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윤 선정 2014 최악의 가요 이것저것들 그밖의 음악

며칠 남지 않은 2014년을 되돌아본다. 좋은 작품들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 순간, 공연도 있었다. 좋은 것만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야 당연하지만 나쁜 것을 쉽게 잊는 순간 개선과 발전의 여지를 잃고 만다. 2015년에는 뮤지션의 창작 활동이, 우리 대중음악계가 더 나아지길 바라며 리스트를 작성했다.

최악의 싱글



현아의 '빨개요'(http://soulounge.egloos.com/3483193)는 대중의 입에 노래를 붙게 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한국 대중음악의 한심한 현주소를 말해 준다. 평범한 유년기를 거친 사람이라면 다 아는 동요를 오로지 중독성을 낼 목적으로 사용했다. 동요가 들어간 부분 외에 나머지 가사를 기억할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 동요가 지켜야 할 수위를 망각한 섹스어필로 활용되고 있으니 기겁스럽기 그지없다.

최악의 앨범



월드 스타 비(http://soulounge.egloos.com/3451055)와 도바리 스타 MC 몽(http://soulounge.egloos.com/3499109)이 자웅을 겨뤘지만 승자는 MC 몽. 실력은 늘 거기서 거기, 노래 스타일도 늘 거기서 거기인 가수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동료 가수들의 피처링으로 메우고 자신에 대한 비난의 눈길을 동료 가수들의 이름으로 막으려는 졸렬한 꼼수로 컴백을 정당화하려 했다. 음악에 대한 갈망보다는 경제활동을 향한 비루한 몸부림을 느낄 수 있었다.

최악의 싱글 커버



소찬휘가 5월에 발표한 월드컵 싱글 '오~ 한국!'의 커버. 노래와 그 어떤 상관도 없으며, 일말의 음악적 이미지조차 상상할 수 없는 리포트 표지풍의 허름한 디자인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은 여기에서는 진리, 허술한 디자인에서 느껴지듯 노래도 빈약하다. 보도 자료에 쓰인 "소찬휘, 시원하게 뽑아냈다"는 말에 소름이 돋을 지경. 그녀는 아무 것도 잘 뽑아내지 못했다. 그녀의 히트곡 제목과 달리 '현명한 선택'을 하지 못했다.

최악의 앨범 커버



저번에 블로그에 포스팅 했던 말을 일부 옮기면, "다 죽어가는 병인의 영정사진 같"다. 자신을 비주얼 가수라고 칭하는 유희적 당당함, 한층 깊어진 음악에 대한 메타포, 지금까지 축적한 경력을 함축해 나타내는 메이크업이지만 초췌함이 극도로 느껴져 부담스럽다. 하지만 앨범 타이틀 [HIM]과 8집을 영문 이름 안에 녹여낸 디자인은 간결하고 깔끔해서 좋다.

최악의 리메이크 싱글



2013년 '귀요미송'이 어마어마하게 인기를 얻자 2014년에는 '귀요미송2'가 나왔다. 하지만 사람들 반응은 오리지널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이에 곡을 쓴 작곡가는 클라라를 앞세워 2차 출격에 나섰다. 작품성이라곤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놀이용 노래를 돈에 맛들어 살짝 바꾼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다시 부른 것이 클라라의 '귀요미송2'다. 압축하자면 똥들의 3단 산란.

* 자세한 내용은 주간경향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12월 31일~1월 2일 사이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최악의 리메이크 앨범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말, 이 앨범을 통해 절감할 수 있다. 어느 것 하나 원곡보다 나은 게 없다. 여기에 참여한 후배 래퍼, 프로듀서들은 과거의 문법과 분위기는 헤아리지 않고 지금의 감각, 지금의 스타일로만 일관한다. 그렇다고 눈에 띄게 세련되거나 파격적으로 신선하지도 않다. 새로 추가된 가사와 일렉트로닉 유행에 집착해 의무적으로 넣은 전자음은 산만함을 증대한다. 원곡을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 대한 향수에 연막탄까지 뿌렸다.

