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반 백스핀 1회: 2004년 원고의 나열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뜨거웠음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불과 10년 전, 또는 벌써 10년 전인 2004년 가요계 역시 열뗬다. 동방신기가 데뷔했고, 이승기가 "연상녀-연하남" 붐의 한가운데를 자리하고 있었다. 조PD의 '친구여'가 인순이 경력의 제2막을 성공적으로 열게 했으며, 장윤정은 새로운 트로트 경향을 이끌었다. 음악 프로그램이나 라디오 방송을 타고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들도 있지만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Short Cake], 가리온의 [Garion], 허클베리 핀의 [올랭피오의 별] 등 개성 있는 음악과 탄탄한 완성도로 마니아의 기억에 깊게 자리한 작품들도 많았다. 2004년이 남긴 명반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다시 돌아가 본다.



클래지콰이 [Instant Pig]
인터넷을 통해 소문을 타기 시작한 무명의 뮤지션 집단은 이 데뷔 앨범으로 단숨에 스타가 됐다. 클래지가 만들어 내는 매끈한 리듬과 녹신녹신한 멜로디는 알렉스와 크리스티나, 호란의 감미로운 음성과 화학작용을 빚어 강한 인력의 세련미를 완성했고, 이내 수많은 음악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우스('Futuristic'), 보사노바('Novabossa'), 트립 합('I Will Never Cry'), 어쿠스틱 계열의 팝('Gentle Rain') 등 주로 마니아 장르를 선보였음에도 잘 들리는 선율과 편안한 분위기를 겸비해 대중적 다양성을 획득했다. 일렉트로팝, 라운지의 확산에도 공을 세운 기념비적인 데뷔 앨범이다.
내게로 와
Sweety
After Love



마이 앤트 메리 [Just Pop]
단순하면서도 꽉 찬 느낌을 주는 앨범이다. 모던 록을 중심으로 포크 록, 팝을 버무려 편안한 사운드를 구축했으며 명료한 멜로디로 대중성을 강화했다. 이전 작품들이 밴드의 지향을 찾아 나가기 위한 과도기적 절차였다면 [Just Pop]은 마침내 이상적인 스타일을 완성한 화려한 무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순용의 깔끔한 보컬, 허술하지 않은 연주, 광고 배경음악으로 쓰여 많은 이에게 알려진 '골든 글러브'와 로큰롤로 회귀한 '럭키 데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탄력적인 편곡 등으로 팝스러운 멋진 모던 록 음반을 만들었다.
공항 가는 길
골든 글러브
파도타기



바비 킴 [Beats Within My Soul]
닥터 레게, 브로스, 부가킹즈 등에 몸담았고 많은 음반에 코러스로 참여하며 두터운 경력을 만들었으나 이름은 낯설기만 했던 바비 킴이 드디어 존재감을 드러내게 된 순간이었다. 높은 도약의 발판은 레게 리듬의 '고래의 꿈 (Falling In Love Again)'이었지만 [Beats Within My Soul]은 그 외에도 힙합('I'm Still Here')과 R&B('It's Alright, It's Allgood'), 성인 취향의 발라드('Let Me Say Goodbye'), 블루스풍의 록('미친 듯 살고 싶다') 등 다양한 장르를 구비해 듣는 재미를 확실히 제공했다. 싱잉과 래핑을 모두 능숙하게 소화하며 구수함과 자연스러움을 내보이는 그의 보컬은 노래의 풍미를 살린다. 바비 킴의 진가를 세상에 알린 앨범이다.
고래의 꿈 (Falling In Love Again)
It's Alright, It's Allgood
Let Me Say Goodbye



이소라 [눈썹달]
[눈썹달]은 '바람이 분다'만으로도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별의 아픔을 관조적으로 담담하게, 그럼에도 너무나도 슬프고 아름답게 그려 낸 가사는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현재는 더 심하지만 2004년도 영어의 남용으로 문맥을 알 수 없는 노랫말이 많았던지라 '바람이 분다'의 우리말로 작성된 시적 표현은 더욱 고귀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끝나 버린 사랑에 대해 여전히 집착하는 모습을 처연하게 표현한 '이제 그만', 힙합과 재즈, 블루스를 섞은 'Fortune Teller', 그리스 신화의 그녀처럼 허밍으로 듣는 이를 유혹하는 '세이렌 (Siren)' 등 수록곡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냉랭한 서정미를 잃지 않는다. 강약을 지혜롭게 조절하며 슬픔과 아픔을 전달하는 이소라의 보컬 또한 예술이다.
바람이 분다
이제 그만




피타입 [Heavy Bass]
1990년대 초반부터 힙합이 우리 대중음악에 크게 스며들었지만 대체로 댄스음악의 생기를 거드는 기계적인 장치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영어의 남발만 일삼으며 우리 것으로 다듬어 소화하는 일에는 등한시했다. 피타입은 데뷔 앨범에서 유려한 래핑을 선보임으로써 그러한 과거와 결별하고 한국 힙합의 새로운 국면을 제시했다. 묵직한 톤도 멋있지만 고민과 탐구의 결실이라 할 체계적인 한국어 라임은 작문을 넘어 연주라 할 만하다. 킵루츠가 제공한 투박하면서도 탄력적인 비트 역시 앨범의 백미. 피 타입의 주창대로 "근거가 확실한 실력, 힙합다운 힙합"을 확인할 수 있다.
돈키호테
P-type The Big Cat
힙합다운 힙합

나머지 리스트와 원문은 멜론-뮤직스토리-한동윤의 다중음격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1833

덧글

  • 2014/10/03 06:5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10/03 20:4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ㅇㅇ 2014/10/24 12:57 # 삭제

    바람이 분다는 시인들이 꼽은 가사가 아름다운 노래에도 선정되었다네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