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과 생각들 2014-13 불특정 단상

01
토요일에 학교 91학번 선배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병을 앓았고 그나마 호전됐다는 얘길 들었는데 갑자기 위중해졌는지 결국 돌아가셨다. 그 선배는 집안 문제가 안 좋아 가족들과 연이 끊겨 홀로 지냈고 투병 중에는 사회운동을 해서 비교적 시간이 유동적인 내 동기가 주로 병간호를 도왔다. 때문에 장례식장에는 운동권 울타리에 있는 선배, 동기, 후배들이 다였다. 우리 세대 이상의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없는 장례식장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에도 자리가 괜히 썰렁하게 느껴졌다.

02
장례식장에 가려고 집에서 버스를 탄 후 연남동에서 버스를 갈아 탔다. 탈 버스가 왔는데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더라. 여의도에서 불꽃놀이라도 하나 생각될 정도로 초만원이었다. 간신히 올라서긴 했는데 사람이 정말 많아 카드릴 찍을 수가 없었다. 그때 먼저 타 있던 아가씨가 대신 카드를 찍어 주겠다고 말해서 정말 고마웠다. 토요일 오후 1시 40분쯤 7612 버스에 계셨으며, 가죽 재질의 검은색 버킷햇을 쓰고 짧은 청반바지에, 닥터마틴이었나 컨버스였나 발목까지 올라오는 신발을 신고, 머리는 금발에 가까운 밝은 브라운 계열로 염색했던 아가씨 감사합니다. 행여나 이 글을 보고 본인이라고 생각하시면 연락 주세요. 커피라도 사 드릴게요.

그런데 그 많던 사람이 홍대에서 다 내리더라. 주말 낮에 버스를 타고 홍대를 지나치기는 처음이라서 진풍경을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