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넌 이름이 모니? 대체 어떻게 읽는 고니? 원고의 나열

한 3, 4년 전부터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음 없이 자음만 나열된 뮤지션의 이름들.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고 무슨 뜻인지 짐작조차 못할 알쏭달쏭한 명칭들은 최근 몇 해에 부쩍 늘어났다. 또한 젊은이를 타깃으로 한 일부 브랜드가 모음을 뺀 이름의 상품을 선보이면서 모음 제거는 "힙(hip)함"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추세다. 기본적으로 생소한 문자가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대중의 기억에 남기 위해 모음 제거 작명을 많이 쓰고 있다.

수많은 록 마니아의 총애를 받는 MGMT를 비롯해 에너지가 넘치는 댄스음악을 들려주는 MSTRKRFT, 록과 힙합의 퓨전을 선사하는 3인조 RDGLDGRN, 독창적이고 몽환적인 사운드로 매체의 호평을 받은 CHLLNGR 등이 모음 상실 호칭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더구나 대부분 개성 강한 음악을 하니 이름을 기억할 만하다. 언뜻 보면 복잡한 자음의 향연. 이들을 볼 때마다 명찰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진다. "얘, 넌 이름이 모니?"라고 물으며.


MGMT, 여러 스타일을 경영하는 중입니다
시작은 The Management였으나 같은 이름의 그룹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MGMT로 개명하게 된 미국의 사이키델릭 록 듀오. 대학 재학 중에 만난 두 친구가 서로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던 것이 밴드 결성으로 이어졌다. 2007년 출시한 메이저 데뷔 앨범 [Oracular Spectacular]가 평단의 호평을 들으며 MGMT는 빠르게 유명인이 됐다. 전 세계 록 마니아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은 "Kids"로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사이키델릭 록을 주된 양식으로 하지만 이들의 음악이 아주 난해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신스팝의 인자를 들여 적당한 흥을 내기도 하며, 록 특유의 스트레이트한 표현을 적극적으로 내보일 때도 있고, 차분한 톤의 팝을 구사하는 경우도 있다. 덕분에 여러 가수들이 참여한 컴필레이션 음반을 듣는 것 같은 기분도 간혹 든다. 멤버들의 선호 양식이 훌륭하게 교집합과 합집합을 이룬 밴드다.


SBTRKT, 음악계에서 뺄 수 없을 뮤지션
영국 프로듀서 Aaron Jerome의 1인 프로젝트 그룹인 SBTRKT는 "빼기(subtract)"라는 단어의 자음을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클럽 디제이로 뮤지션 생활에 발을 들인 그는 Basement Jaxx, M.I.A., Goldie 등이 녹음한 오리지널을 리믹스하며 일렉트로닉 댄스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키워 갔다.

2011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 [SBTRKT]에서 선보였듯 UK 거라지, 하우스, R&B 등 다채로운 형식을 옹골지게 표현하는 것이 최고의 매력이다. 그는 또한 Sampha, Jessie Ware 등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실력자들과 협업하며 동료들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주선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어느 부족을 흉내 낸 것 같은 원시적 가면의 코스튬으로도 SBTRKT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HTRK, 록에 반(反)하는 록 밴드
 모음 생략의 트렌드에 합류한 뮤지션들 중 가장 오래된 팀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록 밴드 HTRK은 2003년 출범해 10년 넘게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처음에는 "Hate Rock Trio"라고 이름을 지었지만 이후 "Trio"를 빼고 "Hate Rock"에서 착안해 지금의 이름을 사용하게 됐다. 2010년 한 멤버가 사망해서 더는 트리오가 아니기에 이렇게 개명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지만 HTRK이란 이름은 그 전에 사용하고 있었다.

록을 싫어한다는 이름이 수긍이 갈 만큼 이들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강한 록 음악을 들려주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잡음을 까는 노이즈 록, 규칙에서 자유로운 익스페리먼틀 록을 주로 행한다. 템포가 빠른 노래가 거의 없다. 경쾌함의 대명사인 디스코를 제목으로 정한 'Disco'에서도 장르의 성질에 반하는 무기력을 당당하게 행한다. 나른하고 심심해서 아무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을 때 감상하기에 좋다.


MSTRKRFT, 후련한 파워풀 일렉트로닉 사운드
기존에 있는 상호, 조직, 단체 등과 겹쳐 부득이하게 다른 이름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캐나다의 일렉트로닉 댄스음악 듀오 MSTRKRFT는 그러한 일을 차단하고자 애초에 모음을 빼 버렸다. 공구 브랜드 중에 "마스터크래프트(MasterCraft)"가 있었기에 혼돈을 피하려고 자음만 사용했으며, 똑같은 발음이라도 차별화되기 위해 "C"를 "K"로 바꿨다.

이들의 음악은 후련하다. 펑크 록 밴드에서 활동했던 이와 레코드 엔지니어를 담당했던 이가 결성한 그룹답게 강렬한 사운드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낸다. 1집 [The Looks]에서는 샘플링, 보코더 위주로 보컬을 간단히 마감한 곡이 많았지만 두 번째 앨범 [Fist Of God]은 John Legend, Ghostface Killah, Lil' Mo 등 객원 가수들을 대동해 보컬이 담긴 댄스음악으로 발전된 변화를 선보였다.


STRFKR, 음악이 정말 별과 그걸 하는 것 같아
본래 이름은 "Starfucker"로, 자음만을 쓴 명칭은 이벤트성으로 가끔씩 표기되는 정도다. 2007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결성된 STRFKR는 같은 해 첫 번째 EP [Starfucker]를 발표하면서 정식 데뷔했고 현재까지 네 편의 정규 음반을 출시했다. 짧지 않은 경력으로 인디 신에서는 꽤 유명하다.

이들이 음악팬들에게 존재를 각인한 이유는 단지 다년간의 활동 때문만은 아니다. 인디 록과 신스팝 사이를 오가는 아기자기하고 활기찬 음악으로 자신들만의 개성을 나타낸 덕분이기도 하다. 색깔로 치환한다면 형광색의 찬란한 향연이라고 할 만큼 경쾌하고 환하다. 장르로 록과 일렉트로니카 애호가들을 끌어당기고 스타일로 여성 음악팬들을 홀린다. (정규 앨범 음원 서비스가 되지 않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CHLLNGR, 야릇한 일렉트로니카를 하십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신으로 코펜하겐에서 음악을 하는 프로듀서 Steven Jess Borth II의 예명은 "도전자(challenger)"에서 나왔다. 2010년 이후 The XX의 'Islands', M.I.A.의 'Steppin Up' 등의 리믹스 트랙으로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2011년 데뷔 앨범 [Haven]을 발표하며 솔로 뮤지션으로 첫 도전을 감행했다. 안타깝게도 어느 나라 어느 차트에도 그의 노래는 비집고 들어서지 못해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그렇다고 100퍼센트 참패는 아니었다. 다수의 매체가 그의 작품에 호의적인 평가를 전했다. 다운템포를 기반으로 트립 합과 R&B의 요소를 섞은 야릇한 스타일은 꽤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싸늘하고 어둡지만 부드러움도 겸비한 특이한 음악으로 CHLLNGR는 본인만의 빛깔을 확실히 내고 있었다. 강력한 여림을 펼쳐 보였다.

나머지 내용 및 원문은 멜론-뮤직스토리-다중음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2193&startIndex=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