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원의 사과 방식은 잘못됐다 원고의 나열


사과에는 만고불변의 철칙이 있다. 바로 신속함과 정확함이다. 누군가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는 결코 시간이 약이 아니다. 피해 당사자가 언짢고 분하다는 생각을 덜하게끔 재빠르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좋다.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이 길어지면 골이 깊어지고 더 심한 마찰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또한 상대방이 느꼈을 안 좋은 감정을 나에게 적용하고 자신이 어떠한 면에서 실수를 범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 세세함에서 진심인지 아닌지를 엿볼 수 있다. 신속, 정확하게 사죄하면 웬만한 일은 무던히 넘어가게 돼 있다.

이태임과의 반말 및 욕설로 논란이 된 예원은 이 원칙을 방기했다. 예원은 이달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쓴 사과 편지를 찍어 올렸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난 지 무려 석 달이나 지났으니 오래 걸려도 너무 오래 걸렸다. 게다가 그동안 출연하던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하차하는 시점에 사과했다는 것은 이후 활동을 위한 이미지 정화를 염두에 둔 듯한 냄새를 풍긴다. 계속해서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치는 상황이었던 만큼 시청자들과의 껄끄럽지 않은 만남을 생각해서라도 일찍 잘못을 시인했어야 했다. 자그마치 3개월, 눈치를 봤다는 판단이 어쩔 수 없이 든다.

표현 역시 후련하지 않다. 예원은 편지에서 [우리 결혼했어요] 스태프들과 가상 부부로 짝을 이룬 헨리, 다음으로 시청자들을 언급하고 있다. 그녀의 행동으로 인해 프로그램 관련 기사에 비방글이 많이 달리긴 했지만 그녀가 가장 우선으로 미안함을 드러내야 할 대상은 다름 아닌 이태임이다. 이태임 역시 잘못했으나 예원은 본인의 공손하지 못한 행실 때문에 갈등을 빚은 이태임에게 먼저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 대상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니 잘된 사과로 보일 리 없다.

예원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명료하게 말하지도 않는다. '철없는 행동', '현명하지 못한 사회생활'이라고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고 만다. 장난하듯이, 후배로서 공손하지 못하게 행동한 부분에 대해서 꼼꼼하게 말했다면 자신의 잘못을 확실하게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편지에서 나타나는 어중간함은 마지못해 사과하는 것 같은 모양새다.

애초에 진심을 보여 줄 생각이었다면 이태임을 직접 찾아가 편지를 전달하는 것이 더 합당한 방법이다. 그리고 이태임이 사과를 받아들인다면 나중에 보도자료를 통해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 서로 이해하고 용서했다고 알리면 된다. 누구에게 먼저 사과해야 하는지도 판단을 못하는데 무슨 현명함을 바라겠는가. 편지를 써서 SNS에 찍어 올리는 건 생색내기 인증샷 정도로 여겨질 따름이다.

이 사건의 흐름에서 가장 답답한 것은 예원의 소속사다.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회사는 소속 연예인을 보호하고 잘되게끔 도와주는 것이 기본 임무다. 예원이 소속된 스타제국은 그녀를 감싸는 일에만 급급했다. 잘되는 것은 유명해지고 돈 많이 버는 성공만 의미하지 않는다. 연예인이기 이전에 인격체로서 바른 선택과 곧은 행동을 하는 것이 진정 잘된 모습이다. 어린 나이부터 오로지 춤, 노래, 연기에 몰두하는 탓에 인간관계, 사회생활에 대한 인식과 경험이 부족한 연예인들이 올바른 처신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도, 편달하는 것도 소속사가 필히 해야 할 업무다.

예원의 사과 방식은 조금도 좋지 못했다. 반드시 수반해야 할 방법을 갖추기 못해 건조하고 인위적이라는 의혹만 더 증대한다. 일련의 개운하지 못한 문제는 소속사 스타제국의 잘못도 크다. 둘 다 성심이 부족하고 지혜롭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