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도 부전자전, 음악계의 직계 혈통들 원고의 나열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은 진리에 가깝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피는 기본적으로 생김새와 성격의 유사를 이뤄 낸다. 나아가서는 재능의 재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특히 연예계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9월 10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에서 Ice Cube 역을 맡은 그의 친아들 O'Shea Jackson, Jr.를 보면 혈육 관계의 숨길 수 없는 긴밀함을 통감하게 된다. O'Shea Jackson, Jr.는 아버지의 젊은 시절과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이 랩을 해 보는 내내 놀랍다. 이외에도 부모님의 기질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가수 활동을 하는 아들딸들이 많다. 피는 못 속이는 가수 부모-자녀를 소개한다.


Will Smith-Jaden-Willow | 힙합 패밀리입니다
현재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로 명성이 높지만 Will Smith는 힙합 듀오 DJ Jazzy Jeff & The Fresh Prince로 19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음악계를 신 나게 누볐다. 그뿐인가, 1997년에 발표한 첫 솔로 앨범은 다수의 히트곡을 배출하며 2000년 당시 미국에서만 9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재치 있는 표현력, 탄력적인 플로, 대중성을 두루 갖춘 훌륭한 래퍼였다.

연기와 래핑 다 되는 아버지의 재능은 두 자녀가 사이좋게 골고루 물려받았다. 영화 "행복을 찾아서", "애프터 어스"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오빠 Jaden Smith가 2012년 첫 믹스테이프를 발표하며 래퍼로 출사표를 던졌다. 2007년 영화 "나는 전설이다"를 통해 배우 생활을 시작한 동생 Willow Smith도 2010년 'Whip My Hair'를 출시함으로써 음악계에도 뛰어들었다.

빌보드 싱글 차트 11위까지 오른 데뷔곡 이후 히트곡은 안 나오는 Willow Smith지만 1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직접 곡을 쓰고 PBR&B 등을 시도해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Ice Cube-Jackson, Jr. | 딱 봐도 같은 혈통
갱스터 랩의 확산을 주도한 힙합 그룹 N.W.A의 메인 래퍼였으며 현재는 가수보다는 연기자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Ice Cube의 아들 O'Shea Jackson, Jr.도 래퍼이자 배우로 경력을 쌓고 있다. N.W.A의 전기 영화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이 그의 스크린 데뷔작. 아버지를 쏙 빼닮은 붕어빵 외모 덕분에 몰입감이 배가된다. 아버지가 2010년에 낸 [I Am The West] 앨범 중 'Y'all Know How I Am' 등에 참여했으며, 2012년 첫 믹스테이프를 출시해 래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Ice Cube의 후광이 있긴 하지만 랩도 곧잘 하니 음악팬들의 지지를 수월하게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나 조심해야 할 게 있다면 아버지처럼 한국인 욕하는 노래를 내지 않는 것.


전영록-보람-아람 | 딸들도 아빠처럼 히트곡 많아지길
전영록은 '종이학',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불티',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 봐' 등으로 1980년대 최고의 스타 대열에 들었다. 뿔테 안경과 보잉 선글라스, 청재킷을 주로 착용하며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내비쳤지만 이은하의 '돌이키지 마', 김지애의 '얄미운 사람', 양수경의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등을 작곡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도 성숙한 면모를 구축했다.

전영록의 딸들 전보람과 전우람은 각각 걸 그룹 티아라와 디유닛으로 데뷔해 끼를 펼치고 있다. 다만 전보람은 그룹 내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N분의 1 역할에 머물고, 디유닛은 이렇다 할 인기곡 없이 활동을 쉬고 있다는 사실이 다소 아쉽다. 그래도 할아버지, 할머니-아버지, 어머니-손녀들로 이어지는 연예인 패밀리 계보는 신기하고 역사적인 일이다.


