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밴드 3] 첫 방송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그밖의 음악


1. 장미여관이 심사위원, 코치라서 당혹스러웠다. 정규 앨범 단 한 장, 본인들도 사실상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처지다. 나서서 누굴 평가하고 가르쳐 줄 위치가 아님에도 심사위원으로 추대되다니 새삼 인기의 위력을 실감한다. 1등만을 기억하는 이 추악한 한국에서 8강에서 탈락한 신인급의 뮤지션이 승자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는 괴상한 현실을 목격했다. (5분 가까이 차지한 오프닝은 오버)

2. 톡식, 음악 잘한다. 피아, 두말하면 입 아프다. 하지만 진지한 음악은 많은 사람이 사랑해 주지 않는다. 지난 시즌에서 우승자들이지만 인지도는 장미여관이 짱이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하려면 재미있고 봐야 한다.

3. 윤일상이 심사위원, 코치라는 점도 당혹스러웠다. 밴드를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프로듀서로서 큰 그림을 구상하는 능력은 출중하니 참가자들에게 괜찮은 멘토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그런 능력은 이런 라이브 무대보다는 스튜디오 안에서 더 빛날 텐데 방송에서 얼마나 자기만의 특화된 역할을 발휘할지 궁금하다.

4. [탑밴드]를 통해 '이름난' 록(혹은 밴드) 전문 프로듀서가 없는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현실을 다시 한 번 보게 된다.

5. 수많은 참가자 중 완전히 편집되지 않고 방송에 나온 밴드들은 익히 아는 밴드들. 역시 음반이나 공연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실력자들이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음악을 들어 봤던 밴드들만 나오니 설렘과 흥분은 안 들더라.

6. 방송 시간대가 토요일 오전 11시 30분이다. 시청자 타깃을 어떤 층으로 잡은 건지 궁금하다. 불타는 금요일 보내고 짬뽕 먹으면서 해장할 사람들을 위한 눈요기로 기획한 건가. 방송 시간이 정말 애매하다. 주말 황금 시간대는 불가능하더라도 밤에 방송해야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표면적으로라도 비교가 될 텐데, 아침도 낮도 아닌 애매한 시간에 편성이 되다니. 겨우겨우 끼어든 모양새 때문에 초라하게 느껴진다.

7. 전에도 그렇고 이번 시즌 사회를 맡은 정지원 아나운서도 의상이 그리 평범하지 않다. 밴드들의 쇼라고 사회자도 '로커'스럽게 옷을 입혔지만 억지로 티를 내려는 것 같아 부담스럽고 불편하다. 80년대 헤어메탈이나 그런 옷 즐겨 입었지, 프로그램 제작진은 록 음악을 한다고 해서 부츠, 가죽 옷을 걸쳐야 한다는 고정관념부터 일단 탈피해야 할 듯하다.

8.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해졌고 한때는 나름대로 이름 있는 기획사에도 있었던 조문근이 끊임없이 자기 음악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정말 멋있게 느껴진다. 안정감은 떨어질지 몰라도 그에게서 바람직한 미완을 발견한다.

덧글

  • 몽고메리 2015/10/04 21:50 #

    아직 보진 못했습니다... 다만...

    1. 저도 그들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는게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실력자체는 의심하지 않기에 그냥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3. 개인적으로 윤일상이라는 분의 프로듀서로의 역량을 크게 인정하는 편은 아니지만... 역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

    4. 매우 공감합니다. 비주류일지언정 그 분야의 전문가는 있기 마련인데 어쩐지 이름을 떠올리려해도 확실하게 떠오로는 이름이 없단 생각입니다.

    6. 아마도 시즌 2에서 완전히 망해버렸던 탑밴드를 부활시키기위해선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던것 같습니다. 팟캐스트에서 박근홍씨의 탑밴드관련 대담을 들어보니 시간편성이 아주 불리할 수 밖에 없었던것 같습니다.

