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팬이 알아야 할 영국 소울 여가수 원고의 나열

영국 소울 가수 아델(Adele)이 세 번째 앨범 [25]로 돌아왔다. 이번 음반은 미국에서 360만 장이 출하된다고 한다. 또한 발매 첫 주 미국 내 판매량 250만 장 이상을 내다봐 그동안 "가장 빨리 판매된 앨범" 1위였던 *NSYNC의 2000년 음반 [No Strings Attached]의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앨범의 리드 싱글 'Hello'는 이미 빌보드, 영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의 음악 차트를 석권했다. 다시금 Adele 천하가 시작된다.

내는 앨범마다 큰 성공을 거두니 매체의 조명은 그녀가 다 갖는다. Amy Winehouse와 Duffy가 Adele과 함께 새천년 브리티시 소울 인베이전을 담당했지만 Amy Winehouse는 급하게 세상을 떠나 버렸고 Duffy는 2010년 출시한 2집을 끝으로 가수 활동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Adele의 존재감이 더 커 보인다.

Adele이 독보적이긴 해도 영국을 소울 강국으로 만드는 여가수는 그녀 말고 더 있다. 팔로마 페이스(Paloma Faith), 앨리스 러셀(Alice Russell)은 블루 아이드 소울 인기의 한 축을 담당하며,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엘라 헨더슨(Ella Henderson)은 검증된 실력을 발판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디온 브롬필드(Dionne Bromfield)는 어린 나이임에도 뛰어난 가창력으로 소울 여제를 예약했다. 영국 소울 가수는 Adele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들도 있다.


Paloma Faith | 소울 리바이벌의 빛나는 주연
유년 시절 발레를 배우고 대학에서는 현대무용을 전공했지만 사회에서는 힙합 댄서로 활동한 Paloma Faith는 노래 재능도 충만했다. 그녀는 Etta James, Billie Holiday 같은 이들을 흉내 내면서 노래 실력을 연마했다. 이 능력을 살려 대학교 때 아르바이트로 카바레에서 노래를 불렀고 이를 본 에픽 레코드(Epic Records)의 매니저에게 발탁돼 음반 계약을 맺게 됐다. 시작부터 쉽게 대기업에 입사한 것이다.

2009년에 선보인 데뷔곡 'Stone Cold Sober'가 영국 싱글 차트 17위에 올라 그녀는 사뿐히 주류에 안착했다. 트래디셔널 팝과 예스러운 소울을 오가는 음악, 깐깐한 보컬이 매력적인 데뷔 앨범 [Do You Want The Truth Or Something Beautiful?]은 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음악 스타일이나 목소리의 유사성 때문에 Amy Winehouse, Duffy와 자주 비교되면서 지명도도 자연스레 올라갔다. 또한 같은 해 Basement Jaxx, MF Doom 등과 협업함으로써 업계에 재능을 선전했다. 2011년에 열린 "브릿 어워드"에서 "영국 여성 솔로 아티스트" 부문에 후보로 오를 만큼 Paloma Faith의 데뷔는 강렬했다.

2012년에 낸 2집 [Fall To Grace]도 'Picking Up The Pieces', INXS의 원곡을 커버한 'Never Tear Us Apart' 등의 히트곡을 배출하며 성공을 이어 갔다. 2013년에는 2년 전 "브릿 어워드"에서 가져가지 못했던 트로피를 획득하며 깔끔하게 설욕했다.

지난해 출시한 세 번째 앨범 [A Perfect Contradiction]에서는 전작들과 달리 디스코, 업템포의 팝을 수록해 변화를 나타냈다. 트렌드가 된 디스코 유행에 동참하겠다는 뜻. Pharrell Williams가 프로듀스한 'Can't Rely On You'는 'Blurred Lines'의 여성 버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두 곡이 무척이나 닮았다. 한 배에서 나왔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구성을 반복한 편곡 때문에 Paloma Faith만 난처해지기도 했다. 약간의 잡음에도 불구하고 앨범이 성공을 거듭함에 따라 그녀는 주류의 소울 가수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올해 Paloma Faith는 뮤지컬 "네버랜드를 찾아서"의 'Circus Of Your Mind', 로맨틱 코미디 영화 "미쓰 유 올레디"의 'The Crazy Ones'로 뮤지컬 애호가, 영화팬들과 만났다. 최근에는 Janis Joplin 같은 사이키델릭 뮤지션을 듣는다고 하니 이 청취 경험이 다음 앨범에 어떤 영향을 줄지 기대된다.


Ella Henderson | 소울풀한 보컬 새내기
2012년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팩터" 출전을 계기로 Simon Cowell의 레이블과 계약한 Ella Henderson은 남다른 비브라토로 가녀림을 능숙하게 표현하면서도 고음을 힘 있게 터뜨리는 출중한 보컬리스트다. 작년에 출시한 데뷔 앨범 [Chapter One]은 팝 성향이 강하긴 해도 잠잠하게 소울의 향취를 발산하는 'Yours', 둔중한 비트가 흡인력을 내는 중간 템포의 소울 'Mirror Man', 1960년대의 R&B와 팝 감성을 혼합한 'Hard Work' 등으로 자신을 키운 양분이 흑인음악임을 주장한다.

