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적인 '빨개요'의 천박함 원고의 나열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몸을 판다. 현아는 7월 말 발표한 신곡 '빨개요'에서 줄기차게 자신의 몸을 상품화한다. 잘빠진 몸매를 자랑하며 달아올랐음을 알리는 가사, 격정적으로 엉덩이와 골반을 흔들어 대는 안무, 남성의 성기를 연상시키는 소품과 외설스러운 퍼포먼스가 곳곳을 차지하는 뮤직비디오는 섹스어필과 섹스의 기치에 단결한다. 리듬과 멜로디를 제외한 노래의 나머지 인자들, 노래를 둘러싼 요소들은 내내 육감을 부르짖는다. 매춘을 위한 호객행위를 보는 것 같다.

노래는 소녀시대의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 같은 이질감이 두드러지는 리듬 전환, 투애니원(2NE1)이 '날 따라 해 봐요'에서 행한 동요 차용을 주요 모티프로 한다. 힙합 음악의 하위 장르인 트랩(trap)을 기본 뼈대로 하면서 싱잉 파트에서 잠시 톤을 낮추고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를 들인 부분에서 본격적으로 일렉트로닉 댄스음악 스타일로 변모한다.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동요를 강한 사운드에 담아 중독성을 내려는 의도다. 젊은 청취자의 호응을 구하기 위해 트렌드에 신경 썼으나 구성은 난잡하기 그지없다.

현아의 '빨개요'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큐브엔터테인먼트

사실 곡의 구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빨개요'가 찍는 방점은 현아의 탐스러운 몸이기 때문이다. 랩 파트와 싱잉 파트의 가사는 서로 통일성이 떨어지나 전반적으로 '나는 끝내주는 여자'임을 말한다. '애교가 예술이에요', '밤마다 내가 생각나' 등의 노랫말로 교태를 부리다가 동요를 쓴 훅에서 적극적으로 남성을 유혹한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what 빨간 건 현아 현아는 yeah'는 직접적으로 나타내지 않았지만 원래 가사에 따라 듣는 이로 하여금 '현아는 맛있어'라는 인식을 품게 한다. 자신을 대놓고 맛깔스러운 잠자리 대상으로 선전하는 셈이다.

뮤직비디오는 과감한 성적 표현을 극대화한다. 현아는 속옷 차림과 수영복 같은 의상으로 노출을 내내 행하며 때로는 누운 자세에서 몸을 쓸어내려 애무를 갈구하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한다. 카메라는 계속해서 가슴, 엉덩이, 다리를 훑어 열심히 육체를 부각한다. 뚜껑이 열린 커다란 빨간색 립스틱을 안고 입을 맞추는 것은 오럴 섹스를, 바나나 모형에 앉아서 앞뒤로 몸을 흔드는 행동은 성교의 한 체위를 암시한다. 여성 댄서, 보조 출연자의 엉덩이를 때리는 장면은 사디즘, 마조히즘을 에두르는 것이다. 여기저기에 섹스를 부르는 장치들이 깔려 있다.

현아의 '빨개요'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큐브엔터테인먼트

안무 또한 몸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데에 헌신한다. 현아와 여자 댄서들은 가슴, 엉덩이, 골반을 바쁘게 움직여 이 부위들에 시선이 가도록 한다. 마치 발정기에 접어든 짐승의 구애 동작을 보는 듯하다.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이슈가 되어 온 노골적인 섹스어필 안무들의 종합판으로, 현아는 춤을 통해서도 자기가 제일 섹시하다고 웅변하고 있다.

육욕을 자극하는 노래, 퍼포먼스, 뮤직비디오의 만연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의 지속 탓에 제작자와 가수는 더 센 표현을 끊임없이 찾는다. 그럴수록 대중은 내성이 생기고 감각이 무뎌져 간다. 관능미 포화의 시장에서 더 돋보이고자 현아는 더 강한 표현을 구사했다. 관능적으로 보이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지나치게 섹스에 탐닉하고 육신을 상품화하는 일에 몰두해 딱하게 느껴진다. 눈요기를 자처하는 광대의 마지막 발악이랄까. 인기 뒤에 자리 잡은 건 천박함뿐이다.

