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마음' 때문에 생각난 것들 그밖의 음악

지난 6월 말 아이유와 울랄라세션이 함께 부른 싱글 '애타는 마음'이 출시됐다. 최근 음악 경연 프로그램들에서 옛날 노래 다시 부르기가 많이 이뤄지는 탓에 익숙한 제목을 접하고는 또 리메이크인가 싶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울랄라세션의 리더 故 임윤택이 세상을 떠나기 전인 2012년에 녹음한 노래, 뒤늦게 나온 신작이다.

여기까지가 원래 정식 원고용으로 쓰려던 글. 하지만 파생된 이야기가 지저분하게 보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아 그냥 블로그에 적기로 했다.

그럼 첫 문단에 이어서.

중년의 음악팬들은 '애타는 마음'을 보고 다른 예전 노래를 떠올리기도 했을 것이다. 나름대로 록 애호가를 자부하던 이라면 백두산의 '애타는 마음'을, 댄스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이라면 야차(Yacha)의 '애타는 마음'을. 뭘 상기했어도 똑같다. 둘은 똑같은 노래니까. 백두산이 원곡이고 후자가 리메이크다.

원래 원고를 통해서 얘기하려고 했던 것이 한국 대중음악의 광범위한 표절이기에 포커스는 야차가 가져간다. 야차는 1990년에 '애타는 마음'을 타이틀곡으로 한 5인조 남성 그룹으로, 그 이름 전에 '통크나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으며 [젊음의 행진]에서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곤 했다. 이들은 깔끔하고 화려한 퍼포먼스, 독특한 무대 아이템으로 10대 음악팬들에게 인기를 얻었는데, 그들만의 아이템은 롤러스케이트였다.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무대 곳곳을 활보하며 춤도 멋있게 추니 좋은 볼거리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또 롤러장이 활황을 유지할 때라 롤러도 잘 타고 춤도 잘 추면 '멋진 오빠들'이란 타이틀을 갖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런 오빠들에게도 문제가 있었다. 롤러스케이트 퍼포먼스가 그들 고유의 쇼가 아니라 일본 댄스 그룹 히카루 겐지(Hikaru Genji)를 따라한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때는 일본 문화를 접하기가 쉽지 않았던 시절이라 그게 일본 가수를 베낀 건지, 창작인 건지 웬만한 사람들은 알 수 없었다.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만이 알아차리고 그런 사람들이 발빠르게 가져다 쓰는 게 관습이었다.

야차는 특별한 무대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인기는 폭발력이 없어서 그 앨범을 끝으로 해체했다.

그것으로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이 당시에는 웬만한 댄스 그룹의 멤버들이 꿈이 많던 시절이었기에 한 번의 활동으로 가요계를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태원과 강남을 중심으로 노는(순화해서 활동하는) 사람들끼리 아름아름 새 조직을 만드는 것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이때 야차의 멤버가 조진수, 황현민, 김현중, 김근수, 기타 이름 모르는 1인이었다. 앞의 세 명은 잼(Zam)으로 나왔고 김근수는 잉크(Ink)로 나왔다.

웃긴 것은 이 세포분열해서 나타난 팀이 또 일본 댄스 그룹을 베꼈다는 사실이다. 롤모델의 주인공은 주(Zoo). 1990년대에 춤 좀 췄다는 사람들은 이 팀의 영향을 안 받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주는 유행을 잘 파악하는 사람들, 댄서들에게 학습 교재나 다름없었다. 잼과 잉크는 모두 주의 안무 일부를 그대로 가져다 쓰고 심지어 노래까지 베꼈다. 오호 통재라.

이 양반들만 그랬을까. 웬만한 댄스 그룹들 다수가 일본 댄스 그룹을 따라 했다. 그 끝판왕이 '오마츠리 닌자(Omatsuri Ninja)'를 통으로 가져온 룰라였고. 이게 워낙에 매체에서도 크게 다뤄지다 보니 일본 그룹을 대놓고 베끼는 행위, 일본 음악을 교묘하게 표절하는 행위가 조금은 수그러들기도 했다.

이것으로 일본 문화 모방하기가 끝났냐고, 당연히 아니다. 아이돌 시대가 개막하면서 더 대담해졌지.

원래 대중문화라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수용하고 가다듬고 이런 과정이 당연히 포함되고 우리나라는 역사 특성상 일본과 미국의 영향 아래 있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긴 하지만 21세기 대중음악 강국으로 성장한 우리 음악계를 돌이켜보면 솔직히 일본, 미국의 그림자가 너무 크게 보일 때가 많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어쩔 수 없이 든다.

덧글

  • 견자밤마 2014/07/03 13:18 #

    음악 뿐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도 유명한 미국영화나 드라마의 장면을 고대로 베낀거 많아서
    민망할 때가 많지요.
    올인에서 이병헌이 쓰러져서 독백하는 장면은 <트윈픽스>의 장면을 모방한거고....
    한류가 인기일수록 이러면 정말 창피한거 아닌가요???
  • 견자밤마 2014/07/03 13:19 #

    그런데 김현중이라는 이름이 생각보다 연예계에 많네요...ㅋㅋ
  • 한동윤 2014/07/03 14:33 #

    그러게요. 이거 좋다고 갖고 오고, 저거 마음에 든다고 그냥 베끼고...
    차용, 표절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트윈 픽스 참 오랜만에 보네요~ 글자로도ㅎㅎ
    보고 싶네요~
  • 한동윤 2014/07/03 14:34 #

    흔한 이름이라고 생각한 적 없는데 은근히 많네요. 그러고 보니 중학교 때에도 같은 반 애 중에 김현중이 있었어요ㅋ
  • 하하하 2014/07/03 21:22 # 삭제

    애타는 마음 듣자마자 티아라가 생각나더라구요
    왜지왜지 그랬는데 도입부랑 후렴구부분이 티아라 I'm so bad 생각나게 만든거였음....
    표절이고 차용이고 모방이고 그 경계선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좋다고 여기저기서 다 베껴오는게 한국음악의 실태니 답답할수밖에요 ㅜㅜ
    얼마전 효민 기사보니 오마주? 허허허 단어는 뭐그리어렵나요. 표절이라고하면 이런저런 이유들어가며 핑계대는데 그냥 말장난하는거같아요ㅜㅜ
  • 한동윤 2014/07/07 11:56 #

    그 노래랑 비슷하긴 하더라구요, 그걸 표절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요.
    암튼 표절 운운하는 거 때문에 두 노래 다 절로 인기를 얻었네요.
  • 으흠... 2014/10/26 23:35 # 삭제

    야차와 통크나이투 멤버들이 같은가요? 통크나이투 애타는마음 동영상을 보면 김병수(벅)도 보이는거 같더군요.
  • 한동윤 2014/10/27 10:21 #

    네 같아요. 벅 그 멤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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