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으로 돌아오는 팝의 기린아들 원고의 나열

그들이 온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음악으로 상업적 성공과 매체의 호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걸출한 인물들이 몰려온다. 음악계에 그런 흐름이 없던 적이 없지만 올가을에는 2집 출시가 집중될 예정이다. 얼터너티브 R&B 유행의 중심축 The Weeknd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한 신스팝 밴드 Chvrches, 드럼 앤드 베이스의 인기를 복구한 Rudimental, 소울풀한 하우스 음악을 들려주는 Disclosure 등 데뷔 때 큰 관심을 받았던 특급 신인들이 일제히 두 번째 앨범 발매를 앞둔 상태다. 이들이 소포모어 징크스 없이 성공을 이어 갈 수 있을지도 흥미를 자극한다.


Chvrches | 바삭바삭, 오묘한 전자음의 연타
통통 튀는 음악, 프론트우먼 로렌 메이베리(Lauren Mayberry)의 신비감 충만한 음성으로 큰 사랑을 받은 신스팝 리바이벌의 선두 주자 처치스(Chvrches)는 오는 9월 25일 새 앨범 [Every Open Eye]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5월 그룹의 SNS에 멤버들이 함께 나온 사진을 올리며 5개월 동안의 작업을 마무리했다며 자축 및 홍보 메시지를 전했다. 세 멤버가 집중해서 에너지를 쏟은 덕에 비교적 빨리 새 앨범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지난달에 출시한 'Leave A Trace'와 이번 달에 낸 'Never Ending Circles', 사실상 앨범의 리드 싱글이었던 'Get Away' 등을 통해서 그룹의 노선이 확고함을 확인하게 된다. 발랄하지만 때로는 무겁고, 전반적으로 몽롱한 기운을 띠는 신스팝이 계속될 예정이다. 또한 명쾌한 신시사이저 루프, 귓가에 쏙 들어오는 깔끔한 멜로디 등 그룹의 강점도 변함없다. 데뷔 때와 같은 온도의 호응을 이끌어 낼 듯하다.


The 1975 | 핑크로 예고된 경쾌함
2002년부터 연주를 해 왔으니 활동 연식은 꽤 되지만 데뷔 앨범은 2013년에 내서 신인으로 분류되는 영국의 4인조 록 밴드 The 1975도 새 앨범 제작 소식을 알렸다. 그룹의 리드 싱어이자 기타리스트인 매슈 힐리(Matthew Healy)는 지난 6월 초 자신의 SNS에 본인들의 로고를 분홍색 네온등으로 장식한 사진을 게재했다. 같은 방식으로 흑과 백으로 표현했던 1집 [The 1975]의 커버를 분홍색으로 나타낸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 외에 별다른 신보 소식은 나오지 않는 상태다.

2014년 그룹은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2011년 영화 "드라이브"의 리스코어(Re-score, 본인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위해 만든 헌정 개념의 사운드트랙) 프로젝트로 신곡 'Medicine'을 발표했다. 1집에서는 밝고 흥겨운 팝 록을 주로 들려줬던 이들이 'Medicine'에서 잔잔한 드림 팝을 하니 의외였다. 하지만 이것은 영화를 바탕에 두고 만든 것이니 이후 나올 2집의 방향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

분홍색으로 표현한 앨범 커버에서 The 1975가 또 어떤 쾌활함을 보여 줄지 약간은 그림이 나온다.


The Weeknd | 얼터너티브 R&B 프린스의 귀환
모든 준비는 끝났다. 진작 여러 신곡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인 R&B 뮤지션 위켄드(The Weeknd)의 두 번째 정규 앨범 [Beauty Behind The Madness]는 이달 28일 출시된다. 그동안 싱글 커트한 'The Hills', 'Can't Feel My Face'를 통해 그는 특유의 음울하고 희미한 정서의 음악이 이어질 것임을 밝혀 왔다. 하지만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사운드트랙이기도 했던 'Earned It'에서는 전통 팝 골격을 나타낸 터라 변신의 여지도 있다.

