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지오디(god)의 신곡 '하늘색 약속'이 출시됐다. 지난 5월 선보인 '미운 오리새끼'에 이어 이번에도 주요 음원사이트들에서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높은 인기를 과시했다.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국민 그룹'이라는 호칭은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한 셈이다. 근 10년 만에 이뤄진 재결합과 그룹으로의 가요계 복귀는 성공적인 첫발을 뗐다.
'하늘색 약속'은 '미운 오리새끼'와 마찬가지로 지오디 특유의 감성을 재현한다. '미운 오리새끼'에서 '보통날'이나 '길'의 잔향이 풍겼다면 '하늘색 약속'은 중간 템포의 적당한 경쾌함, 가스펠풍 편곡으로 2000년에 나온 '촛불 하나'를 떠올리게 한다.
다수의 가수가 컴백 아이템으로 현재 유행하는 음악 양식을 취하는 반면에 이들은 예전 전성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 덕분에 시간의 흐름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곡 분위기뿐만 아니라 가사도 일부를 옮겨 와 그때의 정서를 재생한다. 도입부의 내레이션, 윤계상과 데니안의 랩 파트 첫 소절 등에서 '촛불 하나'의 노랫말을 고스란히 내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노래는 지오디 팬들에게 무척 익숙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을 듯하다. 가사의 재활용은 십몇 년 전의 지오디를 어색하지 않게 다시 만나게 해주는 효과적인 장치다.
전반적인 틀을 반복하고 래핑 스타일까지 거의 그대로라서 몇몇 청취자는 진부한 재탕으로 느낄 법도 하다. 그러나 아저씨라고 불리는 게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된 것, 후배 가수들이 어려워하는 대선배가 된 것,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상황 등 지난날과는 달라진 처지를 이야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변화를 감지하게끔 한다. 멋을 부리거나 음악적으로 나아진 점을 보여주기 위해 인공적으로 모색한 부분이 아니라서 편안하다.
가식 없이 터놓는 현재의 사정은 듣는 이로 하여금 동질감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세월을 거부한 노래는 기존 지지자들을 견인하기 어렵다. 세상이 변하고 생활이 바뀌는 중에 불장난 같은 사랑 얘기를 늘어놓거나 젊은 감각만을 유지한다면 공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늘색 약속'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른 아쉬움, 추억을 언급해 팬들과의 동시대적 연결고리를 만든다. 팬들은 노래를 통해 자기만 나이 들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옛날 지오디를 연호하던 사람들이 신곡에 다시금 대거 집결하는 이유다.
해후의 완벽한 접점은 “헤어질 때 우리 다시 만나자고 맹세했던 그 약속…. (중략)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라는 가사다. 이는 감사의 마음이 온전히 전달되는 재회 인사이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교이기도 하다. 마치 타임캡슐에 담아 두었던 예전에 쓴 편지를 꺼내 보는 장면이 연상된다.
지오디는 친근함과 보편성으로 어필한 그룹이다. 일단 멤버들의 외모가 그랬고, 데뷔곡 '어머님께'가, 인지도를 더욱 높여준 육아 방송이 그랬다. 신곡 '하늘색 약속'도 그 특색을 유지한다. 지난 시절의 모양을 영리하게 복구해 친숙함을 획득했으며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내용으로 감성의 간극을 최소화했다.
오랜만에 가는 동창회처럼 반가움을 자아낸다. 컴백은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한동윤
2014.07.15ㅣ주간경향 1084호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국민 그룹'이라는 호칭은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한 셈이다. 근 10년 만에 이뤄진 재결합과 그룹으로의 가요계 복귀는 성공적인 첫발을 뗐다.
'하늘색 약속'은 '미운 오리새끼'와 마찬가지로 지오디 특유의 감성을 재현한다. '미운 오리새끼'에서 '보통날'이나 '길'의 잔향이 풍겼다면 '하늘색 약속'은 중간 템포의 적당한 경쾌함, 가스펠풍 편곡으로 2000년에 나온 '촛불 하나'를 떠올리게 한다.
다수의 가수가 컴백 아이템으로 현재 유행하는 음악 양식을 취하는 반면에 이들은 예전 전성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 덕분에 시간의 흐름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재결합을 거쳐 가요계로 복귀한 지오디 | 싸이더스HQ 제공
곡 분위기뿐만 아니라 가사도 일부를 옮겨 와 그때의 정서를 재생한다. 도입부의 내레이션, 윤계상과 데니안의 랩 파트 첫 소절 등에서 '촛불 하나'의 노랫말을 고스란히 내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노래는 지오디 팬들에게 무척 익숙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을 듯하다. 가사의 재활용은 십몇 년 전의 지오디를 어색하지 않게 다시 만나게 해주는 효과적인 장치다.
전반적인 틀을 반복하고 래핑 스타일까지 거의 그대로라서 몇몇 청취자는 진부한 재탕으로 느낄 법도 하다. 그러나 아저씨라고 불리는 게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된 것, 후배 가수들이 어려워하는 대선배가 된 것,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상황 등 지난날과는 달라진 처지를 이야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변화를 감지하게끔 한다. 멋을 부리거나 음악적으로 나아진 점을 보여주기 위해 인공적으로 모색한 부분이 아니라서 편안하다.
가식 없이 터놓는 현재의 사정은 듣는 이로 하여금 동질감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세월을 거부한 노래는 기존 지지자들을 견인하기 어렵다. 세상이 변하고 생활이 바뀌는 중에 불장난 같은 사랑 얘기를 늘어놓거나 젊은 감각만을 유지한다면 공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늘색 약속'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른 아쉬움, 추억을 언급해 팬들과의 동시대적 연결고리를 만든다. 팬들은 노래를 통해 자기만 나이 들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옛날 지오디를 연호하던 사람들이 신곡에 다시금 대거 집결하는 이유다.
해후의 완벽한 접점은 “헤어질 때 우리 다시 만나자고 맹세했던 그 약속…. (중략)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라는 가사다. 이는 감사의 마음이 온전히 전달되는 재회 인사이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교이기도 하다. 마치 타임캡슐에 담아 두었던 예전에 쓴 편지를 꺼내 보는 장면이 연상된다.
지오디는 친근함과 보편성으로 어필한 그룹이다. 일단 멤버들의 외모가 그랬고, 데뷔곡 '어머님께'가, 인지도를 더욱 높여준 육아 방송이 그랬다. 신곡 '하늘색 약속'도 그 특색을 유지한다. 지난 시절의 모양을 영리하게 복구해 친숙함을 획득했으며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내용으로 감성의 간극을 최소화했다.
오랜만에 가는 동창회처럼 반가움을 자아낸다. 컴백은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한동윤
2014.07.15ㅣ주간경향 10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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