Sound Of 2014'에서는 정상에 오르며 평단의 지지도 동반 획득했다. 연이은 히트와 매체의 찬사, 짧은 순간에 이룬 대단한 실적은 2014년 샘 스미스의 행보를 기대하게 하는 명확한 이유다.

재능과 성실함을 겸비한 준비된 보컬리스트
새뮤얼 프레더릭 스미스(Samuel Frederick Smith)가 본명인 샘 스미스는 여덟 살 때부터 노래를 불러 왔다. 재즈 보컬리스트 조애너 에덴(Joanna Eden)에게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며 뮤지션의 꿈을 키웠고 뮤지컬,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의 공연 등에 참여하면서 경력을 다졌다. 집에서 학교까지 차를 타고도 한참을 가야 할 만큼 먼 거리를 통학한 터라 노래 연습으로 이동의 무료함을 달랬다. 음악과 노래가 일상에 녹아들어 있던 셈. 그는 인터뷰에서 “항상 말하듯 노래해 왔고 오랫동안 해 와서 노래를 부르는 게 딱히 의식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노래 인생을 당차게 밝히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몸에 밴 열의와 적극성, 꾸준함이 지금의 그를 있게 한 것이다.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샤카 칸(Chaka Khan), 에타 제임스(Etta James) 같은 거장들의 음악을 들으며 리듬 앤 블루스, 소울, 재즈에 대한 감각을 키웠지만 정작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데뷔 작품은 엉뚱하게도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이었다. 2012년 런던의 어느 바에서 일하고 있을 때 자신의 매니저를 통해 영국 일렉트로니카 듀오 디스클로저(Disclosure)를 소개받은 것이 본격적인 가수 활동의 출발점이다. 샘이 만든 곡을 접하고 대번에 그의 재능을 알아챈 디스클로저는 샘에게 자신들의 앨범에 참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완성된 합작품 'Latch'는 그해 영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히트해 많은 이에게 샘의 존재를 각인했다. 일렉트로니카 반주에서도 샘의 소울풀한 보컬은 빛났고 이 흔하지 않은 조합이 곡을 더욱 이채롭게 만들었다.

지구촌 곳곳에서 스포트라이트 세례를 받은 샘은 2013년 데뷔 싱글 'Lay Me Down'을 발표하며 솔로 커리어에 착수했다. 피아노가 리드하는 단출한 반주와 조용히 툭툭 뱉어내듯 부르는 싱잉은 'Latch'와는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이었다. 더불어 시원스럽게 쭉쭉 올라가는 고음까지 과시하며 더 많은 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같은 해 객원 보컬을 맡은 영국 프로듀서 노티 보이의 'La La La'와 2014년에 선보인 두 번째 싱글 'Money On My Mind'가 연달아 영국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해 쾌속 순항을 이어 갔다. 성공은 우연히 얻은 행운이 아니었다. 다수의 매체가 2013년에 발표한 데뷔 EP [Nirvana]를 호평했고 그를 2014년 최고의 신인 싱어송라이터로 내정했다. 평단도의 그의 실력을 인정하며 같은 편에 섰다.

섬세함과 절제된 표현의 절정 Stay With Me
평단의 찬사와 음악팬들의 환호는 일차적으로 빼어난 보컬 실력에 기인한다. 최근 공개한 싱글 'Stay With Me'는 침착하면서도 소울풀한 가창력을 확인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 하룻밤 사랑을 나누는 데에는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사람이기에 사랑이 필요하다는 첫 소절부터 강한 임팩트를 준다. 수줍어하는 듯하면서도 가식 없이 자신을 이야기하는 노랫말에 진솔함이 묻어나며 이를 조곤조곤하게 불러 흡인력을 더한다. 당신이 전부라며 곁에 있어 달라고 당부하는 후렴에서는 가성을 두루 섞음으로써 애절한 느낌을 배가한다. 화려한 기교를 구사하지 않음에도 가사에 착 달라붙는 세밀한 표현이 노래가 끝난 후에도 강한 뒷맛을 남긴다.

편곡 또한 멋스럽다. 약간은 투박한 소리를 내는 피아노와 드럼 연주로 예스러운 소울의 향기를 전하다가 후렴에서 합창단의 백 보컬을 더해 가스펠 분위기를 함께 퍼뜨린다. 코러스의 비중을 높여 곡의 볼륨감을 키우면서도 샘 스미스의 애드리브를 얹어 여린 느낌을 유지하는 간주도 압권이다. 피아노, 드럼, 베이스, 현악기 몇 대가 전부인 반주는 담백함을 낼 뿐만 아니라 곡이 보컬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힘주어 말한다. 소울, 가스펠, 팝을 근간에 둔 그의 음악은 요즘 트렌드와는 다르게 노래 자체에 주력해 무척 진중하게 들린다.

매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곧 나올 그의 정규 1집 [In The Lonely Hour]를 올해의 기대작 중 하나로 꼽고 있다. 'Lay Me Down' 이후에 출시한 두 번째 싱글 'Money On My Mind'는 브레이크비트 계열의 다이내믹한 비트의 곡이지만 여기에서도 샘 스미스의 섬세한 보컬은 강력하게 발휘됐다. 강약을 알맞게 조절하면서 유연하게 나아가는 싱잉은 노래를 업 비트의 독특한 소울로 만들었다. 데뷔 EP [Nirvana]에서 첫선을 보인 'I've Told You Now'에서도 곡과 하나가 되어 감정을 극대화하는 훌륭한 표현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발표하는 싱글마다 계속되는 준수함은 데뷔 앨범에서도 깊이 있는 보컬, 성숙한 사운드가 펼쳐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샘 스미스의 노래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보컬리스트의 귀한 발견이 될 것이다.

2014/05 한동윤

덧글

  • Minette 2014/07/09 15:43 #

    처음에는 그저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Lay Me Down 듣고 한번에 반해버렸어요...
  • 한동윤 2014/07/09 15:52 #

    넹~ 레이 미 다운은 진짜 멋진 노래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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