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Various Artists - ECI Allstars 원고의 나열


단순하면서도 어렵다. 편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긴장감을 내내 느끼게 된다. 이 앨범의 수록곡들이 모두 미니멀 테크노, 또는 마이크로하우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단조로운 구성이 초반에는 가볍게 다가오지만 그것이 큰 변화 없이 내내 이어지니 이쪽 장르를 즐기지 않는 청취자라면 반복을 강요당하는 기분마저 들 듯하다. 틀은 가벼우나 위압감은 충분하다. 이시아이 코리아(ECI Korea)의 컴필레이션 [ECI Allstars 2013]의 특징이다.

국내 테크노 전물 레이블인 이시아이 코리아는 몇 편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출시함으로써 한국과 외국의 테크노 뮤지션들을 소개해 오는 중이다. 이번 음반에는 프랑스의 티미드 보이(Timid Boy), 미국의 믹스 아키텍트(Mix Architeckt), 우리나라의 바가지 바이펙스서틴(Bagagee Viphex13), 망이실로(Mang Esilo), 운진(Unjin) 등이 참여했다.

미니멀 테크노가 주메뉴인 만큼 수록곡들은 여느 테크노처럼 분명한 루프를 앞세우기보다 짧은 전자음이나 리듬이 되는 소스를 흩뿌리는 편이다. 유일하게 가사가 있는 운진(Unjin)의 'Rainbow flakes'에서도 보컬은 “내가 빛이 나지 않는 무지개를 찾으면” 이 한 줄만 반복한다. 선의 짜임이 아니라 거의 점의 짜임, 여백의 미가 모든 곡에서 한껏 드러난다. 일련의 편성으로 말미암아 보통의 테크노와 달리 거센 소리를 내지 않는다.

단조로운 비트의 향연은 순식간에 몽롱한 대기를 마련해 준다. 조곤조곤 달그락거리는 듯한 소리는 대수롭지 않다가도 어느 순간 아주 자연스러운 홀림이 된다. 앨범은 테크노라고 해서 무조건 과격하고 프로그램이 풍성해야 멋있는 게 아니라 번잡스럽지 않은 최소한의 설계로도 충분히 괜찮을 수 있음을 말한다. 미니멀 테크노의 매력을 살펴보기에는 좋은 자리다.

-수록곡-
1. Noi - Sev sev (Original Mix)
2. Soolee - Length (Original Mix)
3. Tim Xavier - Caution to the wind (Original Mix)
4. Elvis.T - Digital zoo (Original Mix)
5. Timid Boy - Seoul underground (Original Mix)
6. Billy Johnston - Save my tips (Original Mix)
7. Mix Architeckt - Space Cat's Meow (Original Mix)
8. Bagagee Viphex13 - De press (Original Mix)
9. Tony Blunt - Miles away (Original Mix)
10. Mang Esilo - Comes and goes (Original Mix)
11. Unjin - Rainbow flakes (Radio Edit) (feat. Byungjun)

20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