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 어게인] 음악과 동료를 대하는 태도 스크린 상봉

* 스포일러는 아마도 거의 없습니다.

물론 젊은 남녀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이기에 로맨스가 빠질 수는 없다. 하지만 이야기와 제반의 영상은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 분)와 댄(마크 러팔로 분)의 애정 감정은 거칠지 않게 자라고 무척 차분하게 흘러간다. 어느 순간 강하게 나타나긴 하나 몇 초의 긴장으로 마무리된다. 관객 다수가 기대하는 대로 나아갔으면 영화는 뻔하디뻔한 삼류로 전락했을 것이다.

감독은 로맨스보다는 음악을 택하고 사람을 택했다. 이혼 후 살림도 안 좋은 데다가 회사에서 짤린 음반 제작자 댄은 가수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어쩌다 보니 노래까지 부르게 된 아마추어 작곡가 그레타를 만나 음반을 제작하자고 한다. 인맥을 이용해 세션 연주자를 구하긴 하지만 스튜디오를 대여할 돈이 없어 그냥 뉴욕 여기저기를 오가며 실외 녹음을 감행한다. 생활의 소음이 오히려 음악을 더 자연스럽게 만들어 줄 것이라 댄은 확신한다.

이는 마치 영국 래퍼 엠아이에이(M.I.A.)가 두 번째 앨범 [Kala]를 만들 때를 떠올리게 한다. 엠아이에이는 2집을 구상하며 미국 프로듀서들과의 작업하고자 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스리랑카 반군 출신이라는 이유로 미국 체류가 길게 허락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그녀는 계획을 바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또는 투어 공연 중에 스튜디오가 아닌 바깥에서 녹음했다.

이처럼 영화는 자본, 환경,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결국 애정과 열정이 음악을 만드는 데 가장 기본이 됨을 이야기한다. 또한 마지막에 가서도 현재 음악 시장의 중요한 판매 플랫폼이자 대안이 된 방식을 통해 주인공의 음악을 대하는 순수함, 상업적이지 않은 모습을 또 주장한다.

노래를 녹음할 때마다 몇 가지 난항을 겪지만 주연 배우들을 비롯한 연주자들은 그것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문제 삼지 않는다. 대체로 음악, 춤 등을 소재로 해서 팀이 조직되는 과정을 담은 영화는 멤버들의 갈등을 담는 것이 뻔한데 [비긴 어게인]은 그렇지 않다. 영화 제목처럼 댄과 그레타는 물론 바이올리니스트, 첼리스트, 키보디스트 모두 좌절이나 무료한 지난날을 거치고 새롭게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화는 한 번쯤 어려움을 겪은 이들이 취(해야)할 자세에 대해서도 톤을 더하고 있다.

그레타는 앨범을 제작하면서 몇 번씩 세션 연주자들을 언급한다. 자신의 음악을 도와 주는 사람이 아니라 동반자로 여기며, 정당한 수익 분배를 다짐한다. 밴드가 잘되려면 어때야 하는지를 돌려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은 대스타가 된 래퍼 트러블 검(시 로 그린 분)은 댄이 자신을 성공하게 해 주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되새긴다. 좋은 작품, 성공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옴을 말한다.

[원스]에 비해 분위기가 무척 쾌활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재미있고. 키이라 나이틀리가 노래를 대단히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래가 영화의 전체적인 구도와 잘 맞아떨어진다. 영화와 사운드트랙은 '역시 편곡이 중요해'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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