데뷔 때부터 그는 대체로 유명하지 않은 프로듀서 몇 명과 작업해 왔다. 그러나 이번 크레디트에는 Max Martin, Kanye West 같은 거목들의 이름이 보여 놀랍다. 이들과의 작업이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발현될지 궁금하다. 게다가 이번에는 전작들보다 피처링도 늘어났다. Lana Del Rey('Prisoner')는 음악적 감성의 교집합이 있다고 쳐도 Ed Sheeran('Dark Times')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니 이 둘이 어떤 어울림을 만들어 낼지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Gabrielle Aplin | 오빠둘앙 내가 변신 좀 했엉~
유튜브에 Katy Perry의 'Teenage Dream', Cee Lo Green의 'Forget You' 같은 히트곡 커버 영상을 올려 인지도를 높인 영국 싱어송라이터 가브리엘 애플린(Gabrielle Aplin)은 5월부터 신곡들을 부지런히 공개하면서 주의를 끌고 있다. 1집 수록곡 'Panic Cord'가 국내 광고에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은 존재를 알린 터라 그녀의 두 번째 앨범 소식을 반갑게 여길 음악팬도 있을 듯하다.

Gabrielle Aplin의 강점은 무엇보다 포근하고 고운 음악을 한다는 점이다. 포크, 팝을 주메뉴로 선보이는 그녀는 듣는 이의 마음을 살며시 흔드는 멜로디를 쓸 줄 안다. 여기에 어쿠스틱 악기로 이뤄진 반주가 따스한 기운을 보충한다. 노래에서 다소곳한 소녀의 모습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번에는 흥미로운 변화가 기다린다. 지금까지 공개한 노래들에서는 본래의 포크 향취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Light Up The Dark'는 고음을 아끼지 않는 록이고, 'Heavy Heart'는 고혹적인 태도를 내는 블루지한 팝, 'Sweet Nothing'은 명랑함이 한가득 배어나는 팝 록이다. 차분히 공상하는 소녀가 아닌 대담한 숙녀로 변신을 작정했다. 화끈한 변화가 두 번째 앨범 [Light Up The Dark]의 별미로 다가온다.


Disclosure | 소울풀한 댄스음악의 역습이 재개된다
2013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 [Settle]로 시대를 거스른 하우스, UK 거라지의 유행을 연출한 영국의 형제 듀오 디스클로저(Disclosure)의 두 번째 앨범 [Caracal]은 9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그룹은 지난 5월부터 'Bang That', 'Holding On', 'Omen' 등의 신곡을 차례차례 출품하면서 컴백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이번에도 Sam Smith, Gregory Porter, Kwabs 등 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가수들을 섭외해 소울풀한 댄스음악을 선사하고 있지만 데뷔 때에 비해 차트 성적은 좋지 못하다. Sam Smith가 부른 'Omen' 말고는 자국에서 히트한 노래가 없다. 이마저도 Sam Smith의 인지도에 힘을 입은 것 같아 다소 불안하다. 많은 매체로부터 호의적인 평을 들었으며 2014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후보에 오르면서 급상승했던 이들의 인기가 금세 소잔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그러나 뚜껑이 다 열린 것은 아니다. Miguel, Lorde, Lion Babe가 참여한 노래들이 아직 남았다. 더욱이 곡들은 차트 순위가 아쉬울 뿐 단단한 매무새는 여전하니 음악적으로는 전작과 다름없이 흡족할 것이라 예상한다.


