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 게임: 모킹제이] 사운드트랙 원고의 나열


사운드트랙은 영화의 감흥과 여운을 증대할 채비를 마쳤다. 현시대 서구 대중음악계를 호령하는 유명 뮤지션들의 참여는 제작 단계부터 음악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면면 외에 1편의 사운드트랙은 포크와 컨트리에 집중됐고, 2편의 노래들은 얼터너티브 록이나 묵직함이 느껴지는 팝 위주로 구성됐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전반을 차지하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주인공의 성격과 태도가 점점 변하고, 전투가 거세지며, 의상과 배경이 미래 지향적으로 바뀌는 영화의 흐름을 부연한다. 스타일에서는 통일성을 이루지만 참여 아티스트들의 특성이 명확한 노래들은 각각의 색채로 즐거움을 공급한다.

앨범은 첫 곡 'Meltdown'부터 음악팬들의 눈과 귀를 빼앗는다. 곡을 장식하는 인물들이 일단 굉장하며, 메인 루프와 일렉트릭 키보드, 피아노, 오케스트라 코러스의 결속이 잠잠하지만 단단하다. 후반부에 로드(Lorde)가 부르는 후렴과 자매 트리오 하임(Haim)의 하모니가 겹쳐지면서 노래는 근사한 입체감을 자아낸다. 처치스(CHVRCHES)의 'Dead Air'는 그들 특유의 바삭바삭한 리듬감과 명징한 멜로디 라인, 신비로운 분위기로 음양이 공존하는 매력을 건넨다. 배트 포 래시스(Bat For Lashes)의 'Plan The Escape'는 전자음악과 바로크 팝을 결합한 그녀 특유의 어법이 오묘함을 발산한다. 사운드트랙의 리드 싱글로서 가장 먼저 선보인 로드의 'Flicker (Kanye West Rework)'는 보컬을 부각하고 반주의 밀도를 줄인 구성으로 내는 음산함이 압권이다.

뮤지션들 간의 낯선 조합은 새로움으로 다가올 만하다. 찰리 엑스시엑스(Charli XCX)와 1980년대 최고의 팝 그룹 듀란 듀란(Duran Duran)의 프론트맨 사이먼 르 봉(Simon Le Bon)이 호흡을 맞춘 것은 단연 놀라운 일이다. 30년의 경력 차이가 나는 선후배의 만남인 'Kingdom'은 행군악대풍의 반주와 담담한 보컬의 상반되는 톤으로 소소한 이채로움을 전한다. 공격적인 사운드로 전자음악 애호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메이저 레이저(Major Lazer)와 팝의 요정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가 함께한 'All My Love' 또한 트라이벌 하우스의 야생적인 비트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미성이 서로 다른 매력으로 어울려 상승효과를 낸다.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와 미겔(Miguel), 빅 비트와 네오 소울이라는 엄청난 이질감 탓에 궁금증을 유발하는 'This Is Not A Game'은 어지럽고 거친 비트에 구호를 외치는 것 같은 가창이 더해져 박력 넘치는 인상을 남긴다.

수록곡들은 전작들에 비해 세련된 음악적 외관을 품고 있지만 [헝거게임]의 특징 중 하나인 냉랭한 기운을 내보이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많은 뮤지션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표할지라도 영화의 전체적인 정서에 밀착하는 분위기 덕분에 영상을 노래로 변환한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처연한 멜로디, 적당한 한기, 절제된 역동성을 내재한 수록곡들은 판엠에서 이뤄지는 맹렬한 전투와 주인공들에게 벌어지는 갈등과 애정을 고스란히 묘사해 준다. 영화와 일맥상통하는 잘빠진 사운드트랙의 표본을 [헝거게임: 모킹제이(The Hunger Games: Mockingjay, Part 1] OST가 말하고 있다.

2014/11 한동윤
음반 해설지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