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보컬에서 스타 가수가 된 이들 원고의 나열

요즘 천단비가 화제다. 엠넷 "슈퍼스타K" 일곱 번째 시즌에 참가한 그녀는 빼어난 가창력으로 마틴 스미스, 중식이 밴드, 케빈오, 자밀킴 등과 함께 대회 Top 5에 들었다. 특히 매회 좋은 공연을 선보여 그녀는 종종 "슈퍼스타K" 최초 여성 우승자로 거론되기도 한다. 12년 동안 수많은 가수들의 백업 보컬을 담당하며 쌓은 내공이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천단비를 보면 다른 가수들의 백업 싱어로 활동했던 스타 가수들이 떠오른다. 19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명품 보컬리스트 Mariah Carey, Whitney Houston도 백업 싱어로 음악계에 입문했다. 올해 초 "무한도전"의 특별 기획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를 통해 변함없는 관능미를 뽐낸 엄정화, 힙합 소울의 여왕으로 불리는 Mary J. Blige도 백업 가수 출신이다. 출발은 보조에 불과했지만 이들은 곧 음악계의 주연으로 거듭났다. 훌륭한 재능과 부단한 노력으로 일인자가 된 백업 가수들을 소개한다.


천단비 | 이제는 주인공이 되려는 그녀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천단비는 열아홉 살 때부터 백업 싱어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녀가 "슈퍼스타K" 예심에 등장했을 때 심사위원들 모두가 친숙함을 표했을 정도니 화려한 경력이 충분히 짐작된다. 2005년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 OST에 참여하면서 자기 이름을 내걸긴 했으나 그녀의 자리는 여전히 다른 가수들의 뒤쪽일 때가 많았다. 자기 무대에 대한 갈증은 그녀를 결국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불러냈다. 아슬아슬하게 본선에 진출해 이제는 홍일점 생존자가 된 상황. 그녀가 몇 위까지 오를지, "슈퍼스타K"를 마치고 나서 어떤 성숙함을 보일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Mariah Carey | 친구 잘 만나 더 잘된 케이스
무려 열여덟 곡이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으며, 1990년 데뷔 이래 유수의 음악 시상식에서 200개가 넘는 트로피를 가져간 현존하는 최고의 디바 Mariah Carey도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그녀는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며 작곡가 Ben Margulies와 함께 데모 테이프를 제작했다. 하지만 음반사로부터 번번이 퇴짜를 맞을 뿐이었다.

그러던 중 당시 막 인지도를 얻던 여가수 Brenda K. Starr를 소개받게 된다. 친분을 쌓은 Mariah Carey는 Brenda K. Starr의 1988년 노래 'I Still Believe'에 백 보컬로 참여하며 업계에 공식적으로 발을 들였다. 노래는 빌보드 싱글 차트 13위를 기록해 Brenda K. Starr의 첫 히트곡이 되기도 했다. 1999년 Mariah Carey는 이 노래가 현재의 자신을 있게 했다면서 Brenda K. Starr에게 감사하는 의미로 리메이크 버전을 발표했다. Mariah Carey의 버전은 북미와 유럽 여러 나라의 차트 상위권에 들어 원곡보다 더 큰 성공을 거뒀다.

1988년 Brenda K. Starr가 음반사 관계자들이 모이는 파티에 Maraih Carey를 데려갔고, 이 자리에서 이후에 연인이 되는 제작자 Tommy Mottola를 만나게 됐으니 'I Still Believe'와 이 노래의 백업 싱잉 경력은 Mariah Carey 인생 최고의 동아줄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 같다.