Elvis Presley-Lisa Marie | 아빠와 배우자의 그늘에 가려
"태어나 보니 아빠가 ○○더라" 이런 농담에 주인공으로 더없이 적합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여성 록 뮤지션 Lisa Marie Presley가 세상에 나올 때 그녀를 맞아 준 이는 대중음악에 뚜렷한 획을 그은 로큰롤 대스타 Elvis Presley였다. 물론 아버지가 그렇게 훌륭한 분이라는 건 머리가 크면서 알게 됐겠지만.

뮤지션을 부모로 둔 음악가들은 대부분 유아 때부터 악기를 연주하고 어린 나이에 데뷔가 이뤄진다. 하지만 Lisa Marie Presley는 35세에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음악을 하겠다는 뜻이 없었거나 대기만성 유형이거나. 늦은 나이에 음악계에 뛰어들었지만 작곡 능력과 박력 있는 가창을 전달해 보여 매체로부터 호의적인 평을 받았다. 2005년, 2012년 두 장의 앨범을 더 냈으나 아쉽게도 히트한 노래는 없었다.

음악으로 대중의 이목을 잡지 못해서일까. Lisa Marie는 가수 활동보다는 가족 관계 이력이 이야깃거리가 된다. Elvis Presley의 딸이란 사실은 당연히 기본, Michael Jackson의 첫 번째 아내, Nicolas Cage와 한때 부부 등의 사실이 그녀를 따라다닌다. 이 둘을 포함해 결혼을 네 번 했다는 것도.


Bob Dylan-Jakob | 음유시인 부자들, 감성이 부자야
이 부자지간은 뚜렷한 존재감과 근사한 작품으로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Bob Dylan은 지금도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 오며 명실상부한 포크 음악의 대명사로 등극했으며, Jakob Dylan은 록 밴드 The Wallflowers와 솔로 활동으로 젊은 음악팬들과 끈끈한 감성의 유대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히트곡 수나 매체의 열화와 같은 찬사, 세간의 평가를 본다면 아버지에 비해 Jakob Dylan이 한참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깊이 있는 노랫말로 듬직하고도 강고한 음악 세계를 표출하는 행보는 아버지와 견줄 만하다. 또한 홀로 기타를 연주하면서 허스키한 목소리를 뽐낼 때면 그 옛날 Bob Dylan을 마주하는 듯한 기분도 든다.


소명-소유미 | 트로트로 부녀 관계 끈끈하게
젊은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빠이 빠이야'를 부른 트로트 가수 소명. 그의 딸 소유미도 트로트 가수로 직종을 승계했다. 소유미는 2013년 4인조 걸 그룹 키스 & 크라이로 데뷔했다. 이때는 당연히 여느 걸 그룹들과 마찬가지로 팝, 댄스음악을 했다. 2014년 '도미노 게임', '나쁜 여자' 등을 발표하면서 활동을 이어 오다가 올해 4월 일렉트로니카 성향이 가미된 '흔들어 주세요'를 출시하며 트로트 가수로 변신했다. 또한 아버지의 히트곡 '빠이 빠이야'를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소유미는 완전히 트로트로 전향한 것은 아니다. 지난 7월에는 KBS 일일 드라마 "가족을 지켜라" OST '못 가'를 냈는데, 이 노래는 전형적인 발라드다. 보컬에 약간은 뽕끼가 묻어나긴 하지만 트로트를 부를 때의 통통 튀는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차분함을 보인다.


Beach Wilson Mamas Philips | 초우량 합체 딸들
1990년대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여성 트리오 Wilson Phillips는 프로필부터 특별했다. 1960년대를 풍미한 초특급 밴드 The Beach Boys와 The Mamas & The Papas의 딸들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Carnie Wilson과 Wendy Wilson은 The Beach Boys의 음악감독 역할을 했던 Brian Wilson의 딸들, Chynna Phillips는 The Mamas & The Papas의 John Phillips와 Michelle Phillips가 낳은 딸이다.

부모님들의 명성도 무시 못하지만 이들은 모두가 작사, 작곡을 담당하고 준수한 가창력을 선보임으로써 젊은 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중적인 멜로디, 아름다운 하모니를 앞세워 'Hold On', 'Release Me', 'You're In Love' 등 다수의 노래를 각국 음악 차트 상위권에 안착시켰다.

