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자베스와 재즈 힙합 원고의 나열

음악 애호가들에게 Nujabes의 존재는 무척 각별하다. 1990년대 후반 래퍼 L Universe와의 합작 싱글 'Ain't No Mystery'로 데뷔한 그는 재즈를 가미한 부드러운 음악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Lady Brown'이나 'Luv(sic.)' 같은 노래는 힙합 팬들뿐만 아니라 많은 이에게 두루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여러 힙합 프로듀서가 그를 롤모델로 삼을 만큼 온화하지만 뚜렷한 스타일을 선사했다. 재즈 힙합의 대명사와도 같은 인물이었기에 지난 2010년 2월 그가 사망했을 때 음악팬들의 상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재즈 힙합이라는 명칭은 Nujabes 덕분에 어느 정도 익숙하게 됐지만 음악은 대중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재즈와 힙합이 주류의 인기 장르가 아니라는 사항이 첫째 원인이며, Nujabes의 음악과 달리 재즈 특유의 원초적인 느낌이나 다소 투박한 질감을 내는 곡도 많은 탓이다. 그럼에도 이 장르를 시도하는 아티스트가 꾸준히 등장하고 지속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은 근사한 멋을 지녔음을 시사한다. 여러 뮤지션들의 작품을 접하다 보면 재즈 힙합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Stetsasonic(왼쪽)과 Gang Starr

재즈 힙합의 발단과 확산
재즈 힙합의 역사는 영국의 건반 연주자 Mike Carr가 이끄는 밴드 Cargo가 1980년대 중반에 발표한 'Jazz Rap'으로 시작한다. 재즈 반주에 랩을 얹은 노래는 당시에는 특별한 접목이었다. 이후 Lonnie Liston Smith의 'Expansions'를 차용한 Stetsasonic의 'Talkin' All That Jazz', Dizzy Gillespie의 'A Night In Tunisia'를 쓴 Gang Starr의 'Manifest' 같은 노래를 필두로 재즈를 기반으로 한 랩 음악이 점차 시장에 나오게 됐다. 재즈가 중심 소재였던 1990년 영화 "모베터 블루스"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Gang Starr의 'Jazz Thing' 덕분에 재즈 랩은 대중에게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섰다.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중반에는 Jungle Brothers, A Tribe Called Quest, De La Soul을 위시한 뉴욕의 힙합 집단 The Native Tongues가 재즈 샘플을 반주에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재즈 힙합의 전파를 선도했다. 비슷한 시기 영국의 재즈 힙합 그룹 Us3가 발표한 'Cantaloop (Flip Fantasia)'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어 재즈 힙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재즈 힙합의 새로운 양식을 선보인 Guru와 Madlib


초기의 재즈 랩 대부분은 기존에 있던 재즈 연주를 샘플로 사용했다. Gang Starr의 래퍼 Guru는 이 틀을 벗어나고자 결심해 실제 연주가 바탕이 되는 재즈 랩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는 1993년에 낸 솔로 데뷔 앨범 [Guru's Jazzmatazz, Vol. 1]에서 명연주자들을 섭외해 생기와 사실감 충만한 음악을 들려줬다. 더불어 샘플링 방식을 병행해 루프가 갖는 힙합 고유의 풍미를 함께 표현했다. "Jazzmatazz" 시리즈가 세 번째부터는 R&B 요소를 강화하며 애초의 방향을 상실하기도 했지만 힙합과 재즈를 대등하게 버무린 점은 괄목할 성과로 남는다.


많은 래퍼와 협연한 프로듀서 Madlib도 2003년 발표한 [Shades Of Blue: Madlib Invades Blue Note]를 통해 특색 있는 재즈 힙합을 선보였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그는 앨범에서 재즈 전문 레이블 블루 노트(Blue Note)에서 나온 곡들을 힙합으로 변환했다. 수록곡 열여섯 편 중 'Please Set Me At Ease'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연주곡으로, 힙합의 육중한 톤을 끼워 맞추기보다는 블루 노트의 오리지널을 가볍게 보완하는 차원으로 구성돼 있다. 두 장르의 과열되지 않는 만남을 맛볼 수 있다.

Nujabes, 길이 기억될 재즈 힙합 거장

영국의 래퍼 겸 프로듀서 Funky DL이 2011년 추모곡 'Ode To Nujabes'를 취입한 데에서도 알 수 있듯 Nujabes는 같은 음악인들에게도 영감을 주는 인물이었다. 그의 출현이 일본 힙합의 지형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만큼 Nujabes는 그만의 톤과 스타일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일궜다. 힙합의 기본 작법인 샘플링을 한결같이 고수함에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곡들을 발굴함으로써 매번 새로움을 안겼다.

또한 그가 재료로 삼은 오리지널은 맑은 선율과 부드러움을 자랑해 청취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설 수 있었다. 재즈와 힙합이 각각 갖는 마니아 성격을 중화한 곡들을 선보였으니 많은 이에게 애청되는 것이 당연했다. 많은 팬을 거느린 애니메이션 "사무라이 참프루"의 사운드트랙에 그의 곡이 쓰인 것도 존재를 알린 요인이었겠지만 아름다운 섬세함은 언제나 사랑받을 가치일 것이다.

나머지 내용 및 원문은 멜론-뮤직스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2220&startIndex=0&musicToday=Y (PC 전용)


덧글

  •  sG  2015/02/25 17:27 #

    저도 2월 26일은 캘린더에 저장해놓고 있어요. 흑흑 RIP
  • 한동윤 2015/02/26 11:29 #

    아, 그 정도까지!
  • 지구밖 2015/02/25 22:15 #

    매드립 지금은 전혀 안 좋아하지만 새도우 오브 블루 저때까지만 해도 엄청 좋아했었네요. 근데 요즘 매드립 재즈 프로젝트도 계속 하고 그러나요?
  • 한동윤 2015/02/26 11:30 #

    아뇨, 안 할 거예요. 라고 하지만 하고 있을지도? 특별한 얘긴 못 들어봤는데...
  • Glinda 2015/02/26 00:13 #

    아... nujabes
    여전히 명곡들이죠
  • 한동윤 2015/02/26 11:31 #

    네, 멋진 음악이 많아요 ㅠㅠ
  • JZHPJW 2015/12/10 02:34 # 삭제

    좋은 글 너무너무 잘보고있습니다!
    재즈힙합 입문한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귀로만 듣고 자세한 내막은 몰라서
    체계적으로 공부하고있습니다
    도움이 정말 많이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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