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벨리에] 감동과 온기를 전하는 OST의 힘 원고의 나열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La Famille Belier)]는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을 담아낸다. 고등학생 폴라의 부모님과 남동생은 선천적 청각장애인으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다. 이 때문에 폴라는 가족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대변인 역할을 해 왔다. 가족의 장애를 홀로 감당하고 있음에도 그녀는 낙천적이고 밝다. 그러던 어느 날 좋아하는 남학생이 속한 합창 동아리에 가입해 지도 선생님으로부터 노래 실력을 인정받는다. 선생님은 폴라가 음대에 지원할 수 있도록 돕지만 가족 곁을 떠나야 하는 것이 걸림돌이다. 처음에는 폴라의 꿈을 반대하지만 궁극에는 딸의 생각을 알아주고 찬성한다. 역시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

가족들의 대화가 수화로 이뤄지는 탓에 거의 모든 대사는 폴라에게 집중된다. 이 외에 친구나 다른 등장인물과 나누는 이야기가 영화의 특수한 사정에서 비롯되는 소리의 공백을 메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휑한 감이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는다. 이와 같은 영화의 안타까운 조용함은 음악에 의해 유쾌하게 해소된다. [미라클 벨리에] 역시 기존에 출시됐거나 영화를 위해 맞춤 제작된 노래들, 또는 필름 스코어가 군데군데 영상을 꾸미지만 이들이 필수 마감재처럼 사용된다는 점에서 보통의 영화들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의 음악감독은 러시아 출신의 작곡가 예브게니 갈퍼린(Evgueni Galperine)과 사샤 갈퍼린(Sacha Galperine) 형제가 맡았다. 이들의 곡은 발랄하지만 은은하며, 때로는 차분하면서도 온화하다. 메인 테마곡 'La famille Bélier'(벨리에 가족)는 딸각거리는 리듬 위에 바이올린과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맞물려 과하지 않게 가뿐함을 어필한다. 'Une pépite dans le gosier'(천상의 목소리)는 맑은 타악기 연주로 선선하게 들리고, 'Paris'(파리)는 현악기에 무게를 두면서 오밀조밀하게 리듬을 구성해 침착하게 속도감을 낸다. 'Romance'(로맨스)는 단조의 음계, 저음의 현악기로 낮은 채도를 내보이지만 벨 소리 같은 음색의 키보드 반주를 실어 고운 느낌도 함께 전한다. 이들 곡은 장난기와 판타지의 오묘함이 공존해 무척 이채롭게 느껴진다.


사운드트랙은 배우와 다른 가수의 노래로도 즐겁다. 합창 동아리에 가입해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La maladie d'Amour'(사랑의 열병)는 3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오페라 합창단 메트리즈 데 오드센(Maîtrise des Hauts-de-Seine)이 아름답게 표현했다. 폴라를 연기한 루안 에머라(Louane Emera)의 보컬도 훌륭하다. 그녀는 'Je vais t'aimer'(당신을 사랑할 거예요)와 'Je vole'(비상)에서 호흡과 강약을 능숙하게 조절함으로써 처연한 감정을 실감 나게 표출하고 있다. 지도 선생님이 폴라의 가창력을 발견하게 되는 'La java de Broadway'(브로드웨이의 파티)는 경쾌한 빅 밴드 편곡과 풍성한 하모니로 절로 발장단을 치게 만든다. 합창단 활동에서 부르게 되는 프랑스 국민 가수 미셸 사르두(Michel Sardou)의 노래들은 영화가 내는 따스하고 밝은 기운을 증대한다.

폴라가 음대 진학을 꿈꾸면서 갈등이 자리하게 되지만 이는 궁극에는 서로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고 관계를 단단하게 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미라클 벨리에]는 가족애, 구성원들에 대한 이해심을 곱씹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사랑스러운 스코어, 화사한 합창과 분위기 있는 독창을 겸한 사운드트랙은 영화를 더욱 즐겁게 만든다. 음악과 노래들 덕에 이야기의 흐름과 감동도 산다.

201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