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컷] 댓글들의 미친 단합력 가끔은 만화


배진수 작가가 일주일 내내 연재하는 네이버 웹툰 [하루 3컷] 220화(2015년 8월 7일 분)에서는 무더위에 대한 내용이 그려졌다. 올해 입추는 8월 8일, 절기상으로는 가을이 코앞인데도 무더위가 가시지 않으니 옛날에 정한 절기는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제목도 '조상님 왜 그러셨어요'다.

이날은 세 컷 안에 이야기를 깔끔하고 임팩트 있게 푸는 작품보다 댓글들의 어마어마한, 요즘 유행하는 말로 '미친' 단합이 장관이었다. 이용자들은 '지구온난화','오존', '이산화탄소' 등 자신의 닉네님을 살려 지금의 무더위는 자신들의 탓이라고 주장했다.

캡처한 댓글들 외에도 '여름 (junj****) - 왜 날봐!!!!!', '중국인 (0318****) - 요즘에는 제 영향이 크죠', '지구 (alcl****) - 난 언제 고쳐줘...', '대기가스 (dlrl****) - 이산화탄소야 미안' 등등이 베스트 댓글로 올라와 고온 현상의 원인과 그에 따른 문제점들을 밝히는 컨텍스트를 익살스럽게 연출했다. 개개인의 순간적인 기지와 다른 사용자들의 조직화된 추천이 이뤄낸 재미있는 풍경이다.

언젠가 한번 비슷한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다. 어떤 웹툰에서 독자들의 미움을 받을 만한 인물이 등장하자 그 인물과 같은 이름(닉네임)을 가진 독자들의 댓글이 전부 베스트 댓글이 된 상황이었다. 짧은 시간에 집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온라인상의 플래시몹이라 할 만하다.

이처럼 독자들의 댓글은 그들에게 일종의 놀이가 되기도 하며 이로써 만화의 재미를 배가하는 역할도 한다. 이 외에도 어떠한 현항에 대해 생각과 정보를 나누는 장이 되는 등 좋은 기능도 곧잘 한다.


현실은 언제나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아쉽다.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는 환쟁이 작가의 [악의는 없다] 8화(2015년 8월 13일 분) 작가의 말을 보면 "댓글창 너머에 사람 있습니다. 강풀 작가를 응원합니다."라는 말이 쓰여 있다.

지난 7월 말 만화가 강풀은 부친의 부고 소식을 전하며 웹툰 [무빙]의 휴재를 공지했다. 이에 한 네티즌이 돌아가신 분을 모욕하며 강풀을 비방하는 댓글을 남겼고 강풀은 그를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환쟁이 작가의 코멘트는 그 사건을 의미한다.

작품에 이어 부대의 재미를 생성하는 댓글도 있고, 보는 사람 눈살을 찌푸리게 하며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몰지각한 댓글도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하루 3컷]에서 이뤄진 재치 있는 향연을 보면 그와는 상반되는 댓글의 암울한 실태가 함께 눈에 밟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