한동윤
2014.08.12ㅣ주간경향 1088호

주간경향 페이지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1408041622561&code=&s_code=nm029

네이버 뉴스 페이지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3&aid=0000028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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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 O U L O U N G E : 2014 최악의 가요 이것저것들 2014-12-29 15:43:47 #

    ... 발전의 여지를 잃고 만다. 2015년에는 뮤지션의 창작 활동이, 우리 대중음악계가 더 나아지길 바라며 리스트를 작성했다. 최악의 싱글 현아의 '빨개요'(http://soulounge.egloos.com/3483193)는 대중의 입에 노래를 붙게 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한국 대중음악의 한심한 현주소를 말해 준다. 평범한 유년기를 거친 사람이라면 다 아는 ... more

덧글

  • 2014/08/06 14:3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8/07 10:5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현아는 2014/08/06 16:11 # 삭제

    그 스스로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현아 현아는~ 가사를 썼으니, 본인 의도가 그 방향이겠죠.

    만일 TV에 나온 그녀를 보며 왠 남자가 음흉한 눈으로 '고년 참 맛있겠다' 소리를 하며 입맛을 다셔도 현아 본인은 할 말이 없다고 봅니다.
  • 한동윤 2014/08/07 10:55 #

    그래요? 자기가 썼대요? 검색해 보니 작사가로는 이름이 안 올라 있네요.
    그거 바꾼 걸로 작사가라고 하면 더 웃긴데
  • lovelock 2014/08/06 17:12 #

    아니 뭐 이렇게까지..;;;;
  • 한동윤 2014/08/07 10:56 #

    이렇게까지 글을 썼네요;;;;
  • 반박해보시던가 2014/10/19 12:57 # 삭제

    반박의 여지가 0.00000000000001%조차도 존재하지 않는데 ;;;;
  • jin 2014/08/06 17:13 #

    노래 제목부터 별로였는데 뚜껑 여니 더 어이가 없어요....
    예전에 청춘불패같은 예능에서 나오는 본인 모습은 섹시함보다는 털털함에 더 가까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도대체 기획사나 주변 제작자들은 왜 이런 컨셉을 부추기는지 모르겠어요. 섹스어필은 길게 갈 컨셉도 아니고 한계가 있는 게 분명한데 말이죠. 버블팝까지가 최선이었던 듯..
  • 핀빤치 2014/08/07 05:37 #

    저 과한(그래서 천박해 보이는ㅜㅜ) 섹시 컨셉을 본인이 좋아합니다... 노래든 퍼포든 적정선에서 잘라주는게 회사가 할 일이라고 보는데 큐브는 방임을 좋아하나봐요.
  • jin 2014/08/07 09:45 #

    본인 취향이라니...ㅠㅠㅠㅠ 가만히만 있어도 상큼 터지는 애가...ㅠㅠ 방임이 싫어지네요....
  • 한동윤 2014/08/07 10:58 #

    원더걸스에 파묻혀 있을 때가 그나마 정상적이었던 듯해요
  • 한동윤 2014/08/07 10:59 #

    회사도 적정선이라는 걸 망각한 것 같아요. 방임이 다 좋진 않은데...
  • 2014/08/06 20:4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8/07 10:5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8/07 03:2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8/07 11:0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8/07 08:5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8/07 11:0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 2014/08/07 13:11 # 삭제

    네이버 기사에 댓글이 천 개나 달렸네요
  • 한동윤 2014/08/08 09:56 #

    넹 그러게요~
  • 어... 2014/08/07 16:27 # 삭제

    글이 더 화끈하네요~ 잘봤습니다
  • 한동윤 2014/08/08 09:56 #

    네 어쩔 수 없이 좀 세졌습니다.
  • 우물쭈물하지않으리 2014/08/07 16:32 #

    네이버에서도 페북에서도 이 글로 난리가 났는데요 ㅋㅋㅋ 하고싶은말 콕콕 찔러서 해줬다고 ㅋㅋㅋㅋㅋ 응원합니다요 !!!
  • 한동윤 2014/08/08 09:58 #

