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대중음악 - 싸이의 충격적인 데뷔와 [연가] 선풍 원고의 나열


독특하다 못해 해괴한 가수의 출현에 대중음악계는 연초부터 뜨거웠다. 댄스가수는 모름지기 날씬해야 한다는 무의식적 편견을 깨는 퉁퉁한 몸, 호남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얼굴 등 그간 방송에서 보던 곱상한 댄스가수들과는 판이한 외모였지만 싸이는 '새'로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었다. 속어를 은유적으로 비튼 제목, 과감하면서도 재치 있는 노랫말, 체구에서 비롯된 선입견을 깨는 날렵한 춤동작 등 그는 자신만의 매력으로 대중에게 어필했다. 세간에서는 그를 '엽기 가수'라 칭했으나 싸이는 단지 특이함만 내세우진 않았다. 자신의 노래는 물론 다른 가수들에게 히트곡을 제공함으로써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능력을 증명했다. 2012년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하는 범상치 않은 인물의 성공적인 데뷔였다.

하반기의 주인공은 브라운 아이즈였다. 각각 R&B 그룹 앤섬과 힙합 그룹 팀에서 활동한 나얼과 윤건이 결성한 브라운 아이즈는 방송 출연 한 번 없이 오직 뮤직비디오로만 자신들의 이름을 알렸다. 데뷔곡 '벌써 일 년' 역시 당시 유행하던 드라마 방식의 뮤직비디오로 대중의 시선을 끌었으나 인기를 지속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음악의 공이 크다. 이들은 마니아 장르인 R&B를 구사했지만 대중적인 정서를 녹여내고 까다롭지 않은 멜로디로 표현함으로써 다수의 사랑을 받았다. 데뷔 한 달 반 만에 3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브라운 아이즈는 한국을 대표하는 R&B 가수로 여겨지게 됐다. 이들의 히트에 착안해 이후에 '벌써 일 년'과 비슷한 중간 템포의 발라드가 많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해 한국 리듬 앤드 블루스의 다른 한 축은 윤미래가 담당했다. 이미 업타운과 타샤니를 통해 훌륭한 랩, 보컬 기량을 검증했지만 '시간이 흐른 뒤'와 에코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행복한 나를'이 빈번하게 라디오 전파를 타고 '삶의 향기'가 힙합 애호가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며 화려하게 솔로 데뷔 무대를 치렀다. 데뷔 앨범 [As Time Goes By]의 성공으로 윤미래는 부정할 수 없는 한국 흑인음악의 여제로 등극했다.

언더그라운드에서는 감성적인 포크를 들려준 루시드 폴의 [Lucid Fall], B급 코드로 사회상을 익살스럽게 반영한 올라이즈 밴드의 [18 존(尊)나게 재수없어!],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로파이 포크로 신선함을 안긴 전자양의 [Day Is Far Too Long], 서정적인 모던 록을 선보인 줄리아 하트의 [가벼운 숨결] 등이 출시되며 부지런히 다양성을 모색했다.

네 장의 앨범으로 구성된 발라드 모음집 [연가]도 화제였다. [플래티넘 댄스], [플래티넘 발라드], [힙합천국] 등 컴필레이션 음반이 점차 활성화되던 시기에서 [연가]는 압도적인 양을 앞세워 먼저 나온 컴필레이션 앨범들보다 크게 히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섯 장으로 구성된 모음집 [동감]이 출시됐다. 하지만 인기곡으로 구성한 컴필레이션이 범람함으로써 대중 사이에서는 굳이 가수들의 정규 앨범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는 빠르게 음반 시장을 황폐하게 하는 요인이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Come Back Home'을 패러디한 이재수의 '컴배콤'에 대해 판매 금지 판결이 내려짐으로써 저작권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이 사건과 원작자에게 수익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 편집 음반의 만연 등을 배경으로 2001년 말 한국음원제작자협회가 설립됐다.

2013/11

덧글

  • 뇌를씻어내자 2014/08/13 23:07 #

    저 사람들이 다 2001년에 나왔군요. 2001년이면 내가 대학교 2학년 때니까... 나 그때 뭐 들었지?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다 그 시절 노래 나오면 엄청 센티멘탈해지면서 기억해내려고 하니 깜깜하네요. ㅡ,.ㅡ 아! 린도 그 즈음에 나오지 않았나요?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이런 것도. 원타임, 허니패밀리 이런 그룹도 활동하던 시기였던 듯. 엄청 좋아해놓고 기억을 못하네요. ㅜㅜ
  • 한동윤 2014/08/14 10:50 #

    한창 감성 풍성할 때 들은 음악은 정말 특별하게 남죠~
    저도 일부러 생각하려고 하면 잘 기억 안 나고 문득문득 팍 떠오를 때가 있어요. 엄청 좋아했던 것 같은데 '뭐였드라? 아~ 답답' 막 이럼 ㅎㅎㅎ
  • 2014/08/14 08:3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8/14 10:5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anchor 2014/08/18 10:06 #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께서 소중하게 작성해주신 이 게시글이 8월 18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 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8월 18일 줌에 게재된 회원님의 게시글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동윤 2014/08/18 10:42 #

    넹 감사합니다.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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