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저항이었을까, 상술이었을까? 그밖의 음악

1999년 여름 음반 제작자로 승승장구하던 양현석이 와이지 패밀리(YG Family)로 앨범 [Famillenium]을 출시했을 때 나온 동아일보 기사(1999년 8월 16일 자)다. 이때 앨범에 수록된 많은 노래가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고 타이틀곡 '우리는 Y.G. Family'는 매춘, 노부모를 방치하는 패륜아적 행동, 마약에 대해서 언급하는 등 사회문제를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이에 대해 기사는 YG의 이런 모습이 힙합의 한 면인 저항이라기보다 상술에 가깝다는 주장에 무게를 둔다.

아직 양군기획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었을 때, YG는 첫 컴필레이션을 내며 한국 힙합의 주축으로 성장할 것임을 천명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YG는 반론의 여지 없는 굴지의 엔터테인먼트사로 자리매김했다. 힙합을 내세웠던 이들은 힙합 외의 여러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한때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을 발굴하겠다며 YG Underground라는 산하 레이블을 만들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그 뒤로는 굳이 언더, 오버 가리지 않고 실력 좋은 가수,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선보이는 것에 전반적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때는 당연히 저항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상술도 아니었다. 센 음악 한다고 해서 모두 잘 팔리는 건 아니었으니까. 단순히 하드코어 흉내 내면서 폼 잡으려고 했던 것이지. 멋진 음악을 만들겠다는 포부는 있지만 그 뒤에 이렇다 할 사상성이나 자기들만의 줏대는 없었다.

다만 그때 'YG Bouce'에서 했던 비판이 십수 년이 지난 지금 YG 엔터테인먼트의 모습과 모순되는 것이 기묘하다. "아직 갖추지 못한 노래 실력으로 얼굴 팔아 거저먹겠다는 태도 남의 걸 갖다 베끼고도 니가 최고가 되고 (모두가 네게 속았지)" 미래의 내 얼굴에 침 뱉기랄까.


덧글

  • 슈3花 2015/08/21 15:39 #

    당시에 그냥 '후까시'를 잡는다고 생각했어요. 본질은 모르고 그냥 수박 겉핥기식 비판이었지요. 깔만한 것을 까서 대중들의 공감을 얻으려는.. 표현도 과격하게 해서 폭력성을 드러내며 양군기획의 이미지를 확립하려는 듯한.. 당시에 저도 개뿔도 몰랐지만 느닷없는 그들의 행보에 거부감이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 작두도령 2015/08/21 17:11 #

    차라리 이때 양군기획의 깊이 없는 YG Family '후까시'보다는
    상마인드의 Bros 같은 적절한 대중성이 더 낫지 싶더군요.
    (물론 지금 이상민은 또르르...)
  • 홍차도둑 2015/08/22 12:48 #

    상술이죠.

    주인장께서 본문에 딱 밝혀놨네요
    "단순히 하드코어 흉내 내면서 폼 잡으려고 했던 것이지. 멋진 음악을 만들겠다는 포부는 있지만 그 뒤에 이렇다 할 사상성이나 자기들만의 줏대는 없었다." 라는말로 '상술' 이라고 쓰셨네요. 앞의 두 문장으로 그걸 가리려 하셨지만 당시 Y.G의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망하지 않는' 것을 알고 한 '상술'이죠.

  • 2015/10/27 14:3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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