Luther Vandross | 음악계를 누빈 보컬의 달인
부드러운 목소리로 음악팬들의 마음을 녹인 R&B 뮤지션 Luther Vandross는 백업 보컬의 달인이나 다름없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중창 그룹을 조직해 기량을 연마한 그는 1973년 배우 겸 가수 Delores Hall의 데뷔 앨범 [Hall-Mark]에 참여해 보컬리스트 경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David Bowie('Young Americans'), Bette Midler('Strangers In The Night'), Chaka Khan('Roll Me Through The Rushes'), Sister Sledge('We Are Family), Chic, Donna Summer, Barbra Streisand, Cher, Evelyn "Champagne" King 등 많은 가수의 앨범에 백업 보컬을 담당했다. 여가수의 작품에 주로 참여한 사실은 그의 부드러운 음성에 대한 방증일 것이다.

Luther Vandross는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 버거킹, KFC, 마운틴듀 등 여러 제품의 시엠송을 불렀다. 이 역시 그의 목소리가 듣기 편안하다는 것을 말해 주는 증거다. 게다가 Cheryl Lynn('If This World Were Mine'), Dionne Warwick('How Many Times Can We Say Goodbye'), Beyonce('The Closer I Get To You') 등 여가수들과 다수의 듀엣곡을 녹음했다. 일련의 디스코그래피도 그의 훌륭한 가창력과 화합력을 부연한다.


엄정화 |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네
9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은 댄싱 퀸 엄정화는 1989년부터 MBC 합창단원으로 가수 경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한 버라이어티쇼 프로그램을 통해 최진실과 인연을 맺으면서 최진실의 소속사에 들어갔고 1992년 영화 "결혼 이야기"에서 단역을 맡으며 배우로도 활동하게 된다. 이듬해에는 영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는 엄청난 행운을 잡았다. 또한 영화의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눈동자'를 불러 솔로 가수로서도 데뷔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처음에는 가수를 꿈꿨으나 충무로에 데뷔한 뒤로는 영화, 드라마 캐스팅이 이어졌다. 연기 활동에 집중한 탓에 두 번째 앨범은 1995년에 발표했다. 3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왔지만 2집에서 타이틀곡 '슬픈 기대'에 이어 발라드 '하늘만 허락한 사랑'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가수로서도 성공을 거두게 됐다.


Gwen Stefani | 이렇게 될 줄 나도 몰랐어
오빠 Eric Stefani가 사 놓은 음반을 들으면서 록에 심취한 Gwen Stefani는 1986년 오빠가 결성한 밴드 No Doubt에 백 보컬로 합류하게 된다. 하지만 이듬해 원래 리드 보컬이 자살함에 따라 공석을 Gwen Stefani가 대신했다. 단 1년 만에 보조 멤버에서 프론트우먼으로 격상하는 엄청난 변화를 경험한 것이다.

밴드는 90년대 들어 대형 레이블과 계약하긴 했지만 히트곡 없이 무명으로 지냈다. 묵묵히 활동하며 몇 년을 보내던 중 1996년 'Don't Speak'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어 그룹의 인지도는 급상승했다. 이후 잠시 주춤했으나 록을 벗어나 스타일을 다채롭게 꾸민 2001년 앨범 [Rock Steady]가 히트함으로써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의아하게도 No Doubt는 인기를 회복하게 한 [Rock Steady]를 끝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Gwen Stefani는 이후 [Love. Angel. Music. Baby.], [The Sweet Escape] 등 두 편의 솔로 앨범을 출시했다. 록에서 팝, 댄스음악으로 노선을 새롭게 한 그녀는 'Rich Girl', 'Hollaback Girl', 'Cool', 'Wind It Up', 'The Sweet Escape' 등 다수의 노래를 히트시키며 가수 활동 2막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나갔다. 백업 보컬에서 리드 보컬로, 로커에서 팝 스타로, 그녀도 이런 가파른 변화는 예상하지 못했을 듯하다.