Sky Ferreira | 더 강한 음악을 들려줄 테야
반라의 앨범 커버로 남성들의 시선을 붙잡았던 미국 싱어송라이터 스카이 페레이라(Sky Ferreira)도 올해 두 번째 앨범을 낸다. 아니, 낸다고 했다. SNS를 통해 신보를 작업하고 있다는 소식을 간간이 전했지만 올해 안에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

2집의 제목은 [Masochism]으로, 2013년 발표한 데뷔 앨범 [Night Time, My Time]을 작업했던 프로듀서들과 다시금 팀을 이뤘다. 또한 제목에서 느껴지듯 공격적인 사운드를 지닌 작품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1집에서 그런지('Nobody Asked Me (If I Was Okay)')와 뉴웨이브('Love In Stereo') 등을 아우르며 센 음악을 들려줬는데 더 강한 소리를 찾고 있다니 어마어마한 작품이 예상된다.

최근 Sky Ferreira는 "엘비스 & 닉슨", "트러스트"의 영화 촬영을 마쳤다. B급,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던 그녀는 이제 메이저 배우로 거듭나는 단계에 있다. 내년에는 음악계와 영화계에서 동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녀를 목격하게 될지도.


Rudimental | 비트는 강하게, 멜로디는 부드럽게
2013년에 출시한 데뷔 앨범에서 'Feel The Love', 'Not Giving In', 'Waiting All Night' 등 다섯 편의 히트곡을 쏟아 냈고, 2014년 "브릿 어워드"에서 "올해의 영국 싱글"을 수상함으로써 단숨에 스타 대열에 든 드럼 앤드 베이스 밴드 루디멘탈(Rudimental)도 오는 9월 2집 [We The Generation]으로 신에 복귀한다.

젊은 싱어송라이터들이 객원 보컬로 참여했던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 역시 Dizzee Rascal, MNEK, Ella Eyre 등 영국의 젊은 피들이 보컬을 맡아 다채로움을 충족한다. Rudimental이 드럼 앤드 베이스를 함에도 객원 가수들의 컬러와 독자적인 표현력이 더해지는 덕분에 소울이나 팝 느낌까지 낸다. 마니아 장르지만 듣기가 그리 까다롭지 않은 것이 Rudimental의 장점. 다이내믹한 반주와 순한 보컬의 두 번째 융화가 곧 베일을 벗는다.


London Grammar | 일단 기다려 보긴 할게요
프론트우먼 해나 리드(Hannah Reid)가 모델 느낌 물씬 나는 몸매와 얼굴을 소유한 덕에 인기가 상승한 영국 혼성 트리오 런던 그래머(London Grammar)도 두 번째 앨범을 낸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는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 올해 3월 그룹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새로운 노래를 좀 갖고 있다. 사실 꽤 많이 갖고 있다."면서 작업에 대해 언급했다. 여기에 더해 "(2집은) (영화) "포카혼타스"와 (밴드) Fleetwood Mac을 교배한 음악이 될 것이다"라는 농담 섞인 말을 추가했다. 이걸 그대로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신보 제작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지금까지의 말만 들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2013년 데뷔 앨범 [If You Wait]에서 마치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몽롱한 편곡과 애잔한 멜로디로 매력적인 그룹이라는 것은 증명했으니 차기작에 대한 믿음이 당연히 간다. 2집에서도 거부할 수 없는 매혹을 발산해 주길 희망한다.

멜론-뮤직스토리-다중음격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2764&expose=true


덧글

  •  sG  2015/09/03 23:06 #

    다 나름대로 기대에 메릿이 있는 아티스트들이긴 한데... 솔직히 스카이 페레라가 가장 기대가 안 되고, 더 위켄드는 매우 몹시 기대가 되네요.
  • 한동윤 2015/09/04 09:50 #

    위켄드는 벌써 앨범 나왔어요~ :)
  • toddler 2015/09/06 13:04 #

    Leave A Trace는 좋게 들었는데, Never Ending Circles은 참 별로였던 기억이 나네요ㅠㅎㅎ
  • 한동윤 2015/09/07 10:07 #

    ㅎㅎ 다음은 마음에 드실 만한 곡이기를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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