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위의 개 불특정 단상


일요일 밤, 윗집에 놀러 온 손녀의 미친 달음박질과 개 짖는 소리의 콤보 공격이 30분 넘게 이어져 짜증이 폭발할 지경이었다. 애가 이번에는 개까지 데리고 왔구나 했는데 가만히 들어 보니 개 짖는 소리는 바깥에서 나고 있더라. 빆에 나가서 주변을 살펴봤더니 옆 빌라 트럭에 개가 있었다.

트럭 주인 할아버지가 개를 키우는 건 본 적이 없다. 어디서 온지 모르는 이 조그만 개가 슈퍼 점프력을 발휘해 여기에 올라갔을 리는 없고, 그렇다면 누군가 데려다 놨을 것이다. 주인이 곧 올 수도 있을 테니 일단 옆에서 기다려 봤다. 물을 줬지만 안 먹고 낑낑댄다. 애가 계속 불안해해서 결국에는 그냥 땅에 내려 줬더니 열심히 킁킁거리면서 이 집, 저 집 훑어 다니다가 먼 골목 사이로 사라졌다.

확실히 우리 동네 개는 아니라는 얘기. 짖는 소리를 들은 것만도 몇 십 분이었으니 주인이 급한 볼일을 보고 오겠다고 그렇게 방치한 것은 아닌 듯하다. 그래도 버려진 게 아니길, 집에 무사히 잘 갔길 바란다.

덧글

  • 뇌를씻어내자 2015/07/21 17:06 #

    전 출장을 다니다 보니 가끔 고속도로 위에서 개장수 트럭을 볼 때가 있는데, 얼마 전에 본 애가 아직도 너무 마음을 아프게 해요. 한 마리가 실려 있었는데(한 마리일 뿐이니 제발 그런 게 아니길 바라지만) 자기한테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걸 아는지 우리에 계속 머리를 찧고 있더라고요. 정말 쫓아가서 훔쳐 달아나고 싶었어요.
  • 한동윤 2015/07/21 17:49 #

    아 생각만 해도 불쌍하네요. 자기도 지금 상황이 스트레스라서 그런 것일 텐데... 운명에 따라 안 좋은 삶을 사는 동물들을 보면 안쓰러워요 ㅠㅠ
  • 신난다 2015/07/21 23:00 #

    버려져서 주인오라고 짖어대다가 내려주니깐 주인 찾아간 듯
  • 한동윤 2015/07/22 10:46 #

    버림당했다면 불쌍하지만 어쨌든 주인을 만났으면 좋겠네요 ㅠㅠ
  • 가릉빈가 2015/07/22 13:48 # 삭제

    음... 요즘 세상이 무서우니 차라리 경찰이든 어떠한 공무원을 통해 처리하심이 안전했을듯.....
  • 한동윤 2015/07/22 14:47 #

    그런 건 생각 못했네요. 그런데 개가 제가 하자는 대로 말을 듣지 않았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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