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걸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밖의 음악

요즘 유튜브를 통해서 예전에 iTV에서 했던 [댄스불패]를 보고 있다. 비걸(b-girl)이 되고 싶어서 비보잉 팀 리버스에 입단했던 여주인공 현주는 16화에서 팀을 나가며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비추지 않게 됐다. 탈퇴 이유는 댄싱 스타일에 대한 다른 견해, 남자 멤버들 사이에서 느끼는 여성으로서의 거리감, 실력에 대한 자괴감, 비걸 팀을 만들고 싶어서 등이었다. 멤버들은 우선 만류했으나 그녀의 의견을 존중해 탈퇴를 받아들였다. 같은 팀 식구가 된 지 약 석 달 만에 이별을 맞이했다.


여주인공에게는 절대 이득이 안 되는 결정이다. 자기가 춤에 대한 감각이 보통 사람들보다는 뛰어나다고 해도 비보잉을 시작한 지 고작 3개월밖에 안 된 이가 새로운 팀을 꾸린다고 나아질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방송을 보면 당시 여주인공이 할 수 있는 기술은 아주 초보적인 업록과 식스 스텝, 프리즈가 다였다. 기본의 기본도 탄탄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조직에 끼고, 새로운 스타일을 연구해 본들 월등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비슷한 경우로 이번 [댄싱9]에서 비걸로서는 유일한 본선 진출자였던 글램의 김진희가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경연이 진행되는 동안 김진희를 응원했다. 뼈와 관절에 무리가 가는 동작이 많은 비보이들에게 많은 나이는 경력의 이른 사형선고로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진희는 여자고, 서른을 바라보고 있어서 비보잉을 그나마 활발하게 출 수 있는 마지막 해라고 생각했다. 결정적으로 테크닉이 부족했다. 헤드스핀, 기본 다운록, 프리즈가 김진희가 갖고 있는 아이템의 전부였다. 하나의 기술을 습득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에 체력이 떨어지고, 감각이 무뎌지는 나이는 다음을 불투명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탈락 후 인터뷰에서 다음 시즌에도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김진희에게는 미안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십 몇 년 전 댄서 시절, 압구정동의 한 댄스 스튜디오에서 춤을 가르칠 때 수업 시작하기 전 몸을 풀면서 브레이크댄스 동작을 했다. 그걸 본 중학생 수강생이 자기도 비보잉이 하고 싶다며 가르쳐 달라고 했다. 그때 커리큘럼은 방송 안무였고, 전공이 비보잉이 아니었기에 정 브레이크댄싱을 하고 싶으면 전문가한테 배우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 아이랑 이후에 연락을 하고 지냈는데 몇 년 뒤 CF에도 출연할 정도로 꽤 실력 있는 비걸로 성장했다. 하지만 비보잉 인기가 떨어지면서 그 아이의 이름을 댄스 신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2000년대 초반에는 여성으로만 이뤄진 비보잉 팀도 이따금 나오기도 했고, 팀들 내에 홍일점으로 있는 경우도 많았는데 지금은 댄스 대회를 봐도 비걸을 보기가 쉽지 않다. [댄싱9]에서 김진희가 본선에 오른 것으로도 비걸 참가자의 숫자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 많던, 혹은 적지만 열심히 활동했던, 비걸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일본의 서브컬처는 활황이든 불황이든 꾸준하다. 몇몇 장르만 부각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스트리트댄스의 많은 장르들이 아직도 고른 인기를 얻고 있다. 왼쪽 붉은 트레이닝을 입은 비걸들 카나미(Kanami)와 미유(Myw)는 정말 세계 최고의 실력자들. 리듬 타는 것, 스타일무브, 파워무브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게 없다.

덧글

  • 2014/10/08 19:4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10/09 14:0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ㅇㅇ 2014/10/24 12:51 # 삭제

    우와..여자 비보잉 댄스 첨 보는데 절도 있고 죽이네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