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가드] 위대한 디바의 위대한 팝 사운드트랙 원고의 나열

참 많이도 접했다. 지령을 듣는 것처럼 귀에 손을 갖다 댄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스타를 보호하려고 몸을 날리는 모습은 영화가 개봉한 이래 많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재활용됐다.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I Will Always Love You'가 흘러나와 대중과 마주했다. 게다가 이 노래는 몬드그린(mondegreen, 외국 노래의 가사 일부가 청취자의 모국어로 들리는 착각 현상) 때문에 한때 '웬 다이아?'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케빈 코스트너, 휘트니 휴스턴 주연의 영화 [보디가드]는 문화계 전반에 여러 파생물을 퍼뜨렸다.

일련의 사건들로 큰 관심을 얻었지만 정작 주인공들은 흡족하지 못했다. 당시 평단으로부터 엄청난 혹평 세례를 받았기 때문이다. [보디가드]는 매년 최악의 영화를 뽑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영화', '최악의 각본', '최악의 남우', '최악의 여우' 등 무려 7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 전개를 위한 부자연스러운 설정의 범람, 때때로 무모하게 행동하는 대스타 레이철 매런 역을 맡은 휘트니 휴스턴이 캐릭터에 지나치게 충실한 나머지 실제로 무모하게 연기한 것 등 영화에는 책잡힐 요소가 다분했다. 케빈 코스트너가 분한 업계 최고의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는 레이철을 겨눈 총알을 차단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영화를 향한 비수를 막아 내지는 못했다.

안 좋은 일들만 넘친 것은 아니었다.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과시하며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 부문을 수상했다. 앨범은 1999년 기준 미국 내에서만 1,700만 장 이상 팔렸으며 2014년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4,500만 장 넘게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사운드트랙 앨범으로서는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러한 까닭에 [보디가드]는 사운드트랙을 빼고는 거론이 불가능하다.

컨트리 가수 돌리 파튼(Dolly Parton)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I Will Always Love You'는 어마어마하게 전파를 타며 당시 최고의 인기곡으로 등극했다. 길거리, 카페, 쇼핑몰 등 어딜 가든 이 노래가 들렸을 정도다. 극적인 구성이 멋스러운 'I Have Nothing', 휘트니 휴스턴의 빼어난 가창력을 확인할 수 있는 'Run To You', 록과 댄스음악의 결합으로 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Queen Of The Night' 등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외에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 버전으로 유명한 경쾌한 로큰롤 넘버 '(What's So Funny 'Bout) Peace, Love, And Understanding', 소울 가수 빌 위더스(Bill Withers)의 히트곡 'Lovely Day'를 차용한 소울 시스템(The S.O.U.L. S.Y.S.T.E.M.)의 댄스곡 'It's Gonna Be A Lovely Day' 등도 앨범을 다채롭게 꾸민다.

1990년대는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셀린 디온(Celine Dion)을 두고 '팝의 3대 디바'라 칭했다. 머라이어 캐리와 셀린 디온은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휘트니 휴스턴은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보디가드]의 노래들은 그녀가 가장 빛나던 순간에 남긴 작품이라 더욱 진한 여운을 남긴다. 환희를 몰고 왔던 사운드트랙은 위대한 보컬리스트, 팝의 영원한 디바 휘트니 휴스턴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한동윤)
명지대학교 학보 2014년 11월 3일 978호

덧글

  • 오리지날U 2014/11/28 12:26 #

    노래 후반에 잠시 공백 있잖아요.. 아무 소리도 안 나다가 갑자기 팍 나오는.. (그 웬 다이아요ㅎ)

    영화 끝나고 에필로그에 고부분을 너무 끝내주게 싱크 해놔서 그 장면 볼 때마다 소름 돋아요 ^^;

    옛날 옛적에 저도 짤막하게 포스팅ㅋ http://ucsnz.egloos.com/2277977
  • 한동윤 2014/11/29 14:39 #

    절정을 앞두고 한 템포 쉬는 게 기막힌 작전이었죠. 편곡자가 똑똑했어요~
    [보디가드] 이후 영화 출연은 늘어나면서 가수로서는 하락한 게 재미있으면서도 아쉬운 사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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