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표절 논란이다. 가요계에 하도 모방이 빈번하게 벌어지니 이제는 대수롭지도 않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달라 흥미롭다.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메건 트레이너(Meghan Trainor)의 데뷔 싱글 '올 어바웃 댓 베이스'(All About That Bass)가 코요태의 2006년 노래 '기쁨모드'를 표절했다는 주장이다. 한국 대중음악의 위상이 높아졌다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특이하고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두 노래의 일부분은 빼다 박았다고 할 정도로 닮았다. '올 어바웃 댓 베이스'의 'Yeah, my mama she told me don’t worry about your size' 부분과 '기쁨모드'의 '사랑이 떠나도 슬퍼서 울지는 마라'의 멜로디가 유사하다. 두 마디를 리듬으로 보내고 다시 똑같은 선율로 두 마디를 진행하는 방식도 무척 흡사하다.
일부 네티즌은 미국 퓨전 록 밴드 피시(Phish)의 1989년 노래 '콘택트'(Contact)에서 비슷한 멜로디를 찾을 수 있다며 메건 트레이너가 피시의 노래를 참고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올 어바웃 댓 베이스'의 작곡자인 케빈 캐디시(Kevin Kadish)가 실제로 누군가의 작품을 따라 했을 수도 있고 우연의 일치로 동일한 멜로디가 나왔을 수도 있다. 진실은 언제나 본인만이 안다.
메건 트레이너의 데뷔 싱글 '올 어바웃 댓 베이스'가 주영훈이 작곡한 코요태의 2006년 노래 '기쁨모드'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기쁨모드'를 작곡한 주영훈의 반응이다. 주영훈은 지난 8월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 작곡가가 외국 뮤지션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사례는 희소해서 더 관심이 간다.
사실 진짜 재미있는 이유는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라서가 아니라 주영훈의 행적 때문이다. 그가 데뷔 초창기에 작곡한 소방차의 '지 카페'는 일본 팝 록 밴드 쿠와타 밴드(Kuwata Band)의 '스킵트 비트'(Skipped Beat)를 베꼈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다. 의도하지 않고는 결코 나올 수 없을 만큼 유사했다. 성진우의 '포기하지 마'는 조 카커(Joe Cocker)가 1987년에 리메이크한 '언체인 마이 하트'(Unchain My Heart)를 본떴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이 외에 분위기 유사를 운운할 노래도 제법 된다.
이것이 전적의 전부가 아니다. 소방차의 '바이 바이'와 베이비복스의 '체인지', 김민종의 '가까이 가면'과 롤리팝의 '러브 임팩트'처럼 자신의 곡을 거의 동일한 패턴으로 우려먹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함부로 자랑하지 못할 스타 작곡가의 대단한 작풍이다.
메건 트레이너의 데뷔 싱글 '올 어바웃 댓 베이스'가 주영훈이 작곡한 코요태의 2006년 노래 '기쁨모드'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적재산을 지키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주영훈이 최근 보인 반응은 과거의 모습을 떠올렸을 때 웃음만을 자아낸다. 만약 '올 어바웃 댓 베이스'와 표절 시비를 가려야겠다면 지금까지 자신이 행한 카피를 명백히 밝히고 논란이 일었던 외국 뮤지션을 저작권자로 등재하는 것이 도의이며 순서다. 작금의 행각은 도둑질로 재화를 획득한 사람이 자기 집에 도둑이 들었다고 신고하는 격이나 다름없다.
이번 일을 특별한 해프닝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우리 대중음악계에는 외국곡을 몰래, 혹은 대놓고 가져다 쓴 노래가 무수히 많다. 만약 원작자들에게 위자료를 지불해야 한다면 국가는 부도를 면치 못할 것이다.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음악인들은 반성하고 참회해야 한다. 주영훈의 행동은 가요계의 암담하고 부끄러운 이면을 돌이켜보게 만든다.
한동윤
2014.09.16ㅣ주간경향 1092호
주간경향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6&artid=201409021700021&pt=nv
네이버뉴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3&aid=0000028183
두 노래의 일부분은 빼다 박았다고 할 정도로 닮았다. '올 어바웃 댓 베이스'의 'Yeah, my mama she told me don’t worry about your size' 부분과 '기쁨모드'의 '사랑이 떠나도 슬퍼서 울지는 마라'의 멜로디가 유사하다. 두 마디를 리듬으로 보내고 다시 똑같은 선율로 두 마디를 진행하는 방식도 무척 흡사하다.
일부 네티즌은 미국 퓨전 록 밴드 피시(Phish)의 1989년 노래 '콘택트'(Contact)에서 비슷한 멜로디를 찾을 수 있다며 메건 트레이너가 피시의 노래를 참고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올 어바웃 댓 베이스'의 작곡자인 케빈 캐디시(Kevin Kadish)가 실제로 누군가의 작품을 따라 했을 수도 있고 우연의 일치로 동일한 멜로디가 나왔을 수도 있다. 진실은 언제나 본인만이 안다.

재미있는 것은 '기쁨모드'를 작곡한 주영훈의 반응이다. 주영훈은 지난 8월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 작곡가가 외국 뮤지션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사례는 희소해서 더 관심이 간다.
사실 진짜 재미있는 이유는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라서가 아니라 주영훈의 행적 때문이다. 그가 데뷔 초창기에 작곡한 소방차의 '지 카페'는 일본 팝 록 밴드 쿠와타 밴드(Kuwata Band)의 '스킵트 비트'(Skipped Beat)를 베꼈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다. 의도하지 않고는 결코 나올 수 없을 만큼 유사했다. 성진우의 '포기하지 마'는 조 카커(Joe Cocker)가 1987년에 리메이크한 '언체인 마이 하트'(Unchain My Heart)를 본떴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이 외에 분위기 유사를 운운할 노래도 제법 된다.
이것이 전적의 전부가 아니다. 소방차의 '바이 바이'와 베이비복스의 '체인지', 김민종의 '가까이 가면'과 롤리팝의 '러브 임팩트'처럼 자신의 곡을 거의 동일한 패턴으로 우려먹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함부로 자랑하지 못할 스타 작곡가의 대단한 작풍이다.

지적재산을 지키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주영훈이 최근 보인 반응은 과거의 모습을 떠올렸을 때 웃음만을 자아낸다. 만약 '올 어바웃 댓 베이스'와 표절 시비를 가려야겠다면 지금까지 자신이 행한 카피를 명백히 밝히고 논란이 일었던 외국 뮤지션을 저작권자로 등재하는 것이 도의이며 순서다. 작금의 행각은 도둑질로 재화를 획득한 사람이 자기 집에 도둑이 들었다고 신고하는 격이나 다름없다.
이번 일을 특별한 해프닝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우리 대중음악계에는 외국곡을 몰래, 혹은 대놓고 가져다 쓴 노래가 무수히 많다. 만약 원작자들에게 위자료를 지불해야 한다면 국가는 부도를 면치 못할 것이다.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음악인들은 반성하고 참회해야 한다. 주영훈의 행동은 가요계의 암담하고 부끄러운 이면을 돌이켜보게 만든다.
한동윤
2014.09.16ㅣ주간경향 1092호
주간경향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6&artid=201409021700021&pt=nv
네이버뉴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3&aid=0000028183
덧글
주영훈 노래 보다 훨씬 먼저 나온 노래가 이미 있습니다.
그래서 소송걸어봐야 역관광 내지 그냥 코드의 유사성이나 장르적 유사성 정도에서 끝날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