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끈하지 않지만 신선한 음악들 원고의 나열

프로페셔널의 면모보다는 아마추어 색이 진하게 느껴지는 작품들이 있다. 뮤지션의 기량이나 노래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그렇다. 이런저런 업계 활동으로 다년간의 경력을 쌓고 전문교육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기능과 내실이 썩 만족스럽지 않고 예술성이 미흡하다면 아마추어 취급을 당할 수밖에 없다. 프로페셔널과 아마추어의 경계가 반드시 상업성의 배제, 일을 대하는 태도로만 나뉘는 것은 아니다.

프로를 지향하거나 프로임을 자부하지만 아마추어로 여겨진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 전문성의 부족이 도리어 수수함을 어필하기도 하고, 이 부분이 나아가서는 잘 정제된 노래들 사이에서 차별화되는 신선미를 발휘할 수도 있는 까닭이다. 예술적 가치의 부족이 꼭 감흥의 모자람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지난 1월 초에 출시된 5교시 음악수업, 지훈아울즈 프로젝트 III, 프로젝트 이모션스의 음반들은 정교함과 미끈한 멋은 다소 달리지만 저마다 조촐한 맵시를 간직해 눈길이 간다.

학원 수학 강사 출신으로 광고 음악, 뮤지컬 음악 등을 작업해 온 작곡가 윤세훈이 이끄는 5교시 음악수업의 노래들은 무척 수더분하다. 자주 가는 가게 종업원에 대한 관심 표현('어느 날'), 신혼의 상큼한 사랑('마지막 신혼'), 남녀 사이의 다른 언어 때문에 생기는 문제('여자는 어렵다') 등 다수의 노래가 일상적인 생활을 다뤄 친근하게 느껴진다. 간결하면서도 특별한 표현 없이 투박하게 흐르는 가사, 성긴 편곡 등은 아쉽지만 진솔함이 곳곳에 배어나는 점이 매력이다.

1993년 아카펠라 그룹 인공위성으로 데뷔한 양지훈이 주축이 된 지훈아울즈 프로젝트 III의 첫 번째 정규 음반 [드림 시퀀스](Dream Sequence)는 수록곡들 간의 긴밀도가 낮은 것이 눈에 띄는 단점이다. 애시드 재즈, 리듬 앤드 블루스로 시작해 얼터너티브 록, 시시엠(CCM)풍의 팝, 뮤지컬 음악 등 지나치게 많은 형식을 담아 상당히 어수선하다. 게다가 이들 장르의 특징적인 윤곽을 그럴듯하게 그릴 뿐 깊이는 구현하지 못하는 상태다.

다행히 일련의 결점은 통일된 소재로 무마된다. 가슴에 큰 꿈을 품고 사는 이의 낙관을 담은 '할리우드 스카이'(Hollywood Sky), 처지에 굴하지 않고 희망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하는 '플라이 투 유어 드림'(Fly To Your Dream), 가수가 되는 간절한 바람을 밝히는 '저스트 싱 유어 송'(Just Sing Your Song) 등 수록곡들은 모두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사의 일관성 덕분에 음악적 혼잡함이 상쇄된다. 긍정의 기운을 유지하는 노랫말이 누군가에게는 좋은 에너지가 될 듯하다.

프로듀서, 작사가, 보컬 등 네 명의 멤버로 구성된 프로젝트 이모션스의 데뷔 앨범 [익스프레스 유어셀프](Express Yourself)는 기획과 전반적인 구성에서 아마추어티를 낸다. 아기자기한 전자음이 앞에 나서는 '꼬시지 마', 팝 록 스타일의 '한 잔 하며 얘기해 봐', 중국 음악의 떠올려지는 선율의 '굿모닝' 등 대부분 수록곡들이 경쾌하다. 각 노래들의 정서적 편차, 음악적 완급이 조절되지 않아 갈수록 재미가 줄어든다. 그러나 발랄한 소녀 취향을 찾는 이들에게는 나름대로 괜찮을 음악이다.

2015.02.03ㅣ주간경향 111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