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조 '니 팔자야' 세태를 반영하는 희망의 노래 그밖의 음악



최면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뮤직비디오가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그것이 관심이 되며 3월 2일 현재 160만이 넘는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튜브에 뮤직비디오가 지난 2월 22일에 등록됐으니 평균을 내면 하루 15만 이상이 열람한 셈이다. 노라조의 신곡 '니 팔자야'는 방송에 나오지 않았지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암시를 유도하는 메시지에 착시를 유발하는 그래픽, 사이비 종교단체의 부흥회 등이 이상야릇한 분위기를 내긴 해도 최면에 빠질 정도는 아니다. 때문에 방송 불가 결정이 유난스럽다고 생각할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뮤직비디오가 시종 보여 주는 종교적 또는 비종교적 내용은 심신이 미약하거나 정서가 불안한 사람에게는 특별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방송사는 이와 같은 작은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판단을 내렸을 듯하다. 그러나 최면보다는 미신을 조장할 요소가 존재함을 이유로 드는 게 차라리 합당해 보인다.

노라조 '니 팔자야' 뮤직비비오 캡처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그냥 '노라조'스러운 코믹함이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간 이들의 노래를 들어 온 이들은 특정 종교를 비하하거나 숭배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짐작 가능하다. 이들의 유머 코드에 풍자와 비판이 지능적으로 구사된 적은 거의 전무하다.

다만 몇몇 장면은 보기가 다소 불편한 감이 있다. 이혁의 눈이 여러 개가 되고, 얼굴 안에 같은 얼굴들이 들어가는 효과, 배변으로 번호가 적힌 로또 공을 내보내는 행동,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서 수북한 털이 나오는 순간 등은 남녀노소 다양한 대중이 시청하는 지상파 방송에서는 그다지 적절하지 않은 내용이다. 방송사에서 이 부분들을 문제 삼았어도 어느 정도 납득됐을 것 같다.

노라조 '니 팔자야' 뮤직비디오 캡처

뮤직비디오의 일부는 혐오스러운 그림이나 사진을 일컫는 인터넷 속어 '혐짤'에 속한다. 그러나 노라조가 데뷔 이후 줄곧 B급 정서를 내보여 온 탓에 많은 이가 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약 빨았다'는 말마따나 노라조의 기괴한 연출은 남들은 쉽게 할 수 없는 그들만의 독특한 싸구려 유머로 음미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어렵다고 말하는 세상이다. 서민들이 언제 세상살이가 쉬었냐마는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소식이 비일비재한 요즘이기에 더 각박하게 느껴진다.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은 소소한 위안과 희망을 갈구한다. 2001년 카드사 광고에서 김정은이 했던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는 말은 당시 불황에 지친 사람들에게 광명의 메시지가 됐다. 그처럼 노라조의 '대박 날 팔자가 네 팔자'라는 가사가 2015년을 힘겹게 사는 누군가에게 일말의 희망으로 다가올 것이다.

사실 이 허무맹랑한 말을 믿고 진지하게 낙관을 갖는 이는 거의 없을 듯하다. 하지만 우스꽝스러운 노랫말, 구원받음을 비유하는 행동을 비롯해 복을 부른다는 생물이라든가 천신이 즐비한 익살스러운 뮤직비디오는 많은 이에게 즐거움을 주는 중이다. 거창한 희망이 중요한 게 아니다. 세상의 염려와 번민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기에 많은 사람이 이 노래를 찾고 있다.

덧글

  • fallen 2015/03/02 22:58 #

    솔직히 이 무비가 방송되기엔 너무 시대를 앞서갔지요
  • 동굴아저씨 2015/03/03 00:37 #

    방송에서 한번 나오는것도 중요하지만 유튜브 조회수도 무시 못하지요.
    대표적인 예로 싸이가 있으니까요.
    저도 보면서 tv에선 못보겠구나..하고 생각은 했지만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