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맛은 중독성이 강하다 그밖의 음악


SM 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 그룹 레드 벨벳(Red Velevet)이 두 번째 싱글 'Be Natural'을 발표했다. 노래는 SM의 선배 가수 S.E.S.가 2000년에 발표한 원곡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오리지널과 거의 동일하다. 러닝타임도 같고, 랩 파트도 조금의 가사 빼고는 변동이 없다. 보컬 애드리브도 예전과 그대로 재생된다. 부르는 이가 바뀌면서 리마스터링만 한 수준이다.

원곡과 다른 부분이 없으니 재해석을 잘했네, 못했네 말하기가 애매하다. 리메이크에 대해 보편적으로 갖는 인식이 차별화인데, 가장 핵심이 되는 인자가 없어서 난감하다. 누구의 것이 더 낫다고 의견을 낼 수 있는 배경을 원천봉쇄했지만 기본적으로 호불호는 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재미가 없다, 어렵다 같은 평이 여럿 보이는 것이 흥미롭다. 'Be Natural'은 애시드 재즈와 R&B, 소피스티 팝을 혼합한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다. 쉽지 않게 들리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러닝타임도 4분 40초라 요즘 나오는, 주류 대중음악계에서 히트를 의도하고 생산되는 노래들에 비해 길이가 길다. 더구나 후렴 마지막은 마이너 코드로 끝나 매가리 없고 다소 우중충하게 들릴 소지가 다분하다. 재미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다.

음악적으로 'Be Natural'은 꽤 고급스러운 노래다. 관악기 편성이 안정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흡인력 있게 배킹이 이뤄지고 있다. 오르간 뒤에 어쿠스틱 기타가 간간이 리듬을 한 층 더 쌓는 것도 근사하며, 메인 보컬 후에 잠깐씩 깔리는 스캣 코러스가 가볍게 재즈의 느낌을 증대해 준다. 음을 끄는 방식의 보컬도 곡의 느슨한 재지함을 톡톡히 한다. 그루브를 위한 치밀함이 돋보인다.

안타깝게도 고급스러움이 큰 인기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번 싱글에 대한 의견들을 보면서 다수의 젊은 청취자들이 빠른 템포의 음악, 귀에 빨리 들어오는 요소가 있는 음악에 길들여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SM의 전통 또는 특기가 SMP류의 요상한 병맛이기에 과거의 작품들과 확연히 차이 나는 '성인 취향(대체할 단어가 마땅한 게 없다)'의 음악에 자기도 모르게 낯선 감정, 나아가 거부감을 느끼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병맛에 중독돼 있는지 모른다.


덧글

  • 작두도령 2014/10/15 11:41 #

    아직 들어보지는 않고 제목만 봤을때 설마 했는데 정말 14년 전 노래 리메이크였군요.
    원곡 역시 그 당시에도 비주류 장르였다고 생각해서 새로운 스타일링을 더한 리메이크는
    완전히 무리일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우려했던대로 한치도 안 틀렸군요! '무리'...;;
  • 한동윤 2014/10/15 16:24 #

    뮤비용 리메이크라고 해도 되겠어요. 뮤직비디오가 멋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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