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양군기획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었을 때, YG는 첫 컴필레이션을 내며 한국 힙합의 주축으로 성장할 것임을 천명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YG는 반론의 여지 없는 굴지의 엔터테인먼트사로 자리매김했다. 힙합을 내세웠던 이들은 힙합 외의 여러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한때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을 발굴하겠다며 YG Underground라는 산하 레이블을 만들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그 뒤로는 굳이 언더, 오버 가리지 않고 실력 좋은 가수,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선보이는 것에 전반적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때는 당연히 저항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상술도 아니었다. 센 음악 한다고 해서 모두 잘 팔리는 건 아니었으니까. 단순히 하드코어 흉내 내면서 폼 잡으려고 했던 것이지. 멋진 음악을 만들겠다는 포부는 있지만 그 뒤에 이렇다 할 사상성이나 자기들만의 줏대는 없었다.
다만 그때 'YG Bouce'에서 했던 비판이 십수 년이 지난 지금 YG 엔터테인먼트의 모습과 모순되는 것이 기묘하다. "아직 갖추지 못한 노래 실력으로 얼굴 팔아 거저먹겠다는 태도 남의 걸 갖다 베끼고도 니가 최고가 되고 (모두가 네게 속았지)" 미래의 내 얼굴에 침 뱉기랄까.
덧글
상마인드의 Bros 같은 적절한 대중성이 더 낫지 싶더군요.
(물론 지금 이상민은 또르르...)
주인장께서 본문에 딱 밝혀놨네요
"단순히 하드코어 흉내 내면서 폼 잡으려고 했던 것이지. 멋진 음악을 만들겠다는 포부는 있지만 그 뒤에 이렇다 할 사상성이나 자기들만의 줏대는 없었다." 라는말로 '상술' 이라고 쓰셨네요. 앞의 두 문장으로 그걸 가리려 하셨지만 당시 Y.G의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망하지 않는' 것을 알고 한 '상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