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를 불식하는 유쾌한 컴백, 지누션 '한 번 더 말해 줘' 보거나 듣기



짜깁기의 연속이다. 1집에 수록됐던 'Jinusean Bomb'의 훅을 시작으로 'Gasoline', '전화번호', 'A-Yo', 서태지와 아이들의 'Come Back Home'의 가사들이 스쳐 지나간다. 노래의 모델이자 주재료가 된 '말해 줘'의 가사도 어김없이 쓰였다. 하지만 이것들을 과용 없이 자연스럽게 배합해 재치 있는 표현으로 치환한다. 그 이상으로 사용했다면 과거에 기댄다는 감이 강하게 들었을 테지만 적당량의 알맞은 배치는 옛 기억을 가볍게 환기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선곡표','Scenario (피해망상 Pt. 2)' 등 노래와 영화 제목으로 이야기를 만든 타블로의 감각이 빛나는 부분이다.

편곡도 명석하다. '말해 줘'에 사용된 신시사이저와 비슷한 톤과 음의 소리를 살짝 재현하면서 디스코, 일렉트로 펑크를 접목해 복고 트렌드를 캐치한다. 토크박스 연주는 반주의 기조가 되는 고풍스러움을 곱절로 늘린다. 각 버스(verse)의 후반부에는 리듬을 추가해 속도감과 상승감을 내보인다. 이는 간주에서는 일렉트로 하우스의 느낌을 내기도 해 색다름까지 보강한다.

지누와 션이 한 버스에서 래핑을 번갈아 하는 것도 경쾌함을 더하는 요소다. 한 절을 한 멤버가 전담하지 않고 네 마디, 두 마니, 또는 한 마디씩 각자 파트를 주고받음으로써 노래에 생동감이 살아난다. 짧은 패스가 거듭되니 늘어질 새가 없다. 번들번들하게 들리는 지누, 약간은 탁하고 거친 션, 둘의 확실히 대비되는 음색도 짧은 구간을 나눠 갖는 래핑을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

11년 만에 신곡을 발표한다고 했을 때 많이 우려됐다. 발표 당시 큰 인기를 얻었고 [무한도전]을 통해서 여전히 많은 이가 좋아한다는 것을 검증한 '말해 줘'를 기초로 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내실을 등한시한 채 단순히 사람들의 관심과 추억에 호소하는 두 번째 버전을 심심치 않게 목도해서 걱정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 번 더 말해 줘'는 군걱정을 깬다. 향수를 가볍게 끌어오는 센스는 물론 신구 감성의 조화, 작품 자체의 견실함을 함께 갖췄다. 반가운 마음이 드는 컴백이다.



덧글

  • 히익 2015/04/16 02:42 # 삭제

    헐 진짜 구리네요

    90년대촌빨 광풍이 대단하긴 대단했네요 양사장이 용케 이런걸 내라고 허락한걸보니....
  • 우미얀모 2015/04/16 16:25 # 삭제

    재밌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 anchor 2015/04/17 09:56 #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께서 소중하게 작성해주신 이 게시글이 4월 17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 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4월 17일 줌에 게재된 회원님의 게시글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굿인데요~ 2015/04/17 10:05 # 삭제

    오옹~ 좋아요~ 재미나용~ 노래도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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