    감사합니다~ ^^
  • ㅇㅈ 2014/08/08 19:04 # 삭제

    와우 이거 다른 커뮤니티에서 읽은 글이라 여기서 또 보고 퍼오신 줄 알았는데 직접 쓰신 글인가봐요~ 신기하네요ㅋㅋㅋ
    컨셉이 극단적으로 갔으니 반대의견도 이렇게 극단적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 자초한 일이죠. 글 잘봤어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사이다같은 글이에요. 시원해여
  • 한동윤 2014/08/09 11:30 #

    넹~ 감사합니다 :)
  • nov 2014/08/09 00:42 # 삭제

    한동윤씨의 글과 현아의 노래에서 비슷한 점이 보이네요. 이런 현상에 다각도로 접근하려하거나 그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그냥 자극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휘갈기는 그 쪽이나 그쪽말대로 창녀처럼 골반을 흔드는 현아나. 깊이없는 글은 깊이없는 음악만큼이나 역겹죠. 얕은 지식에 펜 하나들고 힙한 척 음악 얘기하는 당신이 평론가라고 나서니 박근혜가 대통령하고 티비조선이 언론이라거 설치는거겠죠? 글을 쓰려면 깊이있게 쓰길바래요. 누구나 보면 아는 것들 분석하는 척하지 말고. 그리고 시스템엔 한마디도 못하면서 만만한 여자애한텐 천박하다 욕할거면 경향말고 일베로 가세요.
  • 한동윤 2014/08/09 11:38 #

    이때까지 쓴 여러 글을 통해 이런 과도한 섹스어필에 대한 원인, 양상 등을 언급해 왔습니다. 시간 나실 때 검색해 보세요. 제가 비난만 하는지.

    그리고 깊이 없는 음악이 역겹다는 건 님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그 수준뿐임을 시인하는 겁니다.

    힙한 척 한 적 없습니다. 멋대로 추측하지 마세요. 평론가라고 나서는 거랑 박근혜가 대통령을 하고 티비조선이 언론이라고 설치는 거랑 무슨 연관성이 있습니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것보다 개연성이 만 배는 더 떨어지네요. 논리력이 없으면 상상력이라도 키우고 오세요.

    시스템엔 한마디 못한다고요? 최소한 제가 쓴 글이라도 많이 보고 오세요. 저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면서 혼자 생각해서 억지 부리지 마시고요.
  • ㅇㅇ 2014/10/19 13:03 # 삭제

    이분 최소 오유하시는 좌좀
  • ㅇㅇ 2014/10/19 13:04 # 삭제

    사스가 떼씹한다는 전교조의 후예.. 아따 우덜은 떼씹은 기본이라 현아는 어린 아기 장난이랑꼐요~
  • nov 2014/08/09 17:45 # 삭제

    평론가라는 사람이 평론의 대부분을 깊이없는 감정적인 비난으로 채우는 모습이 꼭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정치랍시고 입만뻥긋거리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뜻이었는데 이해력이 없으면 자기성찰이라도 하시는게 좋겠네요. 다른 글들은 모르겠지만 이번 글은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평론"은 아니었을텐데요?
  • 한동윤 2014/08/10 11:21 #

    비유를 하실 때에는 행위 또는 상태가 일반적으로 호응하는 것들을 선택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일단 평론과 정치가 닮은 구석이 없고 말씀처럼 감정적인 비난과 입만 뻥긋거리는 모습에서 분명하게 연상되는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자기성찰은 할 테니 제 이해력보다는 님의 표현력을 생각해 보세요. 다른 글들도 그렇지만 늘 글에 만족스러웠던 적은 없습니다.