    7. 공감합니다. 스테레오타입이란게 참 무서운 것 같습니다. 언제적 이미지를 아직도... ㅠㅠ

    오늘 내일해서 시간내서 봐야겠습니다. ㅎㅎ
  • 한동윤 2015/10/05 09:50 #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죠? :)
    1,3. 코치 역할에 대해 의아하긴 하지만 어쨌든 좋은 화합력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4. 록 음악이 방송에도 많이 나오던 시절에도 유명한 록 프로듀서는 없었으니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힌 일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6. 방송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로 생각해 이런 간부님의 소리가 들리는 느낌이에요.
    7. 큰 구멍 낸 망사 스타킹을 안 신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요? ㅠㅠ
  • 글 잘읽었습니다 2015/10/05 04:10 # 삭제

    글쎄요 장미여관이란 팀으로만 1집이지요...
    음악 평균 17년~20년씩이상씩 하신분들로 알고있습니다..
    그들의 음악을들어보면 무조건 재밌는밴드는 아니지 싶네요
    재밌는 밴드라는건 대중들의 편견인듯 싶네요...저또한 처음에 그들의 음악을 알지못할땐 그렇게생각했기에....
    1등하신 분들이 꼭 심사하리란 법도 없구요....하지마란법도없구요..
    암튼 그렇습니다
  • 2015/10/05 04:33 # 삭제

    이름있는 기획사에도 있었던 분이 끊임없이 자기음악세계를
    구축하는건 멋있는건가봐요?
    그게 합이 안맞고 미완일지라도..

    일반 뮤지션이 그렇게 하는건 당연한거지요?????

    조문근씨 저도 좋아하지만
    조금 1번부터 7번까지의 글과는 상당히 다른 모순이 숨어있네요
    8번만 없었어도
    그냥 비판으로 보였을텐데 .......
  • 파비르 2015/10/05 09:44 # 삭제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나름 공감도 형성이 됩니다
    윤일상씨나 신대철씨 그리고 장미여관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장미여관으로만 본다면 이제 결성된지 5년이지만 각자 한길 걸어온 시간은 15년에서 25년이상 이라는 관록의 뮤지션들이 더군요. 개인적으로 최선 아니 최고의 선택이었다 봅니다. 탑밴2가 일반 대중들은 아무도 모르는데 몇몇 안되는 매니아들의 부심 때문에 망하고 3456를 이어가기 위해서하면 저라도 당연히 선택했을겁니다. 밴드 음악이 이젠 대중들과 소통하는 무대가 되었음하네요........
  • 지나가다 2015/10/05 11:03 # 삭제

    1, 2.
    장미여관의 실질적 경력이야 말할 것도 없고, '방송'이라는 측면까지 봤을 때는 그만한 심사위원/코치도 없다고 봅니다. 그 본인들도 몇 번을 손사래 치다가 이걸 맡았다고 하는데, 어찌되었건 홍대 바닥에서 구른 짬밥은 좀 모자랄지언정 음악 실력 면에서 남 가르칠 자격이 부족하다고는 생각이 안 드네요.

    3.
    윤일상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에 릭루빈이니 밥락 같은 사람이 쎄고 쎈 것도 아니고... 록밴드가 아닌 팝밴드 프로듀싱에는 컨택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생각이네요.

    5.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나름 인지도 있는 익숙한 얼굴들일지 모르겠지만,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그냥 일면식도 없는 스쿨밴드와 다르지 않을 겁니다. 미미시스터즈, 조문근 정도나 안다면 알까.

    6.
    시즌2 때 토요일 밤 11시 (광고 끝나고 나면 11시 20분) 에 방송을 했다가 대폭망을 했었죠. 물론 이리저리 떠밀리다가 안착한 낮 시간대이기는 한데, 첫회 시청률 (2.7%) 이 시즌2 최고 시청률 (1.9%) 보다 높았음을 감안하면 전화위복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사는건몰까 2015/10/13 13:52 # 삭제

    진짜 제 생각에도 정말 장미여관은 아닌 것 같아요...
    돌아가신 해철이형이 정말 심사위원으론 적격이었을 것 같고..
    김태원형님, 김경호 형이 윤일상, 장미여관 조합보다 훨씬 나았을꺼라 생각합니다.
    이승환 옹도 좋을 것 같고.. 아무튼 심사위원에도 좀 아쉬운 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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