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 개로 시작해 개로 끝나다 스크린 상봉

아내가 죽기 전에 키아누 리브스에게 강아지를 선물하지 말았어야 했다. 고귀한 생명이 바통을 옮겨 받았다가 양아치에게 그야말로 '개죽음'을 당해서 이야기는 개판이 되고 말았다. 존 윅의 분노가 감정 이입을 통해 생긴 것을 영화는 친절히 기술하고 있으나 사실상 은퇴한 협객의 액션을 끌어내기 위해 아내의 죽음과 그녀의 부재를 대신할 반려견을 핑계로 이용했다. 

하지만 몸이 날렵하게 나뒹구는 액션의 개판이기도 하니 이 화려함을 반갑게 여긴 이들도 많을 것이다. 주짓수와 유도를 결합해 근접 총격전에 역동성을 부여했으며, 1인칭 슈팅 게임 방식의 구도를 활용해 보는 이로 하여금 쾌감을 느끼도록 했다. 또한 은폐, 엄폐를 성실하게 행해 사실감도 살렸다.

장점은 아쉽게도 그것으로 끝이다. 주인공을 충분히 죽일 수 있었는데도 처형을 미루는 악당들의 고질적 딴청, 늘 홀로 일하지만 위험한 순간에는 어김없이 누군가가 도움을 주는 비가시적 미친 인맥, 싸움을 못할 것 같은 보스도 마지막에 주인공과 남게 되면 의외의 능력을 발산하는 '끝판왕 버프' 등 액션 영화의 전통적 클리셰가 판을 친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나타나는 개에 대한 집착은 너무나도 뜬금없다. 그 황당함에 눈앞에 犬 자가 아른거리고, 개 심은 데 개 난다, 개로 망한 자 개로 흥하다, 모든 길은 개로 통한다 등 속담, 격언에 개를 넣어 줘야 할 것 같은 기분마저 들게 한다. 아내의 부탁을 들어주고 아내를 향한 지고지순함, 암흑 세계로부터의 완벽한 단절을 설명하기 위한 비유를 억지스럽게 대입하고 있다.

개로 시작해 개로 마감하는 존 윅의 액션 여정은 공연스럽게 '개를 훔치는 거친 방법'을 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