소울 트랙은 아니지만 'Ghost'로 영국 싱글 차트 정상에 올라 성장 가능성을 타진한 그녀는 드럼 앤드 베이스 그룹 Sigma의 'Glitterball', 노르웨이 디제이 Kygo의 'Here For You'에 객원 보컬로 참여하며 이름을 널리 알리는 중이다. 올해 5월에는 영국 대표 아이돌 그룹 Take That의 투어 공연에 오프닝을 담당하기도 했다. 이는 Ella Henderson이 스타성과 가창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Alice Russell | 영국 소울 붐을 주도한 왕언니
Alice Russell은 새천년 이후 격하게 일어난 영국의 소울 리바이벌 트렌드의 맏언니나 다름없다. 1975년생, 나이로도 그렇고 2000년대 초반부터 Bah Samba, Quantic, TM Juke 등의 작품에 참여하며 보컬리스트로서 입지를 다져 왔다. 솔로 데뷔는 Amy Winehouse보다 늦었으나 음악 마니아들에게 그녀는 이미 주목받는 존재였다. 기본적으로 거칠지만 노래에 따라 부드러워지기도 하는 매력적인 음색, 시원한 가창력은 업계에 정평이 나 있었다.

멋진 작품으로 알아주는 영국 인디 레이블 트루 소츠(Tru Thoughts) 소속 가수답게 Alice Russell의 데뷔 앨범 [Under The Munka Moon]은 정말 근사했다. 소울을 근간으로 하면서도 브라질리언 음악('Sweet Is The Air'), 브로큰 비트('Search The Heavens'), 다운템포('Take Your Time, Change Your Mind'), 재즈('Somebody's Gonna Love You') 등 다양한 스타일을 갖춰 말쑥함을 뽐냈다. 2005년 발표한 2집 [My Favourite Letters] 또한 일렉트로닉 성분을 추가한 힙합 소울('A Fly In The Hand'), 스윙('Humankind'), 재즈 펑크('Munkaroo') 등 여러 장르를 아울러 듣는 재미를 보장했다.

자신의 레이블 리틀 파핏(Little Poppet)에서 2008년 발표한 3집 [Pot Of Gold]는 전작들과는 약간 달랐다. 이전의 소울은 채도가 낮았던 반면에 여기에서는 리듬을 실어 흥겹게 표현했다. 더불어 다채로움을 냈던 과거의 기질은 다소 누그러들었고 이번에는 소울, 펑크(Funk), 재즈에 몰두했다. Gnarls Barkley의 히트곡 'Crazy'를 리메이크한 것도 소울에 집중함을 일러 주는 부분이다.

Alice Russell은 자신의 음반을 내기 전 이름을 알릴 자리를 제공해 준 영국 프로듀서 Quantic과 2012년 듀오 음반을 출시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트루 소츠로 돌아가 4집 [To Dust]를 발표했다. 영국 소울의 거장 Dusty Springfield에게 헌정하는 듯한 제목에서 풍기듯 수록곡들은 대체로 질박한 사운드를 표했다. 다수가 이름을 알지 못할지라도 Alice Russell은 자신의 노선을 지키며 묵직한 발걸음을 꾸준히 내딛고 있다.


Dionne Bromfield | Amy Winehouse가 발굴한 소울 공주
1996년생, 아직 스물도 안 된 어린 나이지만 Dionne Bromfield는 무척 원숙한 목소리를 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 어린 친구가 대중 앞에 섰을 때가 2009년, 열세 살이었을 때니 첫인상은 더욱 어마어마했다. Amy Winehouse의 기타 반주에 맞춰 'If I Ain't Got You'를 부르는 동영상은 Amy Winehouse가 어째서 Dionne Bromfield를 발탁하고 후원하는지 충분히 잘 설명해 줬다.

나이와 쉽게 매치되지 않는 어른스러움은 음악에서도 발견된다. 10대라면 으레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팝을 자기 어법으로 택하겠지만 Dionne Bromfield는 1960, 70년대로 시간을 돌린 듯한 예스러운 형식을 취했다. 이로 말미암아 그녀는 다른 또래 가수들에 비해 또 한 번 돋보였다.

리메이크 위주로 구성했던 2009년의 데뷔 앨범과 달리 2011년에 낸 2집 [Good For The Soul]에서는 작곡에도 참여하며 뛰어난 재능을 자랑했다. 두어 번만 들으면 따라 부를 수 있을 쉬운 멜로디, 관악기와 현악기가 화합해 내는 경쾌하고도 서정미 진한 반주, 노래를 살며시 받쳐 주는 스캣 코러스 등으로 앨범은 그 옛날 R&B와 소울의 맛과 멋을 제대로 만끽하도록 해 준다.

안타깝게도 대모 Amy Winehouse가 사망하는 바람에 과거의 문법을 해석하는 여정을 이제는 그녀 혼자 해 나가게 됐다. 한 인터뷰에서 Dionne은 Amy의 유산을 이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워낙 실력이 뛰어나고 유명했으며, 비운의 죽음을 맞은 인물이 멘토였기에 그녀의 어깨가 많이 무거울 듯하다. 하지만 훌륭한 가창력을 보유했으며 음악적 지향이 뚜렷하니 Amy Winehouse의 명성을 잘 이을 것으로 예상한다. 소울 공주가 언젠가 소울의 여왕이 되는 날을 기대한다.

멜론-뮤직스토리-다중음격


덧글

  • ㅇㅇ 2015/12/03 18:42 # 삭제

    영국 소울 가수들 중에 에밀리 산데가 없네요. 영국에서도 대박 밀어주는 가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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