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에 멋을 입힌 아티스트 김성재 원고의 나열

1995년 11월 20일 음악팬들은 뜻밖의 비보를 접했다. 듀스의 김성재가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사실 슬픔보다는 황당함이 급하게 밀려드는 이야기였다. 바로 전날만 해도 팔팔한 모습으로 솔로 데뷔 무대를 치른 터라 그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보도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죽음을 둘러싼 여러 의문점 때문에도 안타깝지만 그가 계획했을 가수로서의 활동을 영영 볼 수 없어서 애통함이 무척 크다. 언젠가 다시 짝을 이뤄 나타날 듀스를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도 애석하다. 정력적인 댄서이자 래퍼며 가수, 개성 강하고 감각적인 스타일리스트, 모델로서 그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선망의 대상이 됐다. 11월의 차가운 공기마저 뜨겁게 느껴지도록 한 시대의 아티스트 故 김성재를 추억해 본다.


듀스 데뷔, 재능 있는 스타일리스트로서의 활약
상문 고등학교 재학 시절 김성재는 음악과 춤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이현도와 단짝을 이루게 된다. 둘은 입대로 인해 활동을 못하게 된 강원래와 구준엽을 대신해 1991년 현진영의 백업 댄싱 팀 와와에 스카우트되며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댄서보다 뮤지션의 꿈이 컸던 김성재와 이현도는 1993년 여덟 편의 노래가 수록된 1집을 선보이며 가수로 데뷔했다. 30분이 채 안 되는 그리 길지 않은 러닝타임이었지만 노래들은 듀스라는 이름을 각인하기에 충분했다. 연방 쿵쾅거리는 리듬, 속사포처럼 빠른 래핑, 넘치는 활기 등으로 이들은 단박에 청취자를 매료했다. 비보잉, 텀블링 등을 결합한 화려한 안무는 더 많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팀에서 의상과 액세서리 등 전반적인 비주얼 콘셉트를 기획한 김성재는 강렬한 원색이 대비되는 정장, 평범한 듯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힙합 패션으로 듀스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들이 '나를 돌아봐'로 방송에 출연할 때 입었던 옷들은 며칠 후면 동대문이나 이태원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인기 상품이 됐다. 음악적인 단단함을 이현도가 책임졌다면 김성재는 지금 봐도 결코 촌스럽지 않은 외형적 세련미를 담당했다.


역동성과 애틋함을 간직한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
듀스는 세 번째 앨범 [Force Deux]를 끝으로 해체했지만 둘의 돈독한 관계는 그대로였다. 이현도는 수록곡 전부를 작사, 작곡, 프로듀스하며 홀로서기에 나서는 동료를 전폭 지지했다. 이현도가 모든 콘텐츠를 제공하고 감독까지 맡았기에 김성재의 솔로 앨범은 듀스 팬들에게 변함없는 친밀감을 어필할 수 있었다. 뉴 잭 스윙, 하우스, 힙합 등 다채로운 판은 이현도가 제공했으나 매 무대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김성재다. 그는 맴돌기만 반복하는 딱한 사랑을 호소력 있게 표현하고('말하자면'), 청춘의 생동하는 성질을 과잉되지 않게 묘사하며('도전!'), 파티의 개최자로서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한다('Let's Dance'). '염세주의자' 역시 익살스러운 보컬과 애드리브로 음악계와 세상에 신물이 난 심정을 재미있게 전달한다. 사랑과 인생에 대한 소회를 유쾌하고 역동적으로 풀어낸 앨범은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놓칠 수 없는 비운의 비망록으로 남고 말았다. '마지막 노래를 들어줘'의 "함께하자던 그 모든 약속을 이제는 지킬 수 없음을 용서해줘"라는 노랫말은 그래서 더 아쉽고 측은하게 느껴진다.

김성재는 듀스로 활약하며 힙합과 댄스음악의 발전, 성숙을 꾀했다. 안무가이자 스타일리스트로서 그는 춤과 패션이 댄스음악의 맹목적 부수가 아니라 뮤지션의 주체적인 고민과 공부가 녹아든 또 다른 창작물임을 밝혔다. 힙합, 댄스음악의 격을 높인 업적은 세월이 흘러도 찬연하다.

원문 및 이 외의 내용은 멜론-뮤직스토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1972
모바일에서는 멜론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보실 수 있습니다.

덧글

  • 식신강림 2014/11/25 16:56 # 삭제

    저 중딩때였는데, 이때 참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빠심이 있었는지 소식을 듣고 몇일간 멍~ 했더랬죠.
  • 한동윤 2014/11/26 21:12 #

    이때도 정말 허무했어요. 방송 나간 날 보고 기뻤는데 다음날 사망했단 얘기에 어찌나 안타까웠는지.
  • 리버 2014/11/27 01:11 # 삭제

    너무보고싶어요..
  • 한동윤 2014/11/27 10:45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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