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실력파 가수들 원고의 나열

최근 개봉한 영화 "유아 낫 유"는 루게릭병에 걸린 피아니스트 케이트와 록 뮤지션을 꿈꾸는 초보 간병인 벡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각별한 우정을 다루고 있다. 벡이 가수 지망생이기에 제작진은 노래를 어느 정도 하는 연기자를 섭외해야 했다. 이 때문에 영화 "오페라의 유령"에서 빼어난 가창력을 선보였으며 두 편의 정규 음반을 낸 Emmy Rossum이 벡 역에 낙점됐다. 지금까지 해 온 역할과는 다른 날라리 캐릭터라서 생소하긴 하지만 실제로 뮤지션이니 영화에 잘 녹아드는 것이 당연하다.

할리우드에는 본업인 연기뿐만 아니라 음악인으로서 특출한 재주를 뽐내는 인물이 적지 않다. 소울의 대부 Ray Charles를 환생시킨 것 같았던 Jamie Foxx, 화면에서의 섹시한 이미지와는 딴판으로 무거운 음악을 하는 Scarlett Johansson, 음악도 연기처럼 코믹한 Jimmy Fallon, She & Him으로 인디 음악 애호가들의 큰 사랑을 받는 Zooey Deschanel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탄탄하고 개성 강한 음악을 하는 덕분에 배우 직함뿐만 아니라 보컬리스트, 싱어송라이터 호칭이 무척 당연하게 느껴진다.


Emmy Rossum, 클래식으로 기본을 다진 싱어송라이터
2000년 영화 "송캐처"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해 2004년 "투모로우"를 통해 대중의 눈에 든 Emmy Rossum은 어려서부터 음악에 출중한 재능을 보였다. 다섯 살 때 Placido Domingo, Luciano Pavarotti 등의 공연에서 코러스로 활동했으며, 일곱 살 때 미국의 저명한 클래식 조직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입단하는 등 실력이 받쳐 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주연으로 발탁된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여러 상을 받음으로써 연기력과 가창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2004년 "오페라의 유령" 개봉 이후 클래식 음반 제작 제안이 많이 들어왔지만 대중음악을 하고 싶었던 그녀는 2007년 뉴에이지와 드림 팝을 주메뉴로 한 데뷔 앨범 [Inside Out]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청아한 목소리가 오묘한 분위기를 배가하는 노래들을 들으면 천생 가수임을 인정하게 된다. 2013년에 낸 2집 [Sentimental Journey]에서는 스탠더드 팝 리메이크로 변신을 시도했다. 리메이크라고 막 한 게 아니라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재해석이었다. 얼굴도 예쁘고 음악도 예쁘게 하는 참한 뮤지션이 아닐 수 없다.


Jamie Foxx, R&B의 스타가 될 뻔한 조금은 아쉬운 가수
1980년대 후반 클럽 코미디언으로 경력을 시작해 빠르게 할리우드에 들어섰지만 이렇다 할 대표작은 없었다. 1994년 [Peep This]를 선보이며 가수로도 데뷔했으나 대중의 주목을 받는 데 실패했다.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도 몇몇 있었지만 주연으로 캐스팅된 "더블데이트 대소동", "돈 잃고 몸 버리고", "베이트"의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다. 연기자로서는 중박, 가수로서는 쪽박이었다.

2004년 개봉한 "레이"는 Jamie Foxx에게 배우와 가수로서 성공하는 은혜로운 돌파구가 됐다. 그는 맹인 가수 Ray Charles를 훌륭하게 연기함으로써 연기력과 가창력을 시원하게 입증했다. 2005년에는 본인의 두 번째 앨범뿐만 아니라 객원 보컬로 참여한 Kanye West의 'Gold Digger'로 데뷔작의 냉랭한 반응과는 다른 어마어마한 인기를 경험했다. 그러나 명성과 능력에 부합하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Lindsay Lohan, 사춘기 소녀 취향의 음악
가벼운 작품의 무겁지 않은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 온 Lindsay Lohan은 본인의 필모그래피처럼 가수로서도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을 들려줬다. 이 점 때문에 각각 2004년과 2005년에 발표한 앨범 [Speak]와 [A Little More Personal (RAW)]는 히트곡이 없었음에도 꽤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물론 이 같은 성과에는 인지도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가창력은 그럭저럭 나쁘진 않지만 하이틴 스타 출신 가수들에게서 익히 볼 수 있던 댄스음악과 팝 록의 전형을 답습한다는 점 때문에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다. 그래도 10년째 음반 활동을 쉬고 있으니 조금 그립기는 하다.