최악의 적반하장

주영훈. 메건 트레이너 측에 공식 입장을 요구하겠다는 말을 당당히 했으나 과연 했는지 모르겠다. 남의 노래에 의심을 품기 전에 자신을 저작권자로 등록한 노래가 순수한 본인의 창작물인지부터 자문을 해 봐야 할 것이다. (http://soulounge.egloos.com/3489609)

최악의 뮤직비디오

임창정의 '임박사와 함께 춤을'. 알맹이 없는 인맥자랑용 영상 홍보물. '문을 여시오'를 원본 삼은 트렌디한 형식에 '늑대와 함께 춤을'의 제목을 연상시키는 추억 되새김질 작명으로 히트와 행사를 노린 자가복제이기도 하다.

최악의 라이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비아이는 실력 있는 뮤지션이다. 하지만 [쇼 미 더 머니] 세 번째 시즌 본선에서 한 그의 공연은 정말 최악 중 최악이었다(http://soulounge.egloos.com/3482075). 가사를 까먹은 그는 자신의 실수를 무마하고자 관중 속으로 들어가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찬 프리스타일 래핑을 선보였다. 특정 참가자를 넌지시 거론하며 욕을 하고 관중에게 물을 뿌려 댔다. 경기에 나온 선수가 자기 플레이가 안 풀린다며 도리어 훌리건 짓을 한 격. 임기응변의 나쁜 예였다.

최악의 공연

10월에 있었던 판교 테크노밸리에서의 공연장 사고. 행사 관계자들은 안전사고에 지나칠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하며 관중은 성숙하고 이성적인 태도로 공연을 관람해야 할 것이다.

최악의 자선 싱글



이 노래가 자선 싱글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보도 자료에 '세월호 참사 추모곡'이라는 설명이 붙었으니 상업성을 띠면 곤란할 것이다. 이 노래를 최악으로 꼽은 이유는 노래를 부른 이 3인조 걸 그룹 조이엘리가 순전한 신인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방송 활동도 하지 않은 신인이 데뷔 싱글로 추모곡을 낸다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큰 사건을 빌미로 자신들을 홍보해 보겠다는 심산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순수한 추모의 마음이었다고 해도 데뷔곡을 추모곡으로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노래에서는 여느 걸 그룹과 다르지 않게 밝고 상쾌한 모습을 보였다. 남의 슬픔을 이용한 선전이 빛을 볼 리가 만무하다.

최악의 신인
뒤에 누가 있을까 봐 뮤직비디오를 함부로 볼 수 없을 것 같다. 이게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인지 야동의 한 장면인지 어찌 가늠할 수 있을까. 신인 걸 그룹 포엘은 데뷔곡 'Move'의 뮤직비디오에서 자위행위를 연상케 하는 안무로 섹스어필의 경이로운 새 장을 열었다. 이 나라의 대중문화가 어디까지 더 흉악해질 수 있는지 심각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돈만 바라보는 제작자의 한탕주의와 스타를 꿈꾸는 그릇된 욕망이 극단적인 시너지를 낸 끔찍한 사례였다.

최악의 컴백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MC 몽에게 영광을. 그는 대중 앞에 떳떳해질 수 있는 방법을 잘못 짚었다.

* 기타 읽을거리
2014 올해의 신인 http://soulounge.egloos.com/3504387
2014 올해의 가요 앨범 http://soulounge.egloos.com/3505748
2014 가요계 스케치 http://soulounge.egloos.com/3502903
그 외 노래 소개 및 평론들은 http://soulounge.egloos.com/tag/2014

덧글

  • 역사관심 2014/12/29 16:50 #

    듀스 트리뷰트는 다시 기획했으면 합니다. 너무 아쉬워서요...ㅜㅜ
  • 작두도령 2014/12/29 17:26 #

    이렇게 보니까 정말 많네요ㄷㄷㄷ
    2015년의 최악 타이틀은 누가 거머쥘지...ㅋㅋ
  • 지나가던한량 2014/12/29 22:45 #

    포엘인지 처음 듣는 이름이라 한 번 봤는데 어휴..
    보이그룹이 페트병 들고 빅가이 퍼포먼스 한다고 섹시해진답니까
  • Seonmin Ahn 2014/12/31 06:24 # 삭제

    최악의 신인 ㅠㅠㅠ 최악의 자켓사진 김범수ㅋㅋ
  • v 2014/12/31 17:32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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