    더 이야기해 봤자 평행선을 달릴 테니 저는 여기서 그만하겠습니다.
  • 바라건데 2014/08/10 13:16 # 삭제

    한동윤님 글, 저는 잘 읽었습니다. 한동윤님이 무엇에 대해서 비판의 글을 쓴건지 백프로 이해합니다. 음악성도 뭐도 아무것도 없는 섹스어필이 그 자체인 가요, 뮤직 비디오, 참 해도 해도 갈수록 너무하다는 생각 많이 합니다. 현아의 예쁜 외모를 부각시키는거는 당연하겠지만 음악도, 뮤직비디오도 꼭 이런 방향으로 갈 필요는 없을텐데요... 내가 기르는 아이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이런 가요는 안 듣고, 이런 뮤직비디오는 안보길 바래보지만 그건 요즘 현실상 불가능하겠지요.... 참 안타깝습니다.
  • 청조 2014/08/10 13:25 # 삭제

    학교에서 아이들과 근무하는 저로서는 이런 미디어의 영향 때문에 청소년들의 성범죄가 한몫 한다고 절감하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상업성을 이유로 뮤비를 만들수 밖에 없어도 너무나 과한 섹스어필은 당연히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는건 사실입니다.. 스토리가 있는 감동이 있는 음악이 늘어나길 바랄 뿐입니다.
  • 행인 2014/08/10 18:24 # 삭제

    그간 섹스어필을 주로 한 노래들을 많이 봐와서 노래를 들었을 때 까지는 그래, 섹스어필도 여가수에게 있어 하나의 무기가 될 수도 있지,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었는데 뮤비까지 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어요. 우연히 현아가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을 다룬 프로그램을 보며 현아도 나름의 고충이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던 찰나였는데 그 프로그램을 본 후 다시 뮤비를 보니 오히려 그 반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아와 큐브가 인터넷이나 각종 사이트를 통해 대중의 반응을 꾸준히 살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아서, 충분히 대중들을 통해 피드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을 텐데. 하고 느꼈어요. 사실 선정성 논란은 예전부터 꾸준히 화두로 떠올랐었고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기도 했었는데 아무리 부정적인 반응들이 판을 쳐도 아랑곳 않고, 심지어는 훨씬 플러스 돼서 나오더라고요ㅋㅋㅋ 제 말을 들어주지 않는 엄마에게 아이가 점점 더 크게 악을 쓰는 것처럼……. 이제는 안타까울 정도네요. 비록 뮤비가 저 상태라도 만일 발전된 음악성으로 똘똘 뭉친 훌륭한 앨범과 타이틀곡을 들고 나왔더라면 이렇게 까지 비판을 받았을까, 하는 의문도 들구요. 현아도 현아지만 저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큐브엔터테이먼트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조금만 발전시킨다면 현아는 분명 손에 꼽히는 댄스가수가 될 수 있을텐데... 촌철살인 같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부디 현아와 큐브엔터테이먼트도 이 글을 통해 피드백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오바그만 2014/09/03 22:14 # 삭제

    그냥할말이없다 외국에선 이건 시시하다는데우리나라만 이난리네.. 성문화가 개방적인게 꼭 좋다라고는 말못하겠는데이렇게 폐쇠적인것보단 나을거같다.요즘애들 집에서 야동다운받아보는것 저작권이고 뭐고 다 문제라는데이 현상이 왜 발생하는지? 성문화가 개방적이지 못하기때문.이런거에 왈가왈부하고 발칵뒤집히고 잘못했다 성상품화다 욕이란 욕 비난은 다해대니깐 자라나는 청소년이 성에 개방적이고 떴떳할수가있나그냥 이 노래가 취향이아니면 안들으면되는거 뮤비에도 19금딱지있고 방송에서야하게나오는거는 필터링의문제 현아,소속사는뭔잘못? 표현의자유도없나
  • 아하 2014/09/22 00:57 # 삭제

    립스틱에 입맞추는게 오럴섹스였음? 레알? 난 전혀몰랐는뎈ㅋㅋㅋ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뎈ㅋㅋㅋ
    뭐야;; 어른들 생각 무서워ㅋㅋㅋㅋ
  • ㅇㅇ 2014/10/19 12:58 # 삭제

    바로 윗글 그쪽이 너무 순수해서 전혀 인지를 못하는걸 수도 있겠지만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100% 노린거임.

    0.00000000000001%조차도 반박의 여지가 없다
  • 기모짜료 2015/08/18 18:27 # 삭제

    현아는 진짜 립스틱도애뮤해쥬네
    손존나매끄럽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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