하지만 출신이 분명하게 갈리고 한 명은 팀 내에 형제가 없어서 불균형을 이룬 탓이었을까, 이들은 1992년 두 번째 앨범을 낸 뒤 해체하게 된다. 2004년 재결합해 3집을 출시한 그룹은 이내 다시 흩어졌다. 2010년 2차 재결합에 성공해 음반 활동을 하고 있지만 추억 만들기 이상의 효과는 내지 못하는 형국이다.


Marley-Marley-Marley | 말리가 말리면 말리지예~
빌보드 싱글 차트 100위 안에 든 노래는 1976년에 낸 'Roots, Rock, Reggae'가 유일하다. Bob Marley에게 히트곡이라 칭할 만한 노래는 없다. 하지만 불건전한 체제에 반대하거나 소수 민족, 소외 계층에게 자긍심과 힘을 불어넣는 메시지를 표출함으로써 대중과 의식 있는 뮤지션들의 칭송을 받았다. 또한 'No Woman, No Cry', 'Redemption Song' 등이 꾸준히 커버되며 레게의 살아 있는 전설로 남았다.

그의 아들 Ziggy Marley도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음악에 정치사회적 문제를 녹여내고 있으며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활동도 벌이는 중이다. 작품의 상업적인 성적이 아버지만큼 저조한 사실은 안타깝다. 또 다른 아들 Damian Marley는 차트 성적이 형 Ziggy보다 조금은 낫다. 또한 Gwen Stefani, Nas, Skrillex 등 유명 뮤지션들과 협업해 대중적 인지도도 높다.

Ziggy의 동생, Damian의 형 Stephen Marley도 레게 싱어송라이터다. 세 형제는 "그래미 어워드"의 "최우수 레게 앨범" 부문을 돌아가며 수상하고 있다. Marley家의 레게 파워는 앞으로도 길게 이어질 전망이다.

멜론-뮤직스토리-다중음격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2814&startIndex=0


덧글

  • 동사서독 2015/09/21 18:33 #

    김희애씨가 부른 '나를 잊지 말아요'도 전영록씨가 작곡했었죠.
    이상벽, 양인자, 하광훈 등과 함께 서태지와 아이들을 평가했던 그때 그 주말 저녁 MBC 특종 TV연예 이후 젊은 팬층들로부터 한동안 꼰대 취급 받게 된 것이 아쉽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오빠팬들을 몰고다니던 80년대 젊은 오빠였었는데 서태지와 아이들 위주로 가요계의 패러다임이 변해버렸고 그 흐름에서 전영록이 완전히 밀려나버린 것이 기억납니다.
    뮤지컬 배우로도 인기가 대단한 조승우씨의 아버지도 가수 출신, 드람하이, 해품달, 별그대에서 노래 실력을 발휘했던 김수현도 가수? 출신이라고 하니 음악적 재능은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가 봅니다.
  • 한동윤 2015/09/22 11:34 #

    뭔가 빼놓은 감이 있었는데 김희애 씨 노래를 깜빡했네요 ^^;
    특종 연예는 서태지와 아이들 때문에도 그렇고, 당시 평가 위원들이 랩 댄스음악에 대해 대체로 낮게 평가해서 더 꼰대 같다는 인식을 불러일으킨 것 같아요.
    전영록 씨도 한때 스크린 장악까지 넘봤던 스타였는데... 변화는 어쩔 수 없겠죠.
  • yangddo 2015/09/21 21:25 # 삭제

    밥말리 손자들도 음악계에 뛰어든 모습까지보면 흐르는 피 또는 끼가 무서운것같아요
  • 한동윤 2015/09/22 11:35 #

    재능이든 인성이든 정말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선천적인 게 있는 듯해요~
  • anchor 2015/09/23 09:53 #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께서 소중하게 작성해주신 이 게시글이 9월 23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 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9월 23일 줌에 게재된 회원님의 게시글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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