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시 그레이(Macy Gray), 네오소울의 특별한 목소리 원고의 나열

네오 소울 가수 메이시 그레이(Macy Gray)는 독특한 목소리로 음악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름처럼 회색빛이 연상되는 텁텁하고 까끌까끌한 음색은 그녀를 돋보이게 하는 최고의 무기였다. 듣기 불편할 정도로 마냥 거칠기만 한 것이 아니라 왠지 모를 따스함을 발산해 많은 이를 자신의 노래에 끌어당겼다. 고음이나 화려한 보컬 기교를 잘 구사하지 않음에도 독보적인 음색은 그녀를 단숨에 유명인으로 만들었다.

나탈리 매킨타이어(Natalie McIntyre)가 본명인 메이시 그레이는 1969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부터 여느 아이들과는 다른 특별한 목소리 때문에 놀림을 자주 당했던 탓에 성격은 내성적일 수밖에 없었다. 조용히 지내야 했던 그녀가 찾은 친구는 음악이었고 소울, 재즈 음악을 들으며 위안을 얻었다. 대학교 재학 시절 뮤지션 친구의 데모테이프에 우연히 노래를 녹음한 것이 계기가 돼 지역 카페에서 공연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음반사 직원에게 발탁돼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의 [Behind The Front](1998) 수록곡 "Love Won't Wait"에 객원 보컬로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가수 이력을 기재해 나갔다.


데뷔 앨범 [On How Life Is](1999)는 메이시 그레이에게 탄탄대로를 열었다. 리드 싱글 "Do Something"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두 번째 싱글 "I Try"가 빌보드 싱글 차트 5위를 기록하고 여러 나라의 차트 상위권에 들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메이시 그레이는 "I Try"로 2001년 열린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여성 팝 보컬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했다. 더불어 브릿 어워드와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도 트로피를 거머쥐며 무서운 기세로 약진했다.

두 번째 앨범 [The ID](2001)도 1집과 마찬가지로 실제 연주를 기반으로 한 포근한 사운드의 네오 소울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적은 데뷔 앨범과 현저한 차이를 나타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에서는 히트를 이어 갔으나 자국에서의 판매량과 싱글들의 차트 순위는 그리 좋지 못했다. 에리카 바두(Erykah Badu)와 함께 부른 "Sweet Baby"는 빌보드 어덜트 차트 40위 안에 겨우 들었고 디스코 넘버 "Sexual Revolution"은 댄스 차트에서만 4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세 번째 앨범 [The Trouble With Being Myself](2003)도 매체의 호의적인 평가와 달리 상업적인 실적은 [The ID]보다 낮아 하향세를 보였다. [트레이닝 데이(Training Day)](2001)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그녀는 이 시기 [라카와나 블루스(Lackawanna Blues)](2005), [크로우 4(The Crow: Wicked Prayer)](2005), [아이들와일드(Idlewild)](2006) 같은 영화에 출연하며 배우 활동에 집중했다.


2007년 4집 [Big]으로 음악계에 복귀했으나 이렇다 할 반응을 이끌어 내진 못했다. 다섯 번째 음반 [The Sellout](2010) 역시 히트곡 없이 빌보드 앨범 차트 38위에 오른 것이 전부였다. 2012년에는 유리스믹스(Eurythmics)의 "Here Comes The Rain Again", 라디오헤드(Radiohead)의 "Creep" 등 인기 팝송을 다시 부른 [Covered],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Talking Book](1972) 40주년을 기념하는 리메이크 음반 [Talking Book]을 출시하기도 했다.

메이시 그레이는 데뷔 앨범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그에 준하는 열띤 분위기를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구루(Guru), 팻보이 슬림(Fatboy Slim), 산타나(Santana)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과 협업하며 디스코그래피를 화려하게 가꾸는 중이다. 유명한 음악인들이 그녀와 작업하기를 원하는 것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음색 덕분이다. 어느 노래에서든 메이시 그레이의 목소리, 존재감은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