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함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강성 밴드 니켈백의 2막 원고의 나열


메인스트림을 활보하는 니켈백(Nickelback)의 강성 사운드는 2014년에도 계속된다. 여덟 번째 정규 앨범 [No Fixed Address]에서도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채드 크로거의 포효하는 듯한 보컬, 오랜 활동에서 비롯한 멤버들의 타이트한 연주를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도켄(Dokken), 롭 좀비(Rob Zombie), 존 파이브(John 5) 등 저명한 록 아티스트들과 작업한 캐나다의 레코딩 엔지니어 겸 프로듀서 크리스 베이스포드(Chris Baseford)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해 소리의 입체감과 볼륨감을 보충했다. 명장이 영리한 지략가를 만난 셈이다. 특유의 괄괄한 음빛깔은 더 큰 박력을 획득했고, 때때로 보이는 아레나 록에 근접한 스타일이 더 강한 포용력을 얻었다. 특기를 요해한 프로듀싱 덕분에 니켈백의 강점이 확실히 부각됐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Million Miles An Hour'부터 넘치는 에너지를 뽐낸다. 귓가로 달려드는 것 같은 짜릿한 기타 리프를 필두로 이펙터로 날카롭게 세공한 보컬, 둔탁하게 달리는 드럼 연주가 역동성을 전한다. 리드 싱글로 8월에 공개된 'Edge Of A Revolution'은 헤비메탈과 하드록의 중간에서 선동하듯 크게 외치는 후렴으로 원기를 나타낸다. 우리는 변화를 원하고 그것을 혁명으로 얻어 내겠다는 정치성을 띤 가사와 강한 반주가 후련함을 제공한다. 중간 템포의 단단한 리듬과 잘 들리는 멜로디를 잘 버무린 'Make Me Believe Again', 피아노가 만든 서정적인 도입부와 거칠게 밀어붙이는 후렴이 대조되는 'The Hammer's Coming Down', 레이 파커 주니어(Ray Parker, Jr.)의 'Ghostbusters'가 언뜻언뜻 스치는 'Get 'Em Up' 또한 앨범의 활력을 담당한다. 결성 20년이 지나도 니켈백의 강성 사운드는 건재하다.

내내 힘을 내는 중에 사이사이 변화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래퍼 플로 라이다(Flo Rida)가 참여한 'Got Me Runnin' Round'일 것이다. 록과 랩의 만남이 충분히 익숙한 일이긴 해도 니켈백은 처음이다. 플로 라이다가 노래에 들어서기 전 채드와 여성 코러스가 곡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고 다음에는 관악기를 넣어 노래를 그루비하게 연출했다. 컨트리와 블루스 요소를 곁들인 'Sister Sin', 앨범의 두 번째 싱글로 일렉트로팝 성향을 취하는 파워 발라드 'What Are You Waiting For?', 팝 록에 레게의 성분을 주입한 'Miss You'도 전에 볼 수 없던 생경한 조합 때문에 색다르다. 스타카토로 뚝뚝 끊는 기타 리프, 탄력적인 베이스라인이 디스코 느낌을 내는 'She Keeps Me Up'도 팬들을 놀라게 할 신선한 시도다. 가벼운 리듬과 여성 싱어송라이터 알리 탐포시(Ali Tamposi)의 흥겨운 코러스가 노래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서 많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이하다고 해야 할 듯하다. 전과 다름없으면서도 달라졌고, 변화를 행하는 중에도 이들 전통의 색채를 유지하는 까닭이다. 니켈백이 단행한 변신은 절제하되 어중간하지 않았다. 앨범을 여러 장소에서 녹음했다는 이유로 '주거부정(住居不定)'이라고 명명한 앨범 타이틀은 그래서 더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이는 녹음할 때의 상황에 대한 설명 외에 이들이 지금 이 자리에서 하고 있으며, 앞으로 선보일 다른 앨범에서 행할 음악 유목 생활에 대한 선언이기도 하다. 포스트 그런지, 얼터너티브 록, 헤비메탈 등을 아울렀지만 이제는 표현 양식을 더 확장하겠다는 예고다. 데뷔 때부터 긴 세월 머물렀던 로드러너 레코즈를 떠나 리퍼블릭 레코즈(Republic Records)로 거처를 옮기면서 니켈백은 제대로 된 2막을 준비했다. 친숙함과 새로움의 공존, [No Fixed Address]는 팬들에게 두 가지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2014/11 한동윤
음반 해설지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