Scarlett Johansson, 음악은 하나도 안 섹시
1994년 코미디 영화 "노스"에 출연하며 10대부터 배우의 길에 들어선 Scarlett Johansson은 이제 할리우드의 섹스 심벌이 됐다. 액션과 멜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그녀이지만 관계자들의 귀에 들어갈 만큼 노래를 잘 불렀는지 2005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 마리아 역을 제안받기도 했다. (무려 주인공!) 하지만 안타깝게도 궁극에 그 배역은 다른 연기자가 맡게 됐다.

음악적 재능을 보여 주지 못한 게 억울했는지 그녀는 2008년 블루스, 록의 거장 Tom Waits의 노래를 커버한 앨범 [Anywhere I Lay My Head]를 출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하지만 이 앨범으로 노래 실력을 가늠하기는 어렵고 Scarlett Johansson이 음악을 진지하게 대한다는 것 정도를 느낄 수 있다. 이듬해 싱어송라이터 Pete Yorn과 함께한 [Break Up]에서는 전작보다는 훨씬 밝은 음악을 들려줬다. 여기에서도 상업성에 경도되지 않고 자기의 방향을 뚜렷이 하는 음악가적 고집을 목격할 수 있다.


Zooey Deschanel, 인디 팝의 여신
1990년대 후반 브라운관과 스크린에 모습을 보이며 데뷔한 Zooey Deschanel은 2000년대 초 여배우 Samantha Shelton과 함께 If All The Stars Were Pretty Babies라는 아마추어 보컬 그룹을 결성해 가수의 꿈을 내비쳤다. 몇 편의 사운드트랙을 통해 노래 실력을 뽐내기도 한 그녀는 2006년 싱어송라이터 M. Ward와 함께 혼성 듀오 She & Him을 결성해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표출하고 있다.

"올모스트 페이머스", "굿 걸", "500일의 썸머" 등 주로 로맨틱 코미디 작품에서 두각을 드러내 온 그녀의 이력에 맞게, 또한 30대 중반의 나이가 무색한 깜찍한 외모에 어울리게 She & Him의 음악은 달콤함과 서정성, 아기자기함을 동시에 나타낸다. 피아노, 우쿨렐레 등 여러 악기를 연주할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하니 Zooey Deschanel의 가수 활동을 인지도를 빌미로 한 취미로 봐서는 안 될 것이다.


Hugh Laurie, 깊이 있는 음악을 들려주는 의사 선생님
메디컬 드라마 "하우스"로 유명한 그 배우. 케이블 채널 돌리다 보면 어쩌다 한두 번쯤은 마주치는 그 배우. 국내 대중에게는 "하우스"의 괴짜 의사로 각인된 영국의 배우 겸 작가, 감독 Hugh Laurie는 대영 제국 훈장까지 받았을 정도로 자국에서는 대단한 인물로 통한다. 하지만 대체로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것이 2000년대 중반 이후 "하우스"를 통해서이니 작품 하나로 뒤늦게 대성한 케이스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어려서부터 피아노, 드럼, 기타 등 여러 악기를 연주한 그는 2010년 로커 Meat Loaf의 [Hang Cool Teddy Bear] 앨범 중 'If I Can't Have You'에 피아노를 연주하며 음악인으로서 재능을 뽐냈다. 2011년 블루스 음반 [Let Them Talk]를 출시해 가수로 본격 데뷔했고, 2013년에 낸 2집 [Didn't It Rain]에서는 탱고, 재즈 등으로 장르를 확산해 근사한 변화를 보여 주기도 했다.

나머지 내용 및 원문은 멜론-뮤직스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2150&startIndex=0&musicToday=Y (PC 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