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묘함과 감미로움의 완벽한 어울림 원고의 나열


퓨전 R&B의 성황을 이끄는 명단에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제시 웨어(Jessie Ware)가 반드시 추가된다. 그녀는 다운템포 스타일의 차분한 곡으로 동종 장르의 뮤지션들과는 구분되는 독보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다. 더욱이 뉴웨이브, 소프트 록, 블루 아이드 소울이 합쳐진 1980년대의 인기 장르 소피스티 팝(sophisti-pop)을 또 다른 주요 골자로 하기에 혼성 성질은 짙게 느껴졌다. 하지만 재료가 되는 양식들을 녹녹하게 버무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전혀 까다롭지 않은 융합은 제시 웨어 음악의 제일가는 장점이었다. 은은하게 관능적인 목소리 또한 많은 사람을 끌어당긴 매력이다. 일련의 특징들은 신선미와 대중성을 한꺼번에 성취해 그녀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 매체의 스포트라이트와 마니아들의 시선은 일제히 그녀에게 쏠렸다.

2014년 제시 웨어는 두 번째 정규 앨범 [Tough Love]를 통해 얼터너티브 R&B의 독보적 존재임을 다시금 증명한다. 리드 싱글 'Tough Love'부터 특유의 촉촉하고 맑은 모양새로 반가움을 안긴다. 노래는 언뜻 신디 로퍼(Cyndi Lauper)의 'Time After Time'을 떠올리게 하는 신시사이저와 가녀린 보컬, 미니멀한 리듬을 통해 투명한 대기를 조성한다. 그녀의 장기가 변함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두 번째 싱글 'Say You Love Me'는 R&B를 기반으로 하지만 반주의 부피를 최소로 설정해 제시 웨어의 음성과 순수함을 강조한다. 후반부에는 포크 록과 가스펠의 느낌이 더해져 이채로움을 한껏 발산한다. 노래들은 각각 영국 싱글 차트 34위와 22위를 기록해 제시 웨어의 두 번째 출항에 추진력을 보탰다. 1집의 싱글들보다 좋은 성적이라서 오랜만의 나들이는 시작부터 빛났다.

색다른 아름다움을 내는 사운드는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You & I (Forever)'는 환한 공명과 갈매기의 울음소리처럼 들리는 프로그래밍 때문에 마치 바닷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며, 'Sweetest Song'은 거리를 두고 울리는 코러스와 신시사이저의 편평한 연결로 스산함을 연출한다. 강약이 확실히 구분되는 현악 연주,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불편한 신스음 등으로 청취자를 황량한 대지로 인도하는 'Pieces', 1980년대 스타일의 R&B와 신스 펑크(synth-funk) 성분을 배합한 'All On You', 뉴웨이브와 어덜트 컨템퍼러리를 오가는 'Midnight Caller'도 독특한 퓨전을 나타낸다. 데뷔 앨범에서 보여 준 강점은 2년이 지난 지금도 건재하다. 음악 세계를 표현하는 방식은 전과 다름없지만 결과물은 무척 신선하다. 이것이 [Tough Love]가 이룬 쾌거다.

2014/12
음반 해설지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