Mary J. Blige | 백업 보컬의 기억을 특별하게 재현하다
2004년 'Family Affair'가 핸드폰과 용기라면 CF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국내에서 유명해진 "힙합 소울의 여왕" Mary J. Blige도 백업 가수로 활동을 시작했다. 1988년 그녀는 뉴욕의 한 쇼핑몰 녹음 부스에서 Anita Baker의 'Caught Up In The Rapture'를 녹음했다. 이를 업타운 레코드(Uptown Records)의 매니저가 듣게 되면서 그녀를 발탁했고, Mary J. Blige는 1990년 래퍼 Father MC의 'I'll Do 4 U'에 보컬로 참여하면서 음악계에 데뷔했다. 이후 댄스홀 뮤지션 Super Cat, 래퍼 Grand Puba 등과 작업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Mary J. Blige도 Mariah Carey처럼 후에 데뷔의 발판이 된 노래를 자신이 직접 취입했다. 'I'll Do 4 U'는 Cheryl Lynn의 디스코 명곡 'Got To Be Real'의 메인 루프를 샘플로 사용했다. 이것이 인연의 끈이 된 걸까, 'I'll Do 4 U'에서 Mary J. Blige가 부른 훅 파트는 원곡의 멜로디와 다르긴 했지만 그녀는 2004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샤크"의 사운드트랙에서 'Got To Be Real'을 리메이크했다.

이 노래에 오리지널과는 다른 멜로디의 버스(Verse)가 추가됐는데, 흥미롭게도 그 부분이 'I'll Do 4 U'의 코드와 유사했다. 또한 Father MC의 노래에서는 그녀가 손님이었지만 2004년 리메이크 버전에서는 본인이 노래의 주인이 됐다. 대신 Will Smith를 객원 래퍼로 초대했다. Mary J. Blige는 'Got To Be Real'로 특별한 음악 데칼코마니를 만들었다.


Richard Marx | 동료들이 사랑하고 한국인도 사랑한 가수
한국인이 사랑하는 팝송 컴필레이션에 어김없이 들어가는 두 노래 'Right Here Waiting', 'Now And Forever'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Richard Marx. 그는 1982년 Lionel Richie의 솔로 데뷔 앨범에 백업 보컬로 참여하며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Chicago, Kenny Rogers, Madonna의 앨범에 보컬(1985년에 나온 Whitney Houston의 데뷔 앨범에서는 키보디스트로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도움을 주면서 명성을 쌓은 Richard Marx는 1987년 데뷔하자마자 히트를 기록하며 유명인이 됐다. 스타 대열에 들었음에도 그는 Michael Bolton의 [Soul Provider], Billy Joel의 [Storm Front] 등에 백업 보컬로 참여했다.


Whitney Houston | 디바가 부르면 순위도 달라진다
수많은 음악팬의 가슴속에 영원히 자리할 90년대 최고의 디바 Whitney Houston도 첫 경력을 인기 가수의 뒤에서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 잘한다는 소리를 워낙 많이 들었던 터라 이는 시간문제였다. 만으로 열네 살, 혹은 열다섯 살이었을 1978년, 그녀는 Chaka Khan의 솔로 데뷔곡 'I'm Every Woman'에 백업 보컬로 참여했다. 이후 Lou Rawls, Jermaine Jackson 등의 백업 보컬 활동을 했다.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첫 수확물은 소중하고 특별할 수밖에 없다. Whitney Houston도 90년대 초반 본인이 주인공을 맡은 영화 "보디가드"의 사운드트랙에 'I'm Every Woman'을 담아 데뷔곡으로의 회귀를 선보였다. Chaka Khan의 원곡은 당시 빌보드 싱글 차트 21위를 기록했던 반면, Whitney Houston의 커버 버전은 4위까지 올랐다. 디바의 위엄은 그렇게 또 한 번 확인됐다.

멜론-뮤직스토리-다중음격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2968&startIndex=0


덧글

  • 솔다 2015/11/11 16:32 #

    능력을 갖추면 기회를 잡을 수가 있네요!
  • 한동윤 2015/11/12 10:54 #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경우도 많은 게... ㅠㅠ
  • anchor 2015/11/12 09:49 #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께서 소중하게 작성해주신 이 게시글이 11월 12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 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11월 12일 줌에 게재된 회원님의 게시글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동윤 2015/11/12 